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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 공포의 마차 - 10

견습사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26 1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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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arendelle.fandom.com/ko/wiki/%EA%B3%B5%ED%8F%AC%EC%9D%98_%EB%A7%88%EC%B0%A8

통합링크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3717244&search_pos=-3591870

9화 링크

 



하늘은 잠이 들고, 별들도 숨어버린 어두운 새벽. 하나의 마차가 짙은 안개의 틈을 비집고 덜컹거리며 나아가고 있었다.


 “점점 추워지는 것 같은데요?”


우직한 산 사람이었던 크리스토프가 천천히 마차를 끌며 말했다. 불행히도 엘사는 추위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그의 말에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크리스토프가 입을 열 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하얀 입김은 점점 낮아지는 온도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런가요? 그래도 다행이네요. 추워진다는 말은 우리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북쪽은 언제나 춥거든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크리스토프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래도 점점 추워진다고 해서 마냥 추위를 상대하고 있을 필요는 없겠지요. 우리 이야기나 하는 건 어때요?”

 “이야기요?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건가요?”


크리스토프가 헛웃음을 지었다.


 “뭐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네요. 아무 말없이 안개 속을 걷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죠. 그래도 무서운 이야기는 충분히 들은 것 같으니 뭔가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나 우스운 이야기는 어때요?”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엘사는 미소지었다. “그런데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라면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요?”

 “글쎄요… 아시다시피 저는 많은 이야기를 알지 못해서…”


크리스토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저 멀리에서 늑대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엘사와 크리스토프는 마차를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설마하니 안개 속에 늑대가 있지는 않겠죠?” 크리스토프가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에요. 하지만 소리를 들어보니 저희들을 위험에 빠뜨릴 만큼 가까이 있지는 않은 것 같네요.”

 “그래도 서두르는게 좋겠어요. 지금은 멀리 있지만 언제 가까워질지 모르는 거니까요. 늑대는 상당히 빠른 데다가 저희는 마차까지 끌어야 하니까요.”

 “서두르자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너무 걱정하진 말아요. 안개 속에 늑대가 무리를 이룰 정도로 많은 거란 생각이 들지 않거든요. 그리고 설사 늑대무리가 있어도 제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크리스토프는 엘사의 말에 한결 마음이 편해진 듯. 경쾌하게 마차를 끌었다.


 “그래도 늑대 소리를 듣고 나니 한가지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오, 무슨 이야기요? 재밌는 이야기? 아니면 가슴 따뜻해지는 그런 이야기 인가요?”

 “아니요. 크리스토프…”


엘사는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크리스토프는 눈동자는 불안감으로 흔들렸다.


 “미안해요,”


엘사는 진심으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크리스토프를 바라보았다.


 “이건 무서운 이야기에요.”

 



 “성문이 닫히고 저희가 헤어지기 얼마 전의 일이었어요. 어느 날 밤, 안나는 강아지 소리가 들린다면 저를 깨웠죠. 저는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돌아가서 잠이나 자라고 했지만, 안나의 고집을 꺾을 순 없었어요. 결국 저는 새벽에 안나와 함께 강아지를 찾아 성안 이곳저곳을 탐색하게 되었죠.”

 “진짜로 강아지 소리였나요?”

 “글쎄요. 안나가 들은 소리가 강아지 소리였는지 아니면 다른 소리였는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저에게는 그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안나는 확신에 차서 강아지 소리를 쫓아 성안 곳곳을 누비고 다녔죠. 저는 안나가 사고를 치지 않도록 안나를 따라다녔고요.”

 “정말로 안나가 걱정된 건가요? 사실은 그냥 같이 놀고 싶었던 거 아니에요?”

엘사는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에요. 크리스토프”

 “진짜로요?”

 “뭐, 사실 처음에는 그런 마음이 대부분이었다는 건 인정해요. 하지만 안나가 소리를 쫓아 성 지하 잘 안 쓰는 잡동사니들을 모아 놓은 창고방에 도착하고 나서는 아니었어요.”


엘사는 미소를 지우고 어딘지 아득한 눈으로 과거를 회상했다.


 “안나는 이곳에서 강아지 소리가 들린다며 말 그대로 이 잡듯이 방안을 뒤지기 시작했어요. 선반 위, 상자 안, 장롱 뒤, 옷가지 속 등 방안의 모든 것을 전부 확인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저는 그런 안나를 도와 있는지 모를 강아지를 찾아 방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그때까지도 엘사는 강아지 소리를 못 들은 거에요?”

 “네, 그때까지도 안나가 들었다는 그 강아지 소리를 듣지 못했어요. 그리고 안나도 한참을 방안을 뒤졌지만, 강아지는 찾지 못했죠. 사실 생각해보면 정말 이상한 일이었어요. 안나 말대로 강아지가 그 방 안에 있었다면 제가 그 소리를 못 들을 리가 없었을 거에요. 그리고 진짜로 강아지가 있고 그 소리를 안나만 들은 거라면 안나가 그 강아지를 못 찾을 리도 없었겠죠.”

 “그건 정말 이상한 일이네요…… 그럼 계속 그 방안을 뒤지면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건가요?”

 “그렇지는 않았어요. 안나가 100여 벌의 옷을 하나하나 뒤지며 장롱 안에서 옷들과 씨름하는 동안 저는 방구석에서 구멍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죠.”

 “구멍이요?”

 “네, 벽에 난 작은 구멍이었어요. 크기는 작은 아이 하나 충분히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죠. 저는 호기심에 그 구멍을 들여다보았어요. 그리고 마침내 안나가 들었다는 그 강아지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죠.”

 “구멍 안에 강아지가 있었던 거군요.”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

 “처음이요?”

 “네, 처음 그 구멍 앞에서 강아지 소리를 들었을 때, 구멍 안에 강아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자그마한 강아지가 낑낑대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구멍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었죠. 하지만 문뜩 한 가지 의문이 떠올라 제 발목을 붙잡았어요.”

 “의문이요?”

 “네, ‘안나는 어떻게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창고 방안 구멍에서 나는 이 소리를 저 높은 우리 방 안에서 들을 수 있었던 거지?’라는 의문이었죠. 그리고 그 순간, 저는 강아지 소리 사이로 아주 이상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이상한 소리라면…”

 “숨소리였어요. 아주 크고 낮은 숨소리… 마치 집채만큼 커다란 생물이 숨을 죽이고 천천히 숨 쉬는 듯한 그런 숨소리였어요. 그 숨소리를 감지한 순간 저는 왠지 모를 공포에 사로잡혔고 그때 당시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다해서 두꺼운 얼음으로 그 구멍을 막아버렸어요.

그리고 안나를 찾았는데, 안나는 조금 전까지 들렸던 강아지 소리가 갑자기 들리지 않는다며 당황하고 있었죠. 저는 안나에게 밤이 늦었으니 다음날 아버지에게 부탁해서 강아지를 찾아보자고 설득했고, 우리는 무사히 다시 잠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어요.”

 “그것참 이상한 일이었네요.”


크리스토프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럼 이야기는 그걸로 마무리된 건가요? 지하실 방 구멍에 정체 모를 무언가가 있었고 엘사가 그 구멍을 막아버린 것으로?”

 “아니요.”


엘사는 고개를 저었다.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아직 잠들어 있는 안나를 두고 그대로 아버지에게 달려가 어젯밤 있었던 일을 그대로 이야기했어요. 그러자 아버지는 안색이 창백해지셨어요. 그리고 카이를 부른 뒤, 그 구멍이 어디 있는지 안내해 달라고 하셨죠. 저는 아버지와 카이를 그 구멍으로 안내했어요. 구멍은 여전히 얼음으로 막혀 있었지만 단 한 가지 어젯밤과 달라진 점이 있었어요. 바로 투명한 얼음에 비쳐 보이는 얼음의 반대쪽이 마치 밤새 그런 것처럼 무수히 많은 커다란 발톱 자국으로 가득했다는 점이었어요. 저는 그 발톱 자국을 보면서 너무나 두려웠어요. 마치 당장이라도 얼음을 깨고 저 어둠 속에서 괴물이 나타나 저와 안나, 아빠, 엄마, 그 외에 모든 성안 사람들을 집어삼킬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다행히도 저는 혼자가 아니었어요. 아버지는 두려움에 빠진 저를 꼭 안아 주셨죠. 그리고 괜찮다고 아빠가 해결할 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죠.”


엘사는 아버지를 추억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해요. 아버지도 많이 놀라셨는지 안색이 백지장처럼 창백하셨지만, 저를 꼭 껴안아 주시는 아버지의 품은 너무나 따뜻했어요. 저는 금세 진정될 수 있었어요.”

 “정말 다정하신 분이셨군요.”

 “네, 정말 그러한 분이셨어요. 아버지께서는 진정된 저를 데리고 위로 올라갔어요. 저는 저 구멍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지만 자세하게 답해주시지 않았어요. 다만 걱정하지 말라는 말만 하셨어요.

그러고 나서 안나가 깨어나고 몇 가지 작은 말다툼 끝에 아버지께서는 한동안 지하실로 내려가지 않겠다는 안나의 다짐을 받아내는 데 성공하셨어요. 물론 몇 번이고 몰래 지하실로 내려가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그때는 제가 안나를 감시하였기 때문에 성공한 적은 없었죠.”

 “그래도 혹시나 안나가 모두를 속이고 지하실로 내려가 봤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물론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그래도 구멍까지 도달하진 못했을 거에요. 왜냐하면 선왕이신 아버지께서 이후에 카이를 시켜 인부를 모아 창고 방을 깨끗이 비우고, 방을 통째로 흙과 벽돌, 시멘트로 채워 구멍을 막으셨거든요.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죠.“

 “그걸로 해결될 수 있는 건가요? 그 괴물은 아직 살아있을 수 있는 거잖아요?”

 “글쎄요. 적어도 그 이후로 15년이 넘도록 어떠한 사고도 없었어요.”

 “그건 천만다행이네요… 그런데 대체 그 구멍 안에 괴물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렌델 성 지하에 그런 괴물이 살고 있다니 꽤 충격적 인걸요?”

 “… 사실 구멍이 막힌 이후 아버지께서 저를 불러 이야기를 들려주신 것이 있어요.”

 


‘엘사, 잘 듣거라.

이건 내가 어렸을 적 내 아버지, 너의 할아버지이신 루나드 왕께서 성을 증축하시던 때의 이야기란다.

당시 성 증축 공사를 위해 많은 인부와 자제를 실은 마차들이 아렌델을 찾았고,  마을은 다시없을 정도로 활기찼었단다. 매일같이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었고 거리에는 다양한 언어가 울려퍼졌지. 그때는 아버지도 매티어스도 나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하루하루가 정말 바쁘고 정신없이 돌아갔었지. 그렇게 정신없는 하루가 이어가던 중 한 목수가 아버지를 찾아왔단다.

머리는 산발하고 얼굴은 더없이 창백한 상태로 찾아온 그 목수는 자신의 아이가 사라졌다며 아이를 찾아달라고 무릎꿇고 애원했단다. 아버지 루나드 왕은 즉시 경비대를 보내 아이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지나도록 아이는 발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아이들이 발견되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아이들까지 사라지기 시작했다. 성을 찾아와 통곡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사람들의 마음은 점점 강퍅해져갔다. 거리에 활기가 사라져가고 미소와 친절이 넘치던 마을이 경계와 의심으로 넘치기 시작했다. 근거 없는 소문들이 진실인 양 퍼져나가고 사람들은 서로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미움은 아이들을 찾지 못하는 경비대와 아버지, 루나드 왕에게로 향했단다. 아버지는 크게 분노하셨다. 하루에도 몇번 씩 매티어스를 불러 수사를 독촉하셨지만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 결국 한 달이 지나고 피해자가 두 손으로 세기 힘들어질 때쯤 매티어스는 현장을 급습할 수 있었어. 깊은 새벽 울려 퍼지는 아이의 울음소리를 따라 도착한 곳에서 본 것은 성인 남성보다 큰 개였다고 한단다. 매티어스가 현장에 대해 자세하게 묘사해주지 않았지만 끝끝내 아이의 부모에게 아이의 시체를 보여주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어렴풋이 짐작이 갔단다. 아버지는 나라의 모든 사냥꾼을 불러 그 식인개를 붙잡게 하셨지만 쉽지 않았지. 그 식인개는 어찌나 교활한지 10년 넘게 사냥을 해온 사냥꾼들 사이에서 피해자가 생길 정도였다. 결국 외국의 유명한 사냥꾼까지 초빙하여 일주일 넘게 유인한 끝에 공사 중인 성 지하에 몰아넣어 커다란 구덩이 아래에 가두는 데 성공했고, 아버지는 그 개를 산 채로 묻어버리라 명령하셨지. 나는 현장에 없었지만 쏟아지는 돌과 흙에 묻히면서 짖어대던 그 식인개의 울음소리는 성안 전체를 울렸고 나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단다. 아직도 가끔씩 기억의 저편에서 나타날 때면 간담이 서늘해지는 끔찍한 소리였지. 그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된 듯 싶었지만, 성 증축 공사가 끝나고 사람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하면서 한 가지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단다. 지하실에서 그 식인개의 귀신을 봤다는 소문이었어. 아버지께서는 소문을 믿지 않으셨지만 너무나 많은 목격담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고, 무엇보다 실제로 습격을 당한 사람이 나타나자 아버지께서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으셨지 결국 개가 묻힌 자리에 벽을 세워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했고, 그 이후 소문은 잠잠해졌단다.’

 


 “… 그건 아이한테 해줄 만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네요.”


크리스토프는 얼굴을 이상하게 일그러졌다. 하고 싶은 말이 무수히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표정이었다. 엘사는 크리스토프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눈치챘지만, 일부러 무시하며 말을 이었다.


 “제가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얼마 전 우연히 지하실에 내려가 보았기 때문이에요. 그때까지 사실 이 이야기는 제 머리속에서 잊힌 지 오래였었죠. 하지만 얼마 전 우연히 지하실에 내려갔었을 때, 바로 그 방 근처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기요. 스윽스윽하고 마치 돌을 가는듯한 소리였죠. 그때 기억났어요. 몇 년 전 제가 아직 왕위에 있었을 때에도 안나에게 깜짝파티를 해주기 위해 성을 돌아다니던 중 그 방 근처에서 비슷한 소리를 들었다는 걸 말이죠. 당시에는 소리가 희미해서 바람 소리로 착각했었지만, 지금은 확실히 알 수 있었어요.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렸거든요. 그건 분명히 무언인가가 벽 안쪽에서 돌을 긁어내고 있는 소리였어요.”


크리스토프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엘사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크리스토프 생각해봐요. 처음에 그 벽에 구멍이 왜 생겼을까요? 무게를 지탱하는 중요한 벽이 그것도 어린아이가 들어갈 수 있을 만큼의 큰 구멍이 생길 정도면 지진이나 그에 준하는 무슨 일이 있지 않은 이상 구멍은 생길 수가 없고, 그 정도의 사건이었으면 모두가 알았겠죠. 하지만 누구도 그 벽에 구멍이 생긴 걸 알지 못했어요.”

 “….”


크리스토프는 침묵했다. 그제야 엘사가 말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확실하게 이해한 크리스토프의 안색은 갈수록 창백함을 더해갔다.


 “그래요. 크리스토프. 그 구멍은 자연스럽게 생겨난 것이 아니에요. 긴 세월에 걸쳐서 조금씩 조금씩 ‘깎아낸’ 결과인 거죠.”

 



 “…… 앞으로 야식은 절대 먹지 말아야겠어요.”


크리스토프는 창백해진 안색으로 말했다. 평소 크리스토프가 야밤에 출출해질 때면 지하에 있는 보조 주방에서 군것질거리를 찾아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엘사는 크리스토프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쿡’ 하고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고 정색하며 말을 이어갔다.


 “크리스토프, 부탁이 있어요. 혹시라도 나중에 아이가 생겼을 때,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를 지하실에 혼자 내려가게 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지하실 벽에 구멍이 발견된다면 최대한 빨리 그리고 확실하게 그 구멍을 막아 버려주세요. 그 어떠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아시겠어요?”


크리스토프는 잠시 침묵한 뒤, 가슴에 손을 얹고 말했다.


 “제 사랑과 생명, 모든 것을 걸고 약속할게요.”

 “고마워요…”


엘사는 크리스토프의 대답에 미소로 답했다. 마차를 끄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점점 더 짙어지는 안개 속에서 마차는 덜컹거리며 북쪽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갔다.


 “…… 그나저나 안나와 올라프는 괜찮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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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째 타자가 되어 영광입니다.

글 솜씨가 정말 많이 부족하지만, 재밌게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1번 타자 분께서는 분명 저보다 좋은 글로 오실 겁니다.

11번째 타자 님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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