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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냑 지방 방문기 (스압)

ㅇㅇ(110.76) 2018-03-06 10:26:27
조회 41904 추천 64 댓글 41

- 코냑 지방 방문기 - 상

안녕하세요

언젠가 타이밍을 잘 맞춰서 힛갤에 간 주린이에요.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alcohol&no=376310&page=3&exception_mode=recommend

코냑 지방 방문은 2월 8-10일에 2박 3일로 다녀왔지만 프랑스여행 마무리하고, 사진 정리하느라(코냑 지방 424장)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대부분 파리에서 출발할텐데, 코냑까지 직통으로 가는 기차는 없고 Angouleme(앙굴렘)이라는 도시까지 TGV타고 간 다음, TER(지방고속철도? 꺼무위키 말로는 무궁화호 같은거)로 환승해서 조금 더 가면 됩니다. 멍청하게 표를 버려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4시간+환승시간+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차비는 편도로 60유로 조금 더 나왔고요. 



파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생트-코냑-앙굴렘-파리로 이동. 두시간 머무른 생트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16시 7분/in hour/앙굴렘/TER 뭐시기.



프랑스 중부지방이고, 조금 더 내려가면 보르도가 있습니다. 파란 선은 후술할 Charante(샤헝뜨) 강입니다.




코냑 도심은 Charante 강을 따라 좌우로 나뉘는데, 우측이 구도심(vieux cognac)인 것 같기도 합니다. 주거지들이 강 좌측에 몰려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코냑 전철역 주변에 있어 뚜벅충들이 갈만한 코냑 증류소?들은 사진에 나오는 애들이 전부입니다. 레미마틴, 마르텔, 룰렛 프란작, 헤네시, 카뮤, 바론 오타드. 

히네와 쿠브와지에, 페요 프랑세즈(아이디 Peyrot가 여기서 왔군요)는 기차로 몇 정거장 가면 나오는 Jarnac Charante 역에 위치하며 장퓨는 기차도 없이 차타고 남쪽으로 12km 가야 나옵니다. 

이름도 생소한 룰렛 프란작은 자체 포도밭은 없으며 원액을 사다가 직접 블렌딩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옆동네 헤네시에서 스플뎀을 맞았는지 5년 전 중국자본에 인수되었답니다. 아멘.

프랑스에서는 2월 초가 비수기입니다. 크리스마스 방학은 한참 전에 했고, 2월 중순부터 돌아가면서 지내는 봄방학은 아직이더군요. 그래서인지 체험 프로그램도 거의 없었고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온라인으로 투어 예약 및 결제를 진행하지 못해 첫날 도착하고 나서 직접 발품 팔아서 시간을 조율하고 예약했습니다. 결국 바론 오타드성 하나만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영어 가이드 투어가 2시-3시에 몰려 있습니다. 코냑 박물관은 오후 2시-6시까지만 여는 배짱장사를 합니다. 카뮤는 심지어(풍문으로는 장퓨도) 비수기여서 일반인들에게 오픈도 하지 않았습니다.



레미 마틴이 제일 친절했고, 역 근처에 있어 접근도 쉽습니다. 레미마틴 코냑 잔 6개 세트를 20유로에 구매했는데 잘 산 것 같습니다. 투어는 단순 시음행사인데다 일정이 죄다 겹처서 잡지 못했습니다.

마르텔은 애초에 잘 몰라서 시간이 겹치는 것만 체크하고 일정을 잡지 않았고, 유일하게 중국어 투어를 제공하던 헤네시도 일정이 겹치고 단순 시음행사여서 일정을 잡지 않았습니다. 바론 오타드는 유일하게 내부 투어를 진행하여 오타드성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코냑은 마을 건물들이 오래되고 고풍스러워서 좋았습니다. 비슷한 소도시로 생트, Santes를 잠시 들렀는데 코냑이 더 잘생겼습니다. 다들 길빵하고 바닥에 개똥 굴러가는건 똑같습니다만. 길 양측에 가지런하게 정렬된 돌들은 빗물 빠지는 배수로입니다. 저기 따라서 캐리어 끌고가면 좋음



해질녘의 헤네시 성입니다


강 건너서 나온 교회


마트에서 사온 술상입니다. 코냑을 소규모로 팔지 않아 유감입니다.

(아까 다른 빈티지가 홈플러스에서 6만 얼마에 팔리는 것을 확인한) 샤블리 와인은 30유로 부근에 구매했는데, 제 와알못 입맛에는 와인이 다 그게 그거같아 이후 와인 쳐묵을 포기했습니다. 걍 달지 않은 백포도주 맛..

뒤에 있는 1유로대의 맥주는 버번 배럴 에이징 스카치 에일입니다. 버번 배럴 탓인지 스카치 에일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바닐라나 니스 비슷한 향이 났음. 맥주가 홉향은 거의 없이 달짝지근하고 입에 달라붙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볍고 달달하다고 느꼈는데 그 향이 생소해서인지 계속 거슬렸습니다. 돈 값은 하고, 한번쯤 먹을만한 맥주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날 오전에는 할 일이 없어 레미 마틴 가서 코냑 잔을 샀고, 전통시장과 공원을 구경했습니다. 

공원은 사람이 없었습니다.




점심으로 소시지랑 저렴이 와인 500미리를 먹었습니다. 

와인 50cl를 50ml로 보고 그만...


이후 오타드성 투어는 다음 글에 쓰겠습니다. 

주절주절 설명하느라 사진이 적고 글만 길었습니다. 오타드성 사진도 없지만 어쨌건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 코냑 지방 방문기 - 중

둘째날 오후 2시에는 예정대로 오타드성 투어를 갔습니다.

바론 오타드가 가끔 면세점가면 보이는 물방울모양 코냑 만드는 애들입니다. 눈물 모양이라고 하더군요.



이래 생겼습니다. 비가 내려서 날이 구데기입니다. 

코냑 내 코냑 증류소 중 유일한 성인 바론 오타드 성인데, 프랑스 국왕이던 프랑수아 1세가 사용하던 성이라고 함.


왕실 문장


성 내부 곳곳에는 살라만더 문양이 있는데, 프랑수아 1세 때의 왕실 문장입니다.

불에서 사는 살라만더 문양을 성 곳곳에 조각하여 화재를 방지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해태와 비슷합니다.


프랑수아 1세의 아내/프랑수아 1세/프랑수아 1세의 어머니라고 했던가 기억이...


성 내부에는 간지나는 홀이 있었습니다. 죄수들을 가두는데 사용하던 곳이라는 설명과, 죄수들이 벽에 새긴 낙서들을 보니 간지가 좀 사라졌습니다.

다빈치 시대 때 만들어졌다고 하며, 가이드의 희망사항이지만 양식이 아주 유사하여 다빈치 본인이 설계한 곳일 수도 있다고 함.

리모델링 이후에는 손님들 맞이하는 공간으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홀의 창문을 통해서는 Charante 강을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내부 저장고입니다. 언젠가 방문한 요이치 증류소의 저장고에서 맡았던 그 퀴퀴한 나무 냄새가 났습니다. 사실 저장고 문 열기 전부터 주변에서 남.

코냑 지방의 백포도주를 이용한 와인을 두 번 단식증류하여 도수를 70도까지 올린 오드비를 limousin 오크 등의 유러피언 오크를 태워 만든 오크통에 넣고 숙성시킨다고 합니다.

오드비는 생명의 물이라는 뜻입니다. 언젠가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포로들이 많이 잡혀갔는데, 이 오드비를 포로들이랑 교환했다고 함. 오드비가 아니었더라면 살리지 못했을 것.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Charante 강이 대서양까지 길게 나 있습니다. 강에 인접한 오타드성에서 코냑을 숙성시킨뒤 수로를 통해 보내면 되므로 교통 조건이 매우 편리합니다.


바론 오타드 코냑의 특이한 점은 오크통 보관소가 강 바로 옆에 하나, 상대적으로 멀리 하나가 있어 습도 조건이 서로 다르다는 것입니다.

공기 중 습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성질의 코냑이 만들어집니다. 르샤틀리에의 원리에 의거, 건조한 보관소보다 습한 보관소에서 상대적으로 물의 증발량이 적고 에탄올의 증발량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습한 보관소에서는 부드럽고 둥근 성질의 코냑이, 건조한 보관소에서는 거친 느낌을 주는 코냑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오타드 남작은 이래 생겼습니다.


오크통 표면에 니스칠이나 왁스칠을 하여 숙성을 멈춘 오크통들입니다. 블렌딩하는데 사용한다고 함.


투어를 마치고 나면 시음이 있는데, VSOP랑 XO, Extra 1795를 시음할 수 있습니다. VSOP에서는 확실히 바닐라향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XO랑 Extra는 거의 비슷한데, 탄닌 나무맛 차이가 있는 듯도 합니다.

비수기여서 사람이 없어 투어도 일대일로 진행했고, 시음하는데도 혼자 술 먹는데 가이드랑 바에 있는 분이 계속 쳐다보셔서 경련일어남.

투어뽕 맞아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술은 아주 좋았습니다. 다음 일정인 코냑박물관 도는데도 좋은 향이 계속 맴돌더군요.


샵은 대체로 비쌌습니다. XO 1리터 260유로 등. 부모님 드릴 초콜릿만 하나 사서 나옴.



코냑 박물관에는 다양한 코냑을 전시해두었습니다. 각종 구형이나 한정판 보틀 등.


처음 보는 캐스크 스트렝쓰 코냑이라 특이해서 한장


비가 그치고 해가 났습니다.


박물관 내부 전시품. 코냑 잔에서 코냑을 빨아먹는 천사들을 나타낸 조형물이라고 하는군요.


음.. 증류기?



박물관은 대체로 만족스러웠습니다. 2시-6시까지만 하는 일정만 제외하면 말입니다. 


코냑 투어에서 술 관련 내용은 이게 전부입니다. 다음 편은 동네 사진만 왕창 있을 것 같습니다.



오타드성 투어와 박물관 탐방을 마치고 나니 거의 저녁이 되었습니다.

전리품으로 꼬냑을 사러 동네 마트로 출발. 낮에 내리던 이슬비가 그쳐서 좋았습니다.


운치있는 마을입니다. 가끔 개똥이 굴러다닙니다만.


용도 불명의 헤네시 유람선. 강 이편에는 헤네시 샵이 있었고, 강 너머 보이는 건물들도 헤네시 소유입니다. 오크통 숙성하는 곳으로 추정.


돌로 포장된 마을 길은 예쁘지만 다들 차타고 아스팔트 길로 다님.



구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왼쪽으로 Charente 강이 있고 오른쪽은 헤네시 농장입니다.


쌍무지개입니다 여러분. 날이 다시 흐려지더니 소나기랑 우박이 옵니다. 마트 드갈때쯤 그쳐서 더 억울함


동네 마트에서 줏어온 전리품입니다. 17년 병입한 그랑상피뉴 88년 빈티지. 샹피뉴 지방과 어원은 같지만 다른 곳임.

독립병입자 제품으로, 48.4 ABV라는 더러운 도수퍼센트 보고 구매했습니다. 원래는 보르더리나 시가블렌드 같은거 구해다 경험치 쌓으려 했습니다.


룰렛 프란작이라는 코냑 생산자 가게에서 구매. 중국 자본에 인수되어서인지 같이 들어있는 카드가 프랑스어/중국어로 적혀있습니다.

이상한 달짝지근한 향이 있어 VSOP는 먹기 힘들었습니다. XO랑 Extra는 맛이 거의 비슷했는데 Extra가 나무냄새랑 탄닌떫은맛이 더 났습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의 할배라면 불호령을 내렸을 것.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에어비엔비 호스트 아재가 차로 태워준다는거 굳이 거절하고 동네사진 찍으면서 돌아감.

묵직해진 캐리어를 쩔그렁거리면서 말입니다.


레미마틴 사진으로 시작한 투어는 레미마틴 사진으로 마무리합니다.


기차역 앞에서


코냑 주변은 죄다 포도밭이었습니다. 여름에 왔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지요. 

이하는 프랑스 여행중 마신 것들.



저렴한 가격 23유로에 구매한 10년 숙성된 아르마냑. 룰렛 프란작 XO보다 향이 조금 더 묵직했는데 어캐 표현이 안되는군요.


쇼페 솔레유. 솔레유는 태양이란 뜻인데 무슨 관련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풍부한 목넘김과 부드러운 맛으로 부담없이 마시기 좋았음. 

기네스 포터는 아주 맛있었습니다. 올라푸나 빅앳씨보다 덜 묵직하면서 태운 맥아 향은 더 많이 났습니다.


피냐콜라다. 제가 만들면 늘 층이 분리되어 슬펐는데 원래 그런 모양입니다.


Get27을 곁들인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방에 굴러다니는 크렘 드 민트의 활용법을 찾았습니다.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 6개월 알바한 돈으로 먹고 놀았으니 대학원에서 구를 일만 남았습니다.

주류갤러리 회원 분들도 간 건강하십쇼.




출처: 주류 갤러리 [원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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