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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리뷰] 인터스텔라

3000시간의 법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12.11 16:23:55
조회 675 추천 7 댓글 15
							




(스포 있음)


한스 짐머의 멋진 OST를 감상하며 쓰는 지극히 개인적인 단상

 

 

 위 이미지는 포토티켓으로 활용한 것이다. 멋들어진 우주선 그림도 있었고, 밤하늘에 빛이 내리는 포스터 이미지도 있었지만, 결국 선택한 것이 저것이다. 여기에 나름대로 이유를 붙이자면 다음과 같다.

 호평 일색, 그리고 많은 공감표를 얻은 '이 영화가 관객 수 낮으면 부끄러울 듯'이라는 다소 유치한 어느 네티즌 한 줄 리뷰는 나로 하여금 영화에 큰 기대를 갖게 했다. 여기서 나는 <인터스텔라>가 단순히 눈 호강 거리를 보여주는, 있어 보이기만 하는 영화가 아닌, 어느 정도 명작 반열에 오를 작품성을 갖추고 있는 영화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리고 그 작품성을 견인하는 것은 '훌륭한 소제, 영상미, 그리고 음악' 속에 담긴 '가족애'에 대한 가슴 뭉클한 스토리 텔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좋았던 얘기를 먼저 하자면,

 우주선의 출발 카운트다운 시퀀스가 정말 감명 깊었다. 정거장에서 웅장하게 출발하는 우주선 대신에, 어쩌면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나는 주인공과 그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딸의 '마중 인사'가 웅장한 음악과 함께 그려진다. 굉장히 훌륭한 연출이라고 생각했고, 가슴을 울린 장면이었다.

 

 IMAX관에 펼쳐지는 '우주' 또한 굉장했다. 만약 우주의 경관과 이에 대해 갖고 있는 판타지를 충족시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인터스텔라> IMAX 관람은 결코 후회할 일 없는 최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영화에 등장하는 로봇의 농담 따먹기는 웬만한 코미디 영화 속 비장의 '훅'보다 웃겼다.

 

 

 

아쉬웠던 얘기를 하자면,

 <인터스텔라>의 이야기는 '훌륭한 영화 대본'이라기보다는 '과학경진대회 최우수상'을 기반으로 쓰인 것 같다. '과학경진대회 최우수상'을 기반으로 작성된 <인터스텔라>의 대본은, 기발한 아이디어와 소재는 한가득 있지만, 정작 중요한 스토리 텔링의 힘이 '아이디어와 소재'의 강점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분명히 해 두고 싶은 부분이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과학적 설정이 어디까지가 맞고 틀리고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앞으로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어디 저명한 학자한테 검수를 받았다는 등의 비하인드스토리도 별 감흥 없다. 영화는 영화로 말해야 한다. 그 비하인드스토리가 얼마나 대단하고 전무 무후했는지는, 일단 영화가 잘 만들어지고 난 다음의 이야기이다.

 

 

 과학적 사실 유무를 떠나서, 영화에서 만들어 둔 설정들과 이야기 전개 고리에 빈틈은 없어 보인다. 다만, 헐거운 부분이 있다. 빈틈을 매꾼 것들 중에 '그들'이라는 설정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여기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들'은 위기마다 그 순간을 해결해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인류와 주인공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이유 대해서는, 그 어떠한 암시는커녕 전혀 설명이 없다. 참으로 맥이 빠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전래동화를 하나 떠올려보자. 위기에 순간마다 갑자기 전지전능한 '바람'님이나 '태양'님이 나타나서 평소에 선행을 베푼 주인공의 행실을 칭찬하며 그를 위기의 순간에서 구해준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우주 현상 마스터'님이 나타나 웜홀을 만들어 주고, 5차원의 세계를 만들어 주어서 딸과의 소통 창구를 열어준다. 동화에서는 '평소에 착했으니까'라는 얘기라도 있지(이러한 이야기 전개가 마음에 들고 안 들고는 잠시 논외로 하자), <인터스텔라>의 해결사께서는 지나치게 아가페적이시다. 지나치게 아가페적이라면, 그러한 이유에 대한 힌트나 일말의 암시라도 제시가 되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아버지의 딸에 대한 사랑에 감복 받아서였을까? 인간들에게서 볼 수 있는 '사랑'이 차원을 넘어 그들에게 전달이라도 된 것일까? 이런 전개는 역시 너무 유치하니까, 차라리 '설명을 안 하고 관객들에게 여지를 남기는' 선택을 한 것일까. 만약 그런 거라면, 그것은 유려한 '관객과의 소통'이라기보다는 방임에 가깝다. 

 

 주인공이 내린 '최후의 선택'이 능동적인 결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바뀌게 되는 이야기 구조도 매우 아쉽다. 만약 만 박사가 미치지 않았다면, 주인공이 블랙홀로 들어갈 일은커녕, 얼음 행성을 선택했을 일도 없었을 것이며 결과적으로는 플랜A가 실현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애초의 주인공의 계획은 지구로 돌아가는 것이었으니까. 심지어 이 대목에서 주인공은 인류의 생존과 딸과의 재회를 사이에 두고 고민하는 심리적 갈등을 격지도 않는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 있겠지만, 굉장히 이기적이게도 말이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무리 대단할지라도,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으면 꽝이다. <인터스텔라>는 '가족애'와 '인류의 존재론적 가치'에 대한 나름대로의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는가? 아니면 영상미와 그럴싸한 '과학 소재'를 활용해서, 약점을 가린 채 그런 척을 하고 있는가?

 

 어쨌든 영화 속에서는 플랜A가 실현이 된다. 주인공이 만 박사라는 악인의 '뻘짓'에 의해 벌어진 사건 때문에, 애초에 주인공 본인이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결단(연료를 남겨주고 희생하기)을 내리게 되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으로 이 행동이 헤피엔딩과 주인공으로 하여금 '딸'에 대한 사랑을 표하는 장면으로 영화를 이끌어 간다. 이렇게 생각하니, <인터스텔라>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조력자는 '우주 현상 마스터'님이 아니라 미쳐버린 먼 박사처럼 느껴진다.

 

 

 

 '사랑'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화려한 우주 경관과 몇 장면의 훌륭한 연출만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러한 부분 있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먼저 만들고 싶은 장면을 생각해 둔 다음에, 그 장면들을 연결할 스토리를 짠 느낌이 있다.

 물론, 멋진 영상미 한 가지만큼은 확실하게 머릿속에 남는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저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찬양 일색의 호평과 이러한 대세에 반감이 들 뿐이다. 나아가, '과학'을 운운하며 너가 무식해서 영화가 재미없게 느껴진 거라느니, 교양이 없어서 영화의 깊은 뜻을 못 알아낸 거라느니 등의 반응이 역겹고 우스울 뿐이다. 문득, 허니버터칩 사태가 떠오르는 건 덤이다.

 

 <문(Moon)>보다 우주라는 특수한 환경에 처한 인물들의 심리묘사는 옅으며,<그레비티>보다는 긴장감이 덜하고, <미션 투 마스>에서 느꼈던 우주와 미지에 대한 경외심을 느낄 수 없었으며, <프로메테우스>의 임팩트 강한 미래지향적 결말과 참 비교되는 미래지향적 결말. 나에겐 그런 영화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험기간에 무리하며 IMAX 상영관에서 이 영화를 보았던 시간은 참 좋았다.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시간을 갖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 떠나서, 영화를 보는 시간은 늘 즐겁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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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꾸할 할 가치 없는 악플인것 같으면 깔끔하게 무시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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