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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악마의 집회 - 24화 - 폭풍전야

한-스-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8.11 00:01:43
조회 582 추천 22 댓글 9

악마의 집회 - 마스터링크

 

전작 - 쏭픽 마스터링크

 

 

“…… 올 것이 왔군요.”

아렌델 회의실 안, 분위기는 극도의 긴장감에 사로잡혀있다. 엘사와 안나 뿐이 아니라, 크리스토프나 라푼젤, 타국 왕족들, 심바의 사자인간 일족 모두가 우르술라의 수정구를 보았다 하데스의 봉인을 정말로 산산조각 낸 지라를, 사흘 후 아렌델을 불태우겠다고 선언한 하데스를. 살육의 광기에 사로잡힌 마왕들의 참모습을.

“…… 사흘이라면, 아직 시간은 있습니다,” 먼저 내빈들에게 고개를 돌린 엘사가 말한다. “늦지 않았으니, 이제라도 귀국하실 분들은 서둘러 떠나세요. 이 이상 이곳에 있다는 건 당신들을 저희의 싸움에 휘말리게 하는 일입니다.”

정론이라고 생각한다…… , 정작 그들의 눈빛을 볼 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자신 뿐인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엘사?” 별 희한한 말 다 듣는다는 듯이 라푼젤이 말한다. “위험하다고 돌아갈 거 같았으면 우린 하이에나인간 습격 때 진작에 돌아갔어. 그 때나 지금이나, 목숨이 위험한 건 변함없다고?”

, 사활을 건 싸움엔 익숙합니다; 맡겨주세요,” 짐짓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하는 필립. 그러고보니, 그는 인간의 몸으로 말레피센트와 싸워본 적도 있다고 했지.

그리고 건방지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아마 엘사도 우리들 힘이 필요할 걸요?” 웃으며 이번엔 에리얼이 한마디 거든다. “이미 봐서 알겠지만, 저희도 나름 겪을 거 다 겪은 사람들이니까요. 그 때 저랑 엘사의 콤비네이션, 처음이지만 굉장했잖아요?”

맞아, 그랬어!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에리얼?” 그 때까지 조용히 있던 안나가 문득 물어본다. 하긴, 당시 상황이 워낙 급박해 다들 잊고 있었지, 그 때의 물대포 쇼를.

, 그게 그러니까…… 사실, 난 원래 인간이 아냐,” 문득 먼 눈이 되며 말하는 에리얼. “이미 포기한 삶이긴 하지만……. 난 용왕 트리톤의 딸. 그러니까, 인어야.”

인어…… 그럼, 어떻게 인간의 모습으로?” 잠시 충격의 침묵이 지난 뒤, 엘사가 조심스레 물어온다. 그녀와 에릭의 표정을 보건대, 짐작할 만하지만.

“…… 온 세상을 등져서라도 얻고 싶은 사랑은 있으니까,” 라고만 대답하며 남편을 바라보는 에리얼. “그리고 부끄럽지만……. 날 인간으로 만들어준 건 우르술라야. 덕분에 목소리를, 나중엔 영혼까지 뺏겨버릴 뻔했지만.”

, 그래서 전에 그렇게 치를 떨었나. 다시 생각하지만, 기가 막힌 악연이다. 죽은 뒤에도 이렇게 나타나 서로를 괴롭히다니.

그렇다 해도……” 머뭇거리며 다시 말을 꺼내는 엘사. “당신들은 이 나라의, 저와 안나의 손님입니다. 손님을 이런 위험에 빠트리게 한다면 주인 실격이에요.”

신세지는 입장에서, 주인의 곤경을 모른 체 하는 건 손님 실격이죠,” 바로 맞받아치는 유진. “게다가 저희 경우엔 친구 실격도 따라붙겠군요. 걱정 마세요, 저희 모두 제 앞가림은 할 줄 압니다.”

, 하필 이럴 때 어떤 친구는 또 세계여행 중이라 말이지,” 모를 말을 투덜대는 알라딘. “, 그래도 저희도 싸웁니다. 나와 자스민은 그냥 인간이지만, 그래도 이런 황당한 상황은 처음도 아니니까요.”

이것 참, 우리만 빠질 수도 없게 되었군,” 짐짓 쓴소리를 하며 벨과 함께 웃는 아담. “당신은 좋은 사람이요, 엘사 여왕. 그러니 다음 사흘 동안만은 조금 마음을 독하게 먹어주시오. 목숨 몇 개 걸 정도의 각오가 아니면 그런 위협은 이겨내기 힘들 테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각오를 세웠는데, 당신만 두려움에 잡혀 있어선 안되겠죠?” 상냥하게 웃으며 엘사를 바라보는 날라. “자신감을 가지세요, 엘사. 이들은 모두 당신을 존경하고, 당신의 적을 미워합니다. 그것만으로도, 당신이 긍지를 가질 이유는 충분해요.”

“……” 말없이, 하지만 그 어떤 때보다 감정이 요동치며, 자기 주변에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는 엘사. 다들 솔직히 아직은 낯선 이들인데, 그럴 의무도 의리도 없는데, 모두 자신을 위해, 친구를 위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고 한다.

…… 긍지 이전에, 눈물이 앞선다.

고마워요, 모두들……”

울음 섞인 감사와 함께, 카운트다운이 3에서 2로 줄었다.

 

***

 

상황을 막론하고 시간은 흐른다. 이전에 그토록 극적으로 2로 줄었던 초읽기는, 그 이후 별다른 일 없이 1, 끝끝내 0으로 줄고 말았다.

바로 그 순간 새벽, 이제서야 밝아오는 하늘을 근위병 베컴의 외침이 찢는다.

경보, 경보! 악마들이…… 악마들이 지하계에서 사라졌습니다! 전송 위치는 왕국 서쪽, 해협 건너편입니다!”

 

***

 

해협 건너편? 바다를 건너올 생각인가보네,” 씨근거리며 푸르게 빛나는 글레이브를 등에 매는 안나. 트레이닝 밖에선 처음 걸쳐보는 갑주는, 가장 가벼운 무장이지만 동시에 상황의 급박함을 말해준다. “얼마든지 오라고 해. 이젠 나도 눈뜨고 당해주진 않아!”

완전 기합이 올랐네,” 쓴웃음을 지으면서도 역시 곡괭이와 기타 장비들을 챙기는 크리스토프. “그런데…… 엘사는? 다들 준비중이던데, 혼자 안보이네.”

언니야 딱히 챙길 게 없으니까,” 어깨를 으쓱하면서도 의아해하는 안나. “그러고보니, 아까 잠깐 마을에 갔다온다고 했었지.”

이런 때에?” 눈썹을 치켜올리며 묻는 크리스토프. “언제 바다 건너 여기까지 날아올지 모르는데, 방호벽이라도 점검하실 상황인가 잠깐, 안나. 지금 어디선가 찬바람 불지 않았어?”

……? 정말이잖아,”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며 대답하는 안나. “이상하다, 아직 여름인데 가 아니고, 이 느낌은……?!”

공주님!” 외치며 문을 벌컥 열고 뛰쳐들어온 건 근위대장 스벤을 앞세운, 사실상 아렌델의 전 병력이었다.

무슨 일이에요?” 물으면서도 희한한 데자뷰를 느끼는 안나. 도대체 왜 이 아저씨는 맨날 최악의 소식만 들고 오는 걸까?

왕국 전체가…… 거대한 얼음 돔에 둘러싸였습니다! 저희 전부 안에 갇혔어요!”

 

***

 

“…… 안나, 모두들, 매번 미안해요,” 완전히 얼음 반구 안에 감싸진 아렌델을 뒤로 하고, 텅 빈 항구에서 바다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엘사. “하지만, 역시 난 내 싸움인걸. 그 누구도 날 위해 죽어선 안돼.”

, 와라, 마왕들이여. 그 쪽은 여섯, 이쪽은 하나지만, 질 생각은 없다.

“…… 나는 아렌델의 여왕, 눈의 여왕 엘사니까.”

, 당신들이 사탄이라고 떠받들던 자의 힘, 가감 없이 보여드리죠.

 

**************************************************************************************************************************

 

이쯤되면 여왕님도 참 속터지는 성격이시다...... 그렇게 혼자 300 찍을 준비를 하시는 여왕님.......

 

다음 장부터 이제 포풍액션이 나올 건데...... 잘할 수 있을까, 나? ㅋㅋ......

 

참고로 악마의 집회는 35장 완결 예정입니다. 이거 끝난 다음엔 미처 올리지 못한 쏭픽들이나 번외편으로 올려볼 생각이야.

 

그리고 내일은 볼일이 있어서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음. 그래서 원래 휴재일인 오늘 올리지만...... 뭐, 이제 와서 그런 게 의미가 있나. 담편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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