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을 맛갈나게 씀 

물론 글을 잘쓰는 스타일은 아님  

내적 갈등 묘사나  잠정묘사  배경 묘사 들을 보면 대충 날림으로 짧게 씀  

읽기는 편하나  깊이가 부족하지 

근데 짧은 문장이지만  그 표현이  상투적이지는 않음 

예를 하나 들면 

십장생에서  어떤 늙은이 묘사를 하는데 

얼굴에 저승 꽃이 만발했다.  저승 꽃을 뽑아다가 먹물로 만들면 책 한 권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였나? 대충 이런 묘사가 나오는데, 저승 꽃이 만발했다 는 흔히들 쓰는 표현이지만 

전달해야 할 포인트를 잘 잡아서  식상하지 않게 이미지를 전달해 줌 

별것 아닌 묘사긴하다만,  이렇게 쓰는 애들도 몇 없어  

문피아에서 필력 좋다고 하는 애들 소설 읽어보면  저런 문장도 안나오는게 요즘 연재 소설들의  현실임 

2. 시정잡배 같은 상황이 자주 나옴 

똥투나  공중섹, 어느선을 넘어야 정사인가? 따위  

잡스럽고  천해보이는 상황들로 에피소드를 전개 하는 경우가 많음 

고풍스런 무협,  지위에 걸맞는 무게감있는 캐릭터를 바라는 사람에게는  불호일 수 있는데, 

지겨운 클리셰데로 뻔하게 쓰는 것 보다야  저렇게 필터 하나 거쳐서 써주면 마냥 감사하게 읽을 수 있겠더라 

특히 십장생에서  

절정의 경지를 찍고 3년 수련 후 주인공이 대 출도하는 장면에서 

여자아이가 개 두마리가 흘레붙는  장면을 멍 하니 보면서 스토리가 전개되는 씬이 있는데, 이 파트는 정구식 에피소드 전개의 백미가 아닌가 싶었다 

3. 깊이있게 쓰면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 여지가 보임 

불사왕에서  

가정 폭행을 일삼는 아비를 둔 주인공이  

사이 나쁜 동급생인 부자집 아들의 생일 파티에 갔을 때 

아버지에게 막 대드는 동급생의 모습을 보면서 

충격 먹는 장면 

아들이 아버지에게  투정부리고 대드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 수가 있지? 하면서 주인공이 충격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불사왕 읽은지가 꽤 지났는데도 이 부분은 아직도 기억에 남음  

불사왕 자체가 정구 소설들 중 좀 안타까운 면이 많은 소설이긴 하지만

(후반부뿐만 아니라 초반부도 좀 너무 할 이야기가 많았기에 중심을 못잡고 중구난방하게 쓴 부분이 많았었음) 

그래도 초반의 이야기나  전개 방식을 보면 꽤 생각할 여지가 많은 소설이었었어 

욕은 많이 먹었었지만 신승 2부 같은경우도  기존의 정구와는 확연히 다르게 감정묘사도 꽤나 치열하게 묘사되고 (그 배가른년, 중원대협객같은것) 

주인공도 가벼운 인물이 아닌 진중한 인물로  중반까지는 꽤 잘쓴 무협소설이었음 

신승 1부랑 비교되기에 마치 클리어한 게임을 한번 더 하는것 같다고 욕많이 먹었었지만, 그래도 기존과는  다른 무게감 있는 분위기를 잘 표현했지 

근데 역시 후반부 가면서 정구의 인간불신이라고 해야나?  집단에 대한 불신이라고 해야나?

캐릭터들 대다수가 다 뒤통수 때리는것만 혈안이 되어있다보니  글이  갈피를 못 잡고 엉망이 되어버린게 정말 아쉽더라 

딱 중후반부 넘어가면서부터  글이 망가졌었지 

보면서 정말 안타까웠었는데.......

그래도  불의왕 신승 2부 보면서 정구를 마냥 가볍게만은 안보게 되었음 

근데 블랙헌터는 좀 심하긴 하더라

그래도 정때문에 구매는 하고 있음

다음 작은 잘 써주길 바라거든  

뭐 차기작은 문피아 독자들 요구대로 쓴 다니,    좋은 글이 나올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기 색은 잃지 않았으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