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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련 Zorki1 카메라 외관 살리기 프로젝트의 종지부를 찍다

티레니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0-12 11:43:53
조회 32198 추천 271 댓글 171



때는 먼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사실 세달인가 두달인가 남짓 됨)

라이카 바르낙 뽐뿌에 취해 조르키 1을 러시아 셀러에게 8만원에 구매하는 실수를 저질렀을 때.

나는 그렇게 이 악마같은 카메라와 인연을 트게 되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일단 렌즈 꼬라지가 사고다. 그냥 폐급 수준이다 저 우월한 외관을 보라.

어디 아프가니스탄에서 교전을 거치고 팔려온 종군기자 카메라인지 진짜 맛깔나게도 긁혀 있다.



아 슈퍼줌렌즈 색수차 리얼 또라이네 ㅡㅡ

아무튼 두번째 문제는 녹이다. 진짜... 어디 배관에나 슬 만한 녹이 카메라 사방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더라.


이래서 물건 살때 사진 진짜 크롭하고 별 짓 다하면서 철저히 살펴봐야 해 .. 1950-60 클래식 카메라라면 더욱 더.

이베이 어플 말고 데스크톱으로 크게 보고 사는걸 추천한다. 난 상품 사진 보고도 저런 문제가 있을거라는 생각 자체를 못 했음.




세번째 문제는 가죽 표면이다.


펜탁스 미슈퍼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일제 카메라들은 보통 레자를 사용하지만,

라이카 바르낙 계통의 카메라들은 볼커나이트라는 합성고무를 사용한다.

원본인 볼커나이트 자체도 시간이 지나면서 경화 등으로 갈라지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개짭퉁 카피제품인 쏘련제 조르키 1의 표면이 60년이 지난 지금 정상일 리 없지.


진짜 분진이 손에 더럽게 묻어나고, 냄새도 끔찍하고 ... 이 카메라를 처음 잡았을때

억장이 무너진 내 표정을 감히 설명하지도 못하겠다 ㅋㅋㅋㅋㅋ


같이 온 가죽제 케이스를 사용하면 손이 저기에 닿지 않기는 한데

가죽제 케이스도 오래돼서 삭고 비틀어지고 냄새나고... 덮개는 고정형이라 떨어지지도 않고....

씨벌 삭아버린 고무보다 더욱 더 불결한 존재라 도저히 쓸 수가 없어서 그냥 쓰레기통에 갖다버림.



아무튼 가장 원초적이고 간단한 문제인 녹부터 처리하기로 계획을 잡았음.

이건 진짜 별거 없더라. 다이소에서 산 녹제거제를 묻히고 면봉으로 죽도록 문지르면 반딱반딱하게 사라지더라 바로.

다만 녹이라고 생각했던 구리색 부분들은 도색이 떨어져 나가면서 내부의 황동이 드러난거라... 방법이 없었고

손쉽게 제거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잡 부품들의 잔기스도 절삭가공 부위의 특유의 결 때문에 감히 연마제를 갖다댈 수가 없었다.


일단 가장 시급한 로고 부분의 초록녹을 제거했으니 약간은 만족한다만

역시 물건을 잘 사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되새겼음.



이제 가장 큰 문제인 부식된 표면을 처리해야 함.

처음에는 가죽 공예 도구를 구매하여 속사케이스를 만들어 볼까 생각했지만

그건 내가 초보자라 결과물의 퀄리티도 보장할 수 없는데다 예산의 압박이...



그래서 준비했다. 킹-자 조각도

이걸로 부식된 고무 표면을 밀어버리고 가죽을 따로 구매해 갖다붙이기로 결정했다.



일단 마스킹 테이프로 바디 전체를 가리고 작업을 시작한다.



설명충 등판할 겸 저번에 썼던 글 좀 우려먹자.


좆르키는 우선 처음에 이렇게 작업을 시작할 단면을 만들어 줘야 함.


이게 합성고무가 세월 지나며 경화까지 되어서 그런가 강도가 장난이 아니야 진짜.

수직으로 날을 넣거나 표면 깎아내기로 작업을 하려고 하면 분진만 발생하고 본질적인

가죽 쪼가리 자체는 떨어지지가 않아.


그렇기에 먼저 스위스 나이프, 커터칼, 조각도 등 모든 도구를 총동원해서 2x2cm 정도의 크기로 작업을 시작할 단면을 만들어 줘야 함.

노출된 가죽의 측면을 조각도로 밀며 조금씩 넓혀가면 저렇게 베이스 캠프가 완성이 됨.



그때부터 이렇게 앞부터 뒤까지 존나게 밀면 되는거야.



처참한 흔적. 이거 한 열다섯배정도 나옴.. 작업 중간중간에 치워서 이정도지



양 측면의 곡면부는 힘이 분산되고 날의 진로가 짧아서 작업 시간의 60% 이상을 차지할정도로 극한이긴 한데

그렇다고 편의를 위해 앞쪽으로 손 두고 단단히 잡으면 크게 피보니까 그냥 정자세로 힘들게 작업하자;;

그리고 골무를 쓰던가 마스킹 테이프로 손가락 감고 작업해라 ... 살 다 떨어지고 물집 잡힌다 ..



이렇게 온 악력을 다 쓰면서 뺑이치다 보면




2~3시간 개고생하고 나면 이렇게 말끔해짐.

의외로 페인팅이 섬세하게 되어있어서 작업 중 기스를 별로 안 냈다면 그냥 저대로 써도 무방할 수준임 ㄹㅇ

물론 난 칼부림 수준으로 렌즈 옆부분에 참극을 만들어 놔서 안 돼 ..



이제 저 제거된 바탕에다 Aki-asahi에서 18달러 주고(14+배송비 4) 구매한 교체 가죽을 갖다 붙이면 가죽 교환이 완료된다.


잠깐 이 일본 업체 예찬론을 펼치자면, 핸드백처럼 악어 결, 도마뱀 결, 타조 결(전부 소가죽에 무늬 새긴거)

소가죽 결에... 갈색 검은색 등 색상까지 다양한 종류로 가죽들이 구비되어 있고 자체적으로 구비한 형틀을 통해 재단하기에
품질도 일정한 신뢰할 만한 업체임 ㅋㅋ 거의 모든 필름카메라의 교체가죽이 다 있음. 완전 좋은 곳.

심지어 부착 방식이 스티커. 이것 하나로 게임 끝남 붙이기 진짜 편하더라.

근데 나사부분의 구멍이 너무 작아서 가죽이 살짝 들뜬다. 그게 아쉬웠음.

가죽 붙인 사진은 마지막에 올릴게 .. 20장 제한 때문에.



위에 쓰는걸 깜빡했는데, 또 하나의 문제가 있어.

네번째 문제. 뷰파인더의 문제이다.


조르키 1의 레인지파인더와 뷰파인더는 이런 형태로 되어있다.

왼쪽에 있는 구멍으로 이중으로 된 상을 서로 맞추어 초점을 맞추고,

오른쪽에 있는 구멍으로 구도를 확인하는 방식이야.


SLR 카메라는 거울로 상을 반사시키는 방식이라 뷰파인더 하나로 구도 검출과 초점 맞추기를 동시에 할 수 있고

중-후기형 RF 카메라들은 저 둘이 통합되어 마찬가지로 한방에 처리가 가능하지만

이건 시초격인 고전 카메라라 분리되어 있음. 한마디로 방식 자체가 졸라 구닥다리야.


게다가 파인더의 구멍들이 죄다 10원짜리보다 작아서 번거로운건 둘째치고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졸라게 힘듬.

사진은 일단 구도를 잡아야 찍을수가 있는데, 구도를 잡는 것 조차 힘들면 사진 찍기 좀 그렇잖아.


그래서 준비했다.

KMZ 유니버셜 파인더!


리투아니아에서 갓 날아온 따끈따끈한 물건임.


조르키 1의 뷰파인더는 50mm 화각이었나? 여튼 고정된 화각의 허접한 사각 구멍이었지만.

이 리볼버를 닮은 뷰파인더는 광각부터 망원까지 무려 5개의 화각을 지원하는 만능 뷰파인더!


그렇게 조르키 1은 새끈한 블랙 바디와 널널하고 깔끔한 고화질 뷰파인더를 가진,

좀 덜 좆같은 카메라로 진화했다.


이제 옆그레이드의 종지부를 찍어보자.


걸레짝이 된 Industar-22 렌즈를 들어내고,

오늘 오후에 도착한 JUPITER-8 렌즈를 장착했다.

f3.5에서 f2로 최대개방값이 넓찍해졌으니 셀프 손떨방하면서 개고생 안 해도 되겠지..

거리계도 직관적으로 박혀 있으니 과초점 맞추기도 편할테고, 결정적으로 이쁨.


외관 오버홀의 종지부를 찍고 나니 너무 후련하고 흐뭇하다. 이제 사진 찍을 시간만 생기면 되겠군 ㅎㅎㅎㅎ


긴 글 읽어줘서 감사감사



출처: 필름카메라 갤러리 [원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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