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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미완성) '돈 키호테' 패러디인데 이런식이면 괜찮을거 같냐?

ㅁㅁㅁ(121.182) 2017.08.22 11:39:19
조회 52 추천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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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 경상도의, 내가 그 이름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어느 동네에 스무 살 먹은 한 부자 청년이 살고 있었다. 그는 부모가 물려준 낡아빠진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 한 대와, 대량의 부동산들, 나름대로 동네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3층짜리 자택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집에는 두 살 차이나는 여동생과 다섯 살 위의 가정부가 함께 있었다. 우리의 청년은 비록 깡마른 몸에 신체검사도 5급으로 받았지만, 성실하기 이를 데 없었고 학창 시절에 성적도 우수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그의 이름은 기태 혹은 구성이였다. 이에 대해서는 그를 다루는 전기작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비교적 정확하게 추론해보면 기성이 맞을 듯싶다. 어떻게 부르든 그리 중요하진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가 진실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는 한가할 때면(사실 1년 내내 한가했지만) 덕질에 흠뻑 빠져 지냈고, 그러느라 재산 관리도 모두 여동생에게 맡겼고, 대학도 자퇴했다. 덕질에 대한 집착은 어느덧 광기에 이르렀고 라노벨과 BD, 만화책들을 사들이기 위해 엄청난 돈을 써먹었다. 덕분에 집안 구석구석이 굿즈들로 넘쳐나게 되었다. 그 많고 많은 것들 중에 우리의 청년이 유난히 좋아하는 것은 나스 키노코의 작품이었다. -- 나름의 신념은 있어서 게임은 전연령판만 했다-- 문장의 명쾌함으로 보나 논리로 보나 보석 중의 보석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밥 먹기"라는 서술마저 "그의 의지가 허락하는 때에 이를 때까지 숟가락질을 증폭시킬 수 있는 근원의 기술"로 꾸며대는 기교는 아무도 따를 자가 없었다. 이런 문장들을 읽으며 그는 덕질에 깊이 빠져들었던 것이다.
이렇다 보니 가엾은 청년은 점차 이성을 잃기 시작했고, 표트르 도스토예프스키가 오직 그 일만을 위해 부활한다 해도 이해하지 못했을 문장들을 이해하고 거기에서 의미를 끌어내기 위해 밤을 세우곤 했던 것이다. 그는 에미야 시로가 받은 수많은 상처 떄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왜냐하면 세상의 논리가 아무리 비정하다 하더라도 그의 앞날은 너무 가혹했기 떄문이다. 그러면서도 끝내 그가 구원받을 것이라고 엠딩을 낸 작가를 경배하는 한편, 때로는 자신이 키보드를 두드리며 작가의 약속을 하루라도 빨리 지켜주고 싶은 욕망이 들었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더 중요한 생각들이 방해하지만 않았다면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5차 아처와 5차 랜서 중 누가 더 강한지를 놓고 국문학과를 다니는 그의 친구와 논쟁을 벌이곤 했다. 또다른 친구가 5차 랜서는 마스터 역량 떄문에 4차 랜서보다도 떨어지지만, 4차 랜서는 세이버에게 한 손으로도 지는 놈이라며 어그로를 끌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덕질을 하는 데 몰두한 나머지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지고 말았다. 밤이면 정신이 더욱 또렷해지는 반면 낮이면 몽롱한 상태에 빠져들곤 했다. 이렇게 잠을 거의 자지 않고 덕질만 하다 보니 뇌가 말라버렸고 결국 분별력을 잃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의 머릿속은 자신이 감상한 작품에서 얻은 환상으로 가득했고, 마음은 비극적 감정과 전투, 히로인, 상처, 달콤함 속삭임, 연애와 폭포 같은 감정의 분출 등 가당치 않은 것들에 매혹되었다. 자기가 읽은 꿈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일을 형상화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어떤 이야기보다도 순도 높은 사실이라고 믿었다. 그는 충무공 이순신에 대해 괜찮은 위인이기는 하지만 고국을 위한 마음으로 영령의 좌에 영혼마저 속박 당한 아르토리아 팬드래건에 비할 바는 못 된다고 말하곤 했다. 그보다는 에미야 키리츠구를 더 높이 평가했다. 그가 정의에 대한 신념으로 불탔던 순수한 영혼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러다가도 어떤 때는 마토 신지를 극찬했다. 그가 루트에 따라서는 조켄을 날려버렸을 정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에미야 시로를 가장 좋아했는데, 그가 만약 눈 앞에 나타난다면 전재산이라도 내어줄 기세였다.
아무튼 판단력을 완전히 상실한 그는 세상에 어떤 미치광이도 겪지 못한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혔고,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고 히로인을 얻기 위해 모험가가 되어 무기를 들고 차에 타서 그동안 읽고 시청한 것을 모두 실천하며 세상 곳곳을 모험하리라 마음먹었다. 때로는 위험에 처할 떄도 있겠지만 세상의 모든 불의를 처단하고 이 시대에는 사라진 정의와 순수함을 회복하려 했다. 이 가련한 남자는 상상만으로도 벌써 4자리수 하렘의 마스터가 되었고, 황홀한 생각에 빠져 자신이 원하는 바를 한시바삐 실천하고 싶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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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워낙 넘사벽이라, 단어 몇개 바꿔주니까 패러디가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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