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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린이의 볼리비아 데스로트 투어 후기

핫핫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1-01 16:41:04
조회 32624 추천 252 댓글 118

자린이의 볼리비아 데스로트 투어 후기 上


안녕하세요 가끔씩 자전거타고 경인아라뱃길 마실이나 슬슬 다니는 자린이입니다.

군 제대후 간 남미여행 중에 인상깊었던 투어와 경험을 한번 소개해보려구요



약 2달간 남미여행을 다녀왔는데, 우유니 사막을 가기 위해 들렸던 볼리비아에 

자전거를 타고 약 3~4000미터를 다운힐만으로 내려간다는 투어가 있어 해봤습니다.


여행사에 투어를 신청하고 알아보니 자전거의 성능에 따라 투어 가격이 달라지고, 

밴을 타고 산을 올라(약4,800m) 그 위에서 부터 약 1시간 정도를 아스팔트 길로 쭈우우욱 다운힐!

그리고 약 2시간 정도를 산길을 다운힐하는 코스였습니다.


무려 3시간 동안 자전거를 타는데 한번도 페달 밟을일이 없는 엄청난 혜자 코스였습니다.

가격이나 알아볼까해서 들어갔던 여행사에 바로 투어신청을 하고 다음 날 바로 데스로드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는 투어이름이 왜 데스로드인지 몰랐어요 그냥 관광객들 눈길이나 한 번 받아보려고 쎈척하는 건줄 알았습니다.


아침일찍 여행사 앞에서 투어에 관한 간단한 교육과 안전장비들을 받고 바로 밴을 타고 산으로 올랐습니다.



산에 오르니 확실히 고도가 높아서 쌀쌀했어요

남미는 고산이 엄청 많은데 올라갈수록 추워지는 동시에 더워져요 햇빛이 엄청쎄거든요

그래서 위 사진처럼 햇빛이 쬐는 곳은 괜찮은데 그늘에는 눈이나 땅이 하얗게 얼어있습니다.


벤에서 내려서 잠좀깨고 스트레칭을 하는데 가이드가 제가 신청한 자전거보다 더 좋은 자전거를 저에게 주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앞에만 쑈바가 있는 제일 싼 자전거로 투어를 신청했는데 가이드가 자기가 그걸타고, 자기가 타야할 자전거를 주는데 감동받았습니다.




본격적으로 라이딩을 시작합니다.

여행사말대로 정말 한번도 페달밟을일 없이 쭉쭉 내려갑니다 약 1시간동안 저런 산들을 배경으로 쭈우우우욱 내려갑니다

차도 거의 없고 저때만 해도 날씨가 맑아서 아무 걱정없이 신나서 와와 소리지르면서 내려갔습니다


아 같이 투어를 진행한 우리 팀원은 총 6명이었습니다.

이탈리아 30~40대 3명, 미국인 20대 1명, 멕시코 50대 1명, 대한민국 26살 저 혼자 이렇게 탔는데

나이가 좀 있으신 멕시코 할아버지가 천천히 오셔서 중간중간 서서 기다렸던것 빼면 아주아주아주 좋았습니다.




이런길로 1시간쯤 내려가면 아침을 먹기위해 멈춥니다.

어느 곳에서나 그렇듯이 여기도 투어나 중요한 관광지 길목에 장사를 하는 노점들이 모여있습니다.

저런 노점에서 간단히 토스트를 사먹고 가이드가 챙겨온 바나나, 초코바, 음료수를 먹고 본격적인 투어가 곧 시작될거란 말을 듣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도 그렇고 한번도 산길을 MTB로 달려본적은 없어 좀 후달리고 걱정은 됫지만 별일있겟나 하고 넘겼습니다.



본격적인 산길의 시작입니다! 게다가 바로 1시간전만해도 해가 창창했는데 안개도 끼고 

처음 경험하는 달달거리는 느낌이 간지럽기도 하고 떨리고 긴장되는 복잡한 기분입니다. 

안그래도 긴장되는데 산길에서 가끔 퓨마가 나온다는 가이드 때문에 더 긴장됬습니다...




내려가는 산길은 대충 이런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투어 이름이 왜 데스로드 투어인가 했는데, 과거에는 저 좁은 도로 위 아래로 차가 다녔는데

그 사이로 자전거를 타고 투어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사고가 나고 심지어 사망하는 사람들도 많아

데스로드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근처에 다른 도로가 생겨 차가 전처럼 많이 다니지않고 

약 2시간 동안의 다운힐 동안 차는 1번 봤습니다.




중간중간 가이드가 사진도 찍어줍니다. 당연하지만 가이드는 자전거를 엄청나게 잘타서 고프로로 촬영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투어가 끝나면 그 영상이나 사진들로 CD를 만들어 줍니다. 


사진속의 제 옷이 더러운 걸 보면 알겠지만 2번 넘어졌습니다..ㅎㅅㅎ

처음으로 MTB를 돌길에서 타다보니 생각보다 조향이 잘안되더군요

처음에는 브레이크를 다밟는데도 돌에 굴려져 자전거가 더 나가는 걸 몰라 넘어지고

두번째는 걍 아스팔트 길 다니듯이 엉덩이를 안장에 붙인채로만 타니 중심이 안잡히더라고요

그래서 넘어지다보니 대충 감이 와서 더 넘어지진 않았는데 몇일 어깨가 욱씬욱씬했습니다




별 내용도 없는데 용량딸린다고 안올라가서 어쩔수 없이 2개로 나눠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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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달립니다



계속 달리다 보면 데스로드 투어 아니랄까봐 저렇게 죽은 사람들의 묘지가 다운힐 하는 도로 곳곳에 서있습니다.

볼리비아는 교통사고 등으로 사람이 죽으면 그 자리에 저렇게 십자가랑 묘지를 만듭니다

꼭 저 데스로드가 아니더라도 그냥 고속도로, 국도 갓길에 심심치않게 저런 묘를 볼 수있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웃으며 설레하며 자전거를 타는데 누군가는 바로 몇년전 이 길에서 죽었다는 생각을 하니 뒤숭숭했습니다.


위에 사진에도 나와있지만 한쪽은 산쪽이지만 반대편은 완전히 절벽이고 구간에 따라 그 폭이 무척 좁은 곳과

폭포처럼 위에서 물이 떨어져 미끄러운 곳이 있어 위험한 구간이 있어 긴장하고 탔습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가이드가 선택해야할 게 있다며 멈춰세웠습니다


우리 팀에 자전거를 정말 잘타는 20대 미국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그 친구가 시시했는지 진짜 다운힐스러운 건 없는지 물어봤다며,

5볼을 더내면 진짜 다운힐 할 수 있는 곳으로 코스를 바꿔 내려가겠다고 했습니다

그 미국친구는 자전거가 펑크나 우리 일행 한참뒤에 내려왔는데 결국에는 가이드랑 같이 선두로 내려온 친구였습니다

대충 분위기를 보니 이탈리아 형님들은 당연히 해야지! 하고 있었고 멕시코 할아버지는 망설이는 눈치였습니다.

저도 한껏 들뜬 상태라 당연히 한다고 했죠 기껏해야 지금 이런 길에 울렁거리기만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저도 ㅇㅋ 하니까 멕시코 할아버지도 '다들하는데 안할 수 없지'라며 팀원 다 같이 가기로 했습니다.





엄...근데 그 길은 제가 생각한 그런 길이 아니었습니다...

그 로드 앞에 서서 진짜 할거냐고 가이드가 모두한테 물어보는데 남자 자존심이 있지...게다가 50먹은 멕시코 할아버지도 한다는데

심장은 엄청나게 쿵쾅대고 떨렸지만 예ㅡ쓰라고 해버렸습니다. 진짜 말그대로 해버렸습니다...


처음엔 가이드랑 미국친구가, 그리고 이탈리아 형님들이 내려가고 저는 그 뒤를 따라 갔는데 ...

한국에서는 그냥 슬슬 동네나 산책다니고 가끔 아라뱃길이나 다니다가 처음으로 다운힐을 하는데 저렇게 본격적으로 할려니 

심장이 터질것같았습니다. 심장뛰는 소리가 귀에서 둥둥거렸고 저도 모르게, 달리는 것도 아닌데 입으로 숨을 헙헙 쉬어대고 있었습니다.

그걸알고 일부러 웃으면서 '코로 숨을 쉬어야지'하고 흡하흡하 심호흡도 했는데 코로 숨을 쉴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떨리고 긴장되고 무서웠거든요

그래서 다운힐을 하는 약 40분동안 계속해서 입으로만 헠헠댔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정말 떨렸습니다 큰 자갈과 돌, 높은 경사 떄문에 앞뒤 브레이크를 모두 풀로 밟아도 자전거가 달려 내려갔습니다

게다가 직선주로도 아니라 산길이다 보니 계속해서 구불구불하고 커브로 내려가는 길은 폭이 좁고 빨라 돌기 어려울 것을 예상해

살짝 대각선으로 커브를 타며 내려오게 되어있던데 아니 왜 이렇게 루트를 만들어 놧냐 ㅠㅠ하면서 바들바들 떨면서 내려왔습니다.

이 커브 잘못틀면 절벽으로 떨어져 죽는다는 생각으로 탔습니다 진짜 죽을 것 같앗어요


한참을 달리니 역시 미국친구는 1등으로 내려와있었고 이탈리아 형님들도 이 구간에서 넘어지고 다쳐서 뒤쳐졌고

저는 미리 넘어져본탓인지 여기서는 넘어지징 않고 어찌저찌 잘내려왔습니다 

멕시코 할아버지는 내려오다 포기하시고 자전거를 들고 내려오고 계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로로 진입하는 산길을 내려와 작은 상가에서 모두 모였습니다.

도로 공사하는 볼리비아인들이 무척 신기하게 쳐다보았습니다.


상가 테이블에 앉아 다 같이 살아남았다며 맥주도 마시고 여행일정에 대한 대화도 나누었는데

영어가 짧으니 제대로 대화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3시간의 다운힐 끝에 마시는 맥주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최고였습니다 다신 못먹는줄알았거든요



맥주집 꼬마

맨발로 돌아다니는게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볼리비아는 남미에서도 손꼽히는 빈국이거든요




무사히 끝낸 데스로드 투어! 여행사에서 기념으로 티셔츠도 하나 받았습니다


처음하는 다운힐이었는데 정말 다시는 잊지 못할 경험을 했습니다


사실 그전까지 군복무를 하느라 많이 지쳐있기도 하고 메말라있었거든요

뭘해도 별로 즐겁지않고 감정이 없어진 것 같았습니다 기쁘지도 않고 슬프지도 않고 

그냥 월급나오면 적금모으고 먹을거 사먹고 그렇게 28개월 보내고 나왔는데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가슴떨리고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경험을 했습니다. 

벌써 2개월이나 지난 경험인데 이렇게 글로 남기고 싶을만큼요!


자갤 여러분도 여러분도 가슴떨리고 설레는 라이딩하길 바랍니다!




출처: 자전거 갤러리 [원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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