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느린 곰손인데 주제넘게 블딥팀까지 하겠다고 손드는 바람에 대놓고 뒷북리뷴데도 점점 더 늦어지고 있어...
2주 후면 울 드라마 종영이라는게 참트루? 근데 아직 리뷰는 반도 못 썼다는게 참트루?
후손들아 노네 9회 나노 감상 보고 싶다고 했니?
그럼 얼렁 블팀팀 드루와~ 드루와~ 스태비들 다들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와서 매일 선인장이랑 대화하는 수준이야...
일손이가 모자라서 이거 쓸 시간두 없다.... 엉엉
7화 8화는 합쳐서 같이 쓰려고 했는데 또 복습하다보니 빡치는 마음은 사라지고 주옥같은 소백이들 장면만 또 남아서...
이번에도 분량조절 실패야... 이거만 올리고 진짜 자러 가야겠다. ㅇㄱㄹ에게 줄 댓은 여기다 주라고.
니네 ㅅㄳㄹ는 많이 주면서 왜 여긴 ㅅㄹ도 안주는건데? 응?응?
# 씬 1
모퉁이 돌기 전 서성대는 발걸음. 나도 모르게 쏟아 내버렸던 본심을
어떻게 주워담아야 할까. 어떤 얼굴로 그를 만나야 할까. 아니, 그가 아직 남아 있긴 할까. 수 천 수 만 갈래로 나눠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
하지만 모퉁이를 돌자마자 거짓말처럼 여전히 같은 자리에 서있는 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
그래, 그는 떠날 사람이야. 이제
내 말도 안 되는 마음은 여기에서 접자. 그냥 이전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그렇게
대하면 될 거야. 그렇게 다 잡은 마음 위로 평범한 듯 그에게 건네는 대화. 괜찮아 나쁘지 않았어.
반면 하백의 생각은 조금 더 복잡해. 착잡한 마음으로 또 다시 소아를
기다리는 하백. 지켜준다 말해놓고 지켜주기는커녕 오히려 나 때문에 더 위험에 빠지게만 해버렸어. 하지만 지켜주겠다는 그 맹세만큼은 진심이었다는 걸 전하고 싶은데. 그녀를
더 이상 실망시키는 존재가 되고 싶지 않은데. 이제 그녀의 마음을, 그녀의
진심을 알아버렸는데 어떤 얼굴로 그녀를 대해야 할까?
그때 저 멀리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 가볍게 토해내는 한숨에서 그녀도
나와 같은 마음임을 어렵지 않게 유추해볼 수 있어. 일단은 아무렇지 않은 듯 나에게 안부를 묻는 그녀에게
나도 언제나처럼 예의 그 핑계를 둘러대. 잠시 오가는 대화 끝에 살짝 웃는 그녀의 모습에 조금 용기를
내어 물어봐.
“그럼 이제 우리 화해한 건가?”
그때 지나가는 취객. 그녀의 손목을 잡아 그의 쪽으로 돌려세우는 하백의
그 무심한 듯한 행동에
조금 전까지 단단히 마음을 빚어내고 있는 중이었던 소아의 마음이 다시 쿵… 내려앉아.
내가 비록 신력을 잃었지만 내가 지켜주겠다고 했던 건 진심이라고, 이렇게
매 순간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 떠난 후 그의 빈자리를 감내해야 할 내 마음이 두려운 것이지 그의 말에
의심을 품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렇게 말할 밖에…
“거짓말이었어요.”
그녀의 결론은 이런 것이었구나.. 심장이 무거운 돌덩이를 올려놓은
듯 숨이 갑자기 막혀버린 듯한 느낌의 하백. 그래.. 너의
선택이 그런 것이라면, 그게 지금 너의 진심이라면 알았어. 그
마음 나도 받아들일게. 너의 선택을 존중해줄게.
“걱정마. 알고 있었어. 넌 거짓말 다 티 나거든.”
넌 모르겠지. 내가 오늘 어떤 마음으로 하루 종일 널 기다렸는지. 널 잃은 줄로만 알았을 때 내 심장도 내려앉았는데 널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할지 하루 종일 고민했는데. 그 모든 말을 다 거짓말이었다고 아무 말 대잔치였다고 애써 눌러 담는 너. 알았어. 너의 뜻이 그렇다면 나도 이제 더 이상 어쩌지 않을게.
서로 마주하지 못하고 각자의 방에서 밤을 지새우는 둘.
여자는 그가 자신의 곁을 곧 떠날 사람이라는 현실을 직시하는 게 괴롭고…
남자는 지켜주고 싶은 마음은 진심이었지만 그녀에게 닿지 못한 그 마음에 괴로워…
이제서야 깨달은 거지. 서로에게 있어 서로가 없는 세상이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 지…
# 씬 2
“땅은.. 알아서 해. 도온이 많으면 행복해질 거라고 했던가. 알아서 해”
아마 어제 밤 잠 못 이루고 뒤척였을 하백이 내린 결론이겠지.
그녀가 남자로서의 나의 존재를 원하지 않는다면 대신 그녀가 그토록 갖고 싶어하는 도온을 갖게 해줌으로써 그녀를
위한 차선의 행복이라도 지켜주겠다는, 조금은 슬픈 결심.
아마도 이 말을 전하고 싶어서 아침 일찍부터 열쇠가 꽂힌 문을 열고 들어와 거실에 앉아 기다렸을 테지. 하지만 이런 나의 일생일대의 결심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 아닌 다른 남자(로
추정되는 인물)과 상기된 얼굴로 전화통화를 나누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화가 치밀어올라.
“근데 누구랑 통화한거야? 누군데
그렇게 바보같이 웃어?”
황급히 내 시선을 피하는 조금은 낯설은 모습의 그녀. 뭐지 이 반응은?
“남자군… 숨소리도 거칠고
눈동자도 흔들리고…”
근데 그거 아니? 그 남자 너야 하박아… 하백이 자리를 뜨자마자 그대로 다리가 풀려버리는 소아. 아직도 그가
이렇게 가까이 다가오면 떨려서 숨조차 쉬어지지 않는 소아인데 그 마음이 그리 쉽게 접힐까…
소아가 떨리는 마음을 눌러 담느라 고전하고 있는 동안 하백이는 다른 현실과 싸우고 있어.
“현실에서 못 볼걸 보고 왔어.”
일단 처음 느껴보는 질투라는 감정.
“우리 일이쟎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
그리고 더 이상 나로 인해 소아가 위험에 빠지는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인간계에 온 본연의 임무에 다시 충실하겠다는 다짐이지. 그리고 하백
나름대로의 그녀의 곁에 있지 않으면서 그녀를 지켜주는 방법. 그녀의 안위뿐 아니라 그녀에게 소중한 일상과
그녀에게 익숙한 이 세계, 나를 만나기 전까지의 그녀의 세상을 지켜주겠다는 다짐.
하지만, 재채기와 사랑은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던가…
하백과 소아 모두 이성의 영역에서는 둘의 만남의 종착지가 결국은 가슴 아픈 이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애써
서로의 마음을 눌러 담지만... 재채기를 참는다고 재채기가 멈춰지는 것이 아니듯, 사랑이라는 감정 역시 그러한 것임을. 사랑 앞에서는 신이나 인간이나
어리석어지기는 매한가지인가봐.
# 씬 3
“비렴이 니가 빨리 돌아가고 싶지 않을거라쟎아”
스스로 그 마음을 숨기면 뭐하나, 이미 그 마음은 흘러넘칠대로 흘러넘쳐
주위사람들 누가 봐도 그건 이미 사랑인 것을. 역시 사랑의 신이어서일까. 영 믿을 수 없는 놈이지만 그 말에 딱히 부정도 반박도 할 수 없는 하백은 결국 거짓말을 하느니 입을 다물어버려. 그런 하백의 모습은 무라로 하여금 그의 마음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줄 뿐 그녀가 듣고
싶은 답은 아니었어.
“넌 누구보다 말의 무게를 알아. 한번
뱉은 말은 어떻게 해서든 지키고 싶어하는 게 너니까.”
그래 나 하백은 그런 사람이었지.
그렇지만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어. 그녀가 나 몰래 웃는
얼굴로 통화를 하는 사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볼이 발그레지기도 하고 숨이 거칠어지게 만드는
사람. 혹시 저 사람인 걸까? 궁금하지만 물어볼 수도 없어. 질투가 정당하지 않은 관계니까 우리 두 사람은. 그 무엇도 시작조차
하지 않은 관계니까. 그래서 나직하게 내뱉는 한 마디.
“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표정의 하백.
“아까 한 질문 꼭 대답을 들어야겠어? 참인지 거짓인지 중요한게 아니쟎아. 내 대답이 중요한거지””
좋아 그렇다면 신언(神言)으로
내뱉어 주지. 신의 말이란 구속력이 있는 것이어서 한번 뱉은 이상 나는 지키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
# 씬 4
반면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모른 채 집으로 돌아오는 소아. 언제나처럼
골목길 모퉁이를 돌기 전 잠시 발걸음을 머뭇거려. 바로 보지 못하고 잠시 발치를 보았다 한숨을 가볍게
내쉬며 고개를 들어 가로등 밑을 응시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의 모습…
가슴 한 구석에 구멍이 뚫린 것 같은 느낌이야. 이제 그 구멍이 온기로
채워지는 일은 앞으로 없겠지. 이제 다시 익숙해져야 할 감각. 혼자라는
감각. 그래서일까 일부러 더 씩씩하게 걸어봐. 조심스레 계단을
걸어올라가봐.
먼저 밀어낸 건 나였지만 그래도 이렇게 빨리.. 일 줄은 몰랐는데… 그가 조금은 야속하기도 하고
대문을 열고 집안을 살피는 소아. 그는 집에 들어온 걸까 안 들어올
걸까. 조심스레 계단을 올라가보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
“윤소아, 일찍 다녀 밤이
너무 깊쟎아. 너무 어둡고”
신의 종이 아니라 윤소아라 했다. 앞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걱정이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로 일찍 다니라고 했다. 나를 걱정해준걸까. 아까의
가로등 앞에서의 그의 부재에 실망했던 마음은 잠시 밀어두고 용기를 내어 물어본다. 아직 그가 없는 골목길에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아직 그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어차피 예정되어있는 이별인건 알지만 그냥 그 속도를 조금만이라도 늦춰질 수는
없는 건지…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다시 한번 현실로 돌아오게 만드는 그의 대답.
# 씬 5
“고작 그거 하나 지키지 못한 왕이라고 할거야”
마음에 걸리는 그의 한 마디.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건가..
“어제 후손님 봤어요~ 두
분 잘 어울리시던데요”
“가자”
어제 그렇게 차갑게 대한 주제에 또 막상 어제 밤 그 녀석과 같이 있던 그녀의 모습을 떠올리니 다시 나도 모르게
치밀어 오르는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느낌.
서로에 대한 끌리는 감정을 뒤로 하고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의 끌림을 외면하는 두 사람. 서로의 마음이 쓰러지려는 쪽이 어딘지 알면서도 핸들을 반대로 꺾는 꼭 닮은 두 사람. 언제쯤 그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핸들을 다시 꺾을런지…
# 씬 6
호텔 로비.
빙글빙글 웃는 모습으로 ‘아 그때 왔던 환자분…’ 이라며 나를 은근히 깔아뭉개는 이 녀석. 원래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이었지만 어제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을 본 그 순간부터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감정의 소용돌이. 그녀는 이 녀석과 무슨 이야기를 단 둘이 한 걸까. 전화도 즐겁게
서로 하는 사이 같던데 이 녀석일까? 그녀를 가슴 뛰게 만드는 사람.
하백의 눈에서 푸른 불꽃이 튀고 후예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삼백안이 되어버리고. 긍지 높은 신으로서의 자존심은 어디로 갔는지 그 자리에는 질투에 눈이 먼 한 남자가 앉아있네.
그런데 하백에게 예의 바른 인사 후 물러간 그가 만나는 사람이 어째서 그녀인 것인지. 이제 더 이상 앉아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그는 위험한 존재야. 난 그녀를 보호해야 해, 그녀를 더 이상 위험에 빠뜨리지 않겠다고
지켜주겠다고 했던 그 맹세를 지켜야 해.
아니, 사실은 그런 이유 따위가 아니야. 그냥 다른 녀석과 함께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게 미치도록 싫어. 그리고
그게 그 녀석인건 더더욱 싫고. 이제 신으로서 그녀의 옆에 머문다는 핑계 따위 집어치우겠어. 필요하다면 당당하게 한 사람의 남자로서 그녀의 앞에 서겠어. 그러니
일단 너는 그녀에게서 떨어져 줘야겠어.
“너 나한테 들켰다고…”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