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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대회 광탈작] 어린 인형의 편지모바일에서 작성

Elsa&Ann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7.31 22:35:47
조회 708 추천 22 댓글 12

원래 아주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나가려고 했지만, 이 글 기준으로 중간 넘어가면서 부턴 마감 직전에 급하게 쓴거라 천하의 똥퀄작이 되버림. 그래도 짧디 짧은 맛으로 한 번 읽고 가세요. 인형이란 소재가 이렇게 망해서 너무 아쉽다 씁.



--



친애하는 알렉시스에게.

어느덧 내가 성에 들어와 살게 된지도 보름이 되었네. 집을 떠나기 전에 1주에 한 번은 꼭 편지를 부치겠다고 약속했는데, 처음부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구나. 대신 앞으로 더 자주 편지를 쓰도록 할 테니 이 무심한 누나를 용서해주렴. 보름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단다. 처음에는 적응도 안 되고 힘들었지만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많이 편해질 수 있었어.

알렉시스야. 아직도 집을 떠날 때 슬퍼하던 네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가 않는구나. 처음 성으로 간다는 말을 들었을 땐 그렇게도 매달리더니, 정작 문을 나설 때에는 차마 보지 못해 집 안에 콕 틀어박혀 있던 너를 내가 어찌 잊을 수 있겠니. 우리가 서로 많이 의지하고 있음을 안단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마렴. 네가 금방 이겨낼 수 있을 걸 믿는다. 너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니 소중히 읽어다오.

아마 성에서 살게 된지 나흘째의 일이었을 거야. 하루는 왕성 복도를 청소하는데 장식장 안에 인형들이 보이더구나. 집에서 가지고 놀던 것과는 다르게 예쁘게 염색된 천으로 꿰맨 귀여운 봉제인형이었단다. 하나는 파란 드레스, 하나는 초록색 드레스를 입은 귀여운 쌍둥이 자매 인형이었지. 나는 그 인형을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어. 동화에 나오는 왕자님, 공주님들이 사는 성에는 멋지고 비싼 장식품들만 전시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막상 봉제인형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니. 여왕님과 공주님이 어릴 때 가지고 노시던 인형인가? 아님 혹시 이 인형이 왕가의 보물이라도 되는 걸까? 많은 질문들이 떠올랐지만 쉽게 답을 할 수 없었어.

나중에 공주님께 여쭤보니(놀라지 말아. 공주님은 생각보다 더 친절하고 순수한 분이시란다.) 그 인형들은 여왕님께서 가져다놓으신 거라 하시더구나. 호콘 삼촌이 잠깐 우리 집에 들르실 때 이야기해주신 것 기억나니? 여왕님 대관식 날에 있었던 일말이야. 사실은 어린 시절부터 많이 힘들어 하셨나봐. 여왕님의 마법 때문에 서로 만날 수조차 없었고, 두 분을 본떠 만들어 같이 가지고 놀던 인형은 공주님 혼자서 가지고 놀 수밖에 없었다고 해. 무려 13년 동안이나 말이야.

우리도 어릴 때 티격태격했지만 또 서로 좋아했기 때문에 금방 화해할 수 있었지. 우리가 같이 가지고 놀던 인형 생각해보렴. 쓰고 남은 천으로 얼기설기 만들었던 헝겊인형이었지만 집 안에 하나밖에 없어서 자주 싸우곤 했잖아. 네가 8살 때였던가? 아, 내가 10살이었으니 넌 그때 7살이었겠구나. 한 번은 인형 때문에 싸우고는 며칠 동안 서로 한 마디도 안 했던 적도 있었잖니.

알렉시스야. 누나가 하고 싶은 말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이렇게 잠시 떨어져 있는 것쯤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거야. 여왕님과 공주님이 그러신 것처럼 견디어 내길 바라. 13년에 비하면 1년쯤은 아무것도 아니잖니. 가끔씩 그리워 질 때면 그 인형을 꺼내서 보렴.(아직도 다락방에 있을 거야.) 시간이 많이 없어서 여기까지만 쓸게. 부족한 문장으로 쓴 편지를 다 읽어줘서 정말 고맙구나.

사랑하는 누나가.

p.s. 갖고 싶은 것들을 적어서 아렌델 성으로 보내주지 않을래? 수도엔 신기한 것들이 많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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