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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에 감독님 힘든 일은 없게 해야죠.”

송은범(30·한화)이 부지런히 2015년 부활 준비에 들어간다.

송은범은 14일 괌으로 출국한다. 비활동기간이라 단체훈련은 할 수 없는 12월, 송은범은 자신의 비용으로 괌 훈련을 계획했다.

괌은 12월에도 날씨가 따뜻해 많은 투수들이 개인훈련지로 선호한다. 많은 팀들이 스프링캠프 출발 전 투수조만 먼저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송은범은 지난 2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한화 이적이 결정되자마자 괌 훈련을 준비했다. 전체 구단이 내년 1월15일 이후 스프링캠프로 출발한다. 송은범은 한 달 동안 괌에서 개인 훈련한 뒤 1월13일 귀국해 한화의 스프링캠프 출국조에 합류하기로 했다. 매우 바쁜 일정이다. 11일 대전에서 입단식을 마친 뒤 집 계약까지 모두 마치고 14일 괌에 가기 위해 그동안 부지런히 움직였다.

일찍 준비하는 첫 번째 이유는 김성근 감독을 향한 ‘보은’이다. 송은범은 “감독님이 불러주셔서 한화에 왔다. 나를 영입한 데 대해 나중에 감독님이 비난을 받는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정말 견딜 수 없을 것 같다.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일찍 준비하고 정말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첫 번째다”라고 말했다.

송은범은 한때 대표적인 에이스급 선발 투수였다. SK가 한국시리즈에 연속 진출하던 2000년대 후반 좌완 에이스 김광현과 함께 2선발로 SK 선발진을 이끌었다. 10승을 넘긴 것은 2009년(12승)이 유일했지만 시즌 중 필요에 따라 선발과 불펜을 겸업해 활용도가 매우 컸던 투수다. 가장 잘 한 2008~2011년 4년 동안 36승22패 9세이브 8홀드를 기록했다. 이 기간 방어율은 3.12다.

그러나 2013년 불펜 투수로 전업한 데다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2년 동안 5승12패 5세이브 6홀드를 기록하며 7점대 방어율에 머물렀다.

송은범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KIA 선수들 중에서 가장 열심히 훈련했다. 몇 년 동안 가보지 않았던 마무리훈련까지 자청하며 일찍 준비를 시작했고 코칭스태프가 인정할만큼 가장 열심히 운동했다. 그러나 올해도 부상과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FA가 돼 고비를 겪은 끝에 새로운 팀으로 이적한 송은범은 이제 새로 출발한다. 한화가 기대하고 있는만큼 송은범이 올라서야 할 계단은 높다.부활하기 위해 스스로 찾아간 김성근 감독의 품이다. 김 감독에게도 한화를 지휘하는 첫 시즌인 내년은 여러가지로 큰 의미를 가진다.

부활해야 하는 송은범, 이번에는 자신을 찾아준 김 감독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지난 겨울보다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