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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버전] 프갤이 망했다 - 4모바일에서 작성

쿨-피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5.26 18:21:56
조회 223 추천 9 댓글 4


통합링크 : https://job.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1537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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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삐걱삐걱..\'

시끄러운 나무계단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세웠다.

내가 얼마나 잠들어있던거지..?

시계를보니 9시가 다되어있었다.

거의 6시간은 잠들어있었던것 같다.

점심도 먹지 못했고 저녁시간도 지나서 배가 고파왔다.

일어나서 냉장고를향해 걸어갔다.

냉장고는 깨끗했다.

먹을것은 물론 마실것조차 없었다.

테이블의 먹다남은 케이크가 있었지만 그 느끼한맛을 생각하니 저절로 입안이 텁텁해졌다.

아무것도 먹지 않을수는 없기에 케이크를 조금 뜯어서 입에 넣었다.

느끼한맛이 입안가득 퍼졌다.

탁자에있던 썬키스트를 쭉쭉 빨고 내려놓았다.

이제 남은 문학을 써야했다.

내일 모레면 문학의밤인데 아직 시작부분만 쓰여진 상태였다.

난 그날부터 이틀간 집에 틀어박혀서 문학만 쓰기 시작했다.

밖에 나가보지도 않고 뉴스도 보지 않고 꼬박 문학만 썼다.

배가고프면 저번처럼 케이크를 뜯어먹었다.

그렇게 이틀이란 시간이 지나가고 마침내 문학의밤 당일.

나는 책상위에 엎어져서 잠들어있었다.

그놈의 잠이 문제였다.

밤새서 문학을 쓰다보니 피곤을 이기지못하고 잠들어버렸던 것이다.

깨어났을때는 이미 1시가 넘어있었다.

문학의밤은 8시부터 10시까지.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직 절반밖에 완성하지 못했는데 남은시간은 많아도 9시간뿐이었다.

난 바로 펜을 잡고 이어쓰기 시작했다.

초조했다.

그래서인지 진전이 없었다.

다음내용을 생각하려하면 할수록 생각이 나지 않았고 서둘러서 쓰려고할수록 손은 멈춰있었다.

마음이 급했기 때문이다.

발을 동동 구르며 무엇이든지 써보려 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머릿속은 백지가되어가는것 같았다.

상쾌한 공기가 필요했다.

창문을 활짝열고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였다.

신문을 읽을까 생각했지만 집중이 안될것같아 읽지 말기로했다.

한 10분동안 휴식을 취하자 뒷내용이 써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또 8시간이 지나고

시간은 9시가 넘어있었지만 문학도 거의 마무리단계였다.

그리고 잠시후 결국 문학을 완성했다.

난 원고를 집은뒤 외투를 걸치고 바로 통신소를 향해 뛰어갔다.

아슬아슬하지만 시간안에는 도착할수 있을것 같았다.

9시 50분.

마감 10분전에 통신소의 도착했다.

항상 보이는 직원녀석이 특유의 짜증나는 말투로 맞아주었다.

"아니, 어딜갔다오셨길래 이렇게 도망치듯 뛰어오실까..?"

"시끄러워. 자, 여기 문학의 밤에 올릴 원고야."

난 뛰어오느라 땀에젖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면서 원고를 내밀었다.

"문학의밤이요..? 끝났는데요?"

땀을닦던 손이 멈추었다.

순간 온갖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끝났다고..? 저번 유동들의 문학의밤 폐지 시위때문인가..? 통신소 관리인들은 무슨생각이지..? 이걸 없애면 나같이 문학의밤으로 먹고사는 갤러들은 어떻게 될지 잘 알텐데..? 이번 수입으로 밀린집세도 내야하고 빚도 갚아야하고 생활비도..\'

이 수많은 생각들이 단 1초도 안되어서 지나쳤다.

하지만 난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되물었다.

"끝났다고..? 난 그런소식 못들었는데..? 저번 유동들의 시위가 효과가 있었던거야..?"

직원은 어깨를 올리며 말했다.

"뭐 그런거죠. 결국 완전히 폐지되지는 않고 시간만 줄이는걸로 합의를 봤지만. 이제부터 문학의밤은 1시간 30분동안만 진행해요."

그렇군.

시간이 짧아진거군.

젠장!

아까 잠깐 쉬었을때 신문을 봤었더라면 알아차렸을텐데!

하지만 이제와서 후회해봤자 소용없었다.

일단 상황을 정리하기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가장 큰 문제는 집세였다.

다음주까지 내야하는데..

더 미룰순 없을까..?

무리였다.

이미 이것도 3번이나 미뤄왔던 것이다.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당장 먹을것도 없는데 주머니는 텅텅 비어있었다.

젠장 젠장!

해답이 나오질 않았다.

애초에 2번루트는 생각하지도 않고 오직 문학의밤에 올인했던것이다.

거의 생각이 없는사람처럼 길을따라 터벅터벅 걷고있었는데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시간에 나를 부를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처음엔 무시하고 걸어갔지만 점점 부르는소리가 커지자 뒤를 돌아보았다.

한 남자가 카페테라스에 앉아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그저께 통신소에서 만났던 빵모자를 쓰고있던 문학러였다.

"어이~!! 왜 날 무시하나~?? 이리좀 와보게!!"

나는 미심쩍은 얼굴로 다가가서 물었다.

"무슨일이죠..?"

"그렇게 날 수상하다는듯이 쳐다보지 말게. 그냥 지나가는 자네모습이 보였는데 표정이 안좋길래 불러본것 뿐이야. 이리와서 좀 앉게. 무슨일인데 그렇게 인상쓰고 다니나..?"

난 그자리에 서서 그 문학러를 빤히 쳐다보다가 결국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그동안 있었던일들을 얘기해주었다.

하소연할곳이 없었던 탓인지 시원하게 모든걸 털어놓을수있어서 기분은 약간 상쾌해졌다.

"...그래서 차라리 아까 신문을 봤었더라면 조금 더 서둘러서 썼을텐데 말이죠.."

"음.. 그렇군.."

빵모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하지만 전 지금 집세도 밀려있는 상태고.. 빚도 많이 쌓여있고.."

"이거이거 완전히 문학의밤에만 모든것을 걸어놨었군"

빵모자는 한동안 무언가를 생각하는듯 하더니 작게 혼잣말했다.

"이녀석이라면.."

그리고는 알수없는 미소를 지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흥미로운 일이 하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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