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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탄 리뷰 - 무협의 내면에 대한 안티무협

123(27.32) 2015.08.15 15:25:19
조회 7892 추천 46 댓글 16



1.




보통 안티무협이라고 하면 비적유성탄을 떠올리지




비적유성탄이 무협의 클리셰를 뒤튼 외적인 안티무협이라면 개인적으로 빙하탄은 무협의 내면, 즉 무협에서 중시되는 가치에 비판적 태도를 취한 내적인 안티무협이라고 본다.




심연호가 증오했던 사람들을 보면 하나같이 무협에서 중시되는 가치를 충실히 지키는 이상적인 무림인들이야






조원홍 : 대협




사도상,심제충 : 충성




철봉황 : 절개






이 가치들은 여태껏 무협에서 제일로 치고 추구되어온 가치들이지 




(철봉황이 왜 절개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철봉황의 절개는 조원홍에 대한 정신적인 절개임. 철봉황은 마지막까지 조원홍의 여자였을뿐 그외에 다른 어떤것도 아니었음. 한번도 심제충의 아내나 심연호의 어머니 였던적이 없지)






하지만 이렇게 무협적으로 이상적인 인물들사이에서 심연호는 소외되고 말았음




그들중 누구도 심연호를 심연호 있는 그대로 보지 않았지, 그들에게 있어서 심연호는 언제까지나 대상화된 존재일뿐이었던거야.




심제충에겐 천붕방을 위해 희생시킴으로서 충성을 이행할 수단일 뿐이었고, 사도상에겐 천붕방의 부하로서 충성을 바쳐야 마땅할 대상,


조원홍에겐 천붕방의 일원인 부하, 철봉황에겐 자신의 사랑이 이루어 지지 않게한 심제충과의 결혼을 되새기게하는 흔적이었지.






왜냐면 이런 무협의 가치들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가치일 뿐이어서 그래.




악인을 죽여 협행을 하거나, 목숨바쳐 충성을 하거나, 한번 마음을 주었으면 그 마음이 변치 않거나 등등..




유도리 있게 세상에 맞춰 변한다면 그 빛을 잃게 되는거지.




그들은 그렇게 누구보다 무림인 답게, 조금도 변치 않고, 타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자기완결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 이었고




그런 사람들은 스스로 완결되기 때문에 타자(他者)인 인간 심연호를 있는 그대로 보지않았던(볼 필요가 없었던) 것임.






때문에 여기서 심연호의 생사벽에서의 일갈이 나오는 거지




================================




"가끔 이런 생각을 하지. 그들은 사랑했기 때문에 그들의 사랑놀이에 열중했고 그들은 충성심으로 길들여졌기 때문에 충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그들의 길에 열심이었던 것뿐이다."

"그렇게 이해하려고 했는데... 남들의 꽃 장난에 자신의 사랑을 버려야 했던 형은! 충성심 때문에 아무렇게나 도마 위에 서야 했던 나, 절망밖에 없었던 젊은 날의 나는! 형, 나, 우리는... 우리는 무엇이지? 조원홍, 철봉황, 심제충, 사도상, 대답하라! 우리는 무엇인가? 대답하라!"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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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무림인 다웠던 사람들, 그들안에 자기자신이 없는것을 느꼇기에 어린시절의 홍아곤은 남의 눈치를 보는 부끄럼많은 아이였던것이고




결국 그들에 의해 대상화되고 그들의 가치실현에 수단으로 사용된 심연호와 형의 처절한 한이 저 일갈에서 느껴지는것이지.








2.




이런 모습은 만약 그들이 조금 덜 무림인 다웠다면, 그래서 일반인들이 흔히 그러듯이 적당히 세상돌아가는데 맞춰 유도리있게 굽힐줄 알았다면 어땟을까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철봉황이 어차피 조원홍과 끝난거 심제충과 정이라도 붙이고 살면서 심씨형제의 어머니로서 역할했다면, 심제충이 적당히 충성스러워서 천붕방보다 자신의 아이를 우선했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겠지 아마?






그리고 작중에서 이렇게 무림인이면서 인간미를 보여주어서, 그들에게 대척되는 존재가 있음. 바로 교검의 아버지임.




교검의 아버지가 죽어가면서 심연호에게 부탁한것은 천붕방이 아닌 자신의 딸 교검이지. 자신의 목숨과 자식까지 바쳐가며 충성했던 심제충과는 다른 모습임.




교검도 아버지가 죽어가며 부탁한게 천붕방이 아니라 자신인 것을 알고 놀라지.




심연호가 교검이 부럽다고 했던것도 이런 이유에서 였고. 










3.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연호는 그들은 완전히 증오할수 없었음. 그들은 인간으로선 어찌되었건 악인과는 거리가 먼 무림인으로서 이상적인 사람들이었고 무엇보다 심연호에게 그들이 소중한 사람들 이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심연호가 말한거지. 그들을 미워할수 없었기에 미쳐날뛸수 밖에없었던 거라고. 또한 그들을 이해했으니 조원홍과 철봉황이 얼싸안고 가는것을 묵인한것이라고.




애증(愛憎)인거지.




결국 미쳐날뛰면서도 그들에 대한 애정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그들중 누구도 자의로 죽이지 않은(사도상은 사실상 자살한 것이었으니) 심연호의 내면은 어릴적 수줍어하던 홍아곤시절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던 것임.



심연호의 인간미가 느껴지는 부분이야.




4.




좌충우돌 하던 심연호는 결국 심연호 자신을 있는그대로 사랑해주는 교검과 도영을 얻게 되지. 




하지만 무공의 후유증으로 죽을위기에 처하게 되고 




철봉황이 주고간 책으로 몽검후가 되면서 되살아 날지 어떨지 열린결말로 끝나게됨




=========================




빙하탄에 대한 세세한 해석이야 사람마다 갈리겠지만 난 이렇게 해석했음.


개취겠지만, 이게 내가 빙하탄을 암왕보다 좀더 높게 평가하는 이유임. 


글 자체뿐만이 아니라 거시적인시선에서 봤을때 무협에 대한 내적인 안티로 해석될수 있는 점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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