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산 중턱에 봉우리 하나.

고고히 솟아있는 얼음 성.

유리잔처럼 투명한 얼음이 반짝이는

그곳에 한 여인이 있다.

창밖에는 여전히 칼날 같은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사박사박 쌓여만 가는 눈은 그칠 줄을 모른다. 무심코 창에 손을 대보지만 차가운 냉기만이 손끝에서 전해졌다. 하지만 그녀는 별로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추위를 느끼지 못했다. 그렇지 않다면 저 눈보라를 뚫고 이 산 한가운데에 얼음 성을 지어 살아가지 못했으리라. 여인은 모든 냉기에 적응을 하였지만 그러지 못한 곳이 있었나 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 시간이 사무치도록 길었는지, 백일몽처럼 속절없이 지나갔는지 여인은 잘 몰랐다. 그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흘러오다보니 지금에 이르렀다.

문득 떠올랐다. 짧지만 행복했던 유년시절, 타국에서 떠나보낸 부모님, 별로 떠올리고 싶지 않은 대관식.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받아들인 지금이 싫지는 않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지난 기억들을 돌이켜 보면 가슴 한 구석이 쓰라려 왔다. 분명 잘 다스렸을텐데. 아직 아물지 못한 마음이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슬픔이란 그런 것이다.

품고 있으면 자그마한 불길에도 피어오르는 연기 같은 것.

약한 바람에도 굴러 내려와 스스로 덩치를 부풀리는 눈덩이 같은 것.

뺨을 타고 한줄기 눈물이 내려왔다. 모든 걸 얼려버릴 수 있는 그녀였지만 자신의 눈물만큼은 얼리지 못했다. 턱에 고였던 눈물은 바닥으로 떨어질 무렵 비로소 결정이 되어 비산하였다.

‘아직도 버리지 못하였구나.’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그 끄나풀을 억지로 잡아 움켜쥔 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얽매여 있을 수만은 없다.

돌연 여인의 얼굴이 달라졌다.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신기한 힘이 창을 덮었다. 어느덧 창은 여인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뒤돌아서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 모두 잊으리라. 이뤄질 수 없는 다짐을 한 채 여인은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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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네 프갤라미들아 여전히 떠들썩하구나

언제나처럼 눈팅만 하다가 그냥 가려다가 발도장이라도 남기고 가본다.

그냥 글만 쓰기에는 뭐해서 예전에 썻던 글 하나 다시 올려봤다. 이제보니 단편이라기보다는 짧은 글귀네.

미안하다. 재업하는거 싫어하는 것 아는데 이 글 이상 표현이 되질 않네 하하하

아무튼 갤이 잘 굴러가고 있는것 같아서 다행이다.

그럼 2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