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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뱅크 증류소 Barley to Bottle 투어 후기
아 어제 저녁에 쓰다가 잠들어서 오늘 일정 시작하기 전에 마저 쓰고 올림한국은 이제 저녁 시간이라 오히려 좋을라나 오늘은 대망의 스프링뱅크 증류소의 Barley to Bottle 투어를 갔다 옴무려 250파운드(!)지만 어마어마한 시음 라인업과 직접 블렌딩한 700ml 보틀을 들고 가는 걸 생각하니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는 생각이 듦케이지에 있는 캐스크 샘플을 구매하기 위해 증류소 오픈 한 시간 전에 왔는데 이미 내 앞에 5명이나 있었음;;사실 별 의미없던 오픈런이었던 게 Barley to Bottle 투어 참가자는 케이지에 안 나와있는 전용 캐스크 샘플 목록 중 하나를 선택해서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암튼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한 시간 남짓 오들오들 떨면서 오픈을 기다림 스뱅 15는 그나마 두어 병 있던 거 증류소 오픈하자마자 사람들이 집어 가서 캐스크 샘플 허탕치고 돌아왔을 때는 없었음 눈 돌아가는 보틀들 잠시 감상해주고헤이즐번 / 롱로우 21은 260파운드(약 44만원). 예전 후기에서 봤던 가격에서 다소 인상되었음이게 그 케이지에 있는 캐스크 샘플들16년 이상의 고숙성은 아예 없었고 케이지의 3/4 정도가 전부 킬커란이어서 아 조졌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생각해보니 이번 주가 킬커란 20주년이어서 그런 거 같더라고 ㅇㅇ요 케이지 보틀들은 워시백 바 메뉴에 추가되어 있었음. 킬커란 퍼필 셰리 14년 색깔 거의 간장이더라 ㄷ 핸드필 술통. 시음 가능하고 내 입맛에는 스뱅/헤이즐번이 괜찮았는데 그 중 스뱅 200ml 짜리 여행하는 동안 마시려고 삼 투어 시작하면 우선 워시백 바로 데려가서 웰컴 드링크로 헤이즐번 퍼필 셰리 24년을 줌 ㄷㄷ열대과일 / 과숙된 핵과류 / 캠벨타운 펑크 / 초콜릿 / 코코아파우더 / 짭짤한 느낌이 있었고 상당히 맛있었음마시는 동안 투어 진행자와 참가자들끼리 아이스 브레이킹 좀 조진 다음 플로어 몰팅하는 곳으로 넘어감 많이들 아시다시피 스프링뱅크는 100% 플로어 몰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함. 매주 23톤 정도를 몰팅한다고 하네숙련된 조교의 시범을 본 다음 플로어 몰팅 찍먹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자원해서 해볼 수 있었음생각보다 저 쟁기? 무게가 있드라Laureate라는 품종을 사용한다고 함2층으로 올라가면 보리를 물에 불려 발아시키는 과정을 볼 수 있음저렇게 물에 불린 뒤 싹이 터서 맥아가 되면 아래층으로 내려보내서 플로어 몰팅하는 구조원래는 2층에서도 플로어 몰팅을 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안 해서 텅텅 비어있음. 저기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몰트가 후두둑 떨어져 내려오는 구조라고 함비어있는 2층 한 켠에 쌓여있는 저게 바로 그 로컬 발리 ㄷㄷ 맛있는 녀석들로발은 일반 로리엣 보리에 비해 사이즈가 절반 정도로 작다고 함피트다 피트! 그 자체로는 별 냄새 안 남손 저거 뭔데 ㄷ발아된 맥아를 건조시키는 가마인 Kiln. 피트 처리된 스뱅 / 롱로우의 경우 이 때 피트를 태워 훈연시키는데 나무 작대기 > 드라이 피트 > 웻 피트 순으로 넣는다고 함 제품별 킬르닝 시간기계가 멈추면? 망치로 두들기면 된다근데 피?같은 뻘건 거 묻어있는 거 뭔데 ㄷㄷ스뱅식 하이테크 컴퓨터몰트 외의 이물질 걸러내는 통돌이. 사진을 뭣같이 찍었지만 각 통의 구멍 크기가 살짝 다름당화조 브랜드 별 증류 과정 - 롱로우 2회 / 스프링뱅크 2.5회 / 헤이즐번 3회도대체 2.5회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오나 싶었는데 처음에 일부 빼놓은 로우와인을 2차 증류분과 스까서 증류해서 그렇다고 함연간 264,000리터 정도 생산하는데 그 중 스뱅이 80%를 차지한다고 함증류시설 얼추 보고 나면 뉴 메이크 스피릿을 한잔씩 주는데 꽤나 프루티하고 맛이 괜찮았음캐스크에 있는 QR코드 찍으면 캐스크에 대한 정보가 나옴대망의 저장고로 이동해서 나머지 두 잔을 시음함 소박하게 저 중 하나만 내 꺼였음 좋겠다는 꿈을 꿔봤다...스프링뱅크 32년 1990 리필 버번 혹스헤드 41.6%최근 몇 년 사이에 도수가 팍 낮아졌다고 하드라 ㅠㅠ상당히 트로피컬 & 프루티하고 살짝 코코넛오일 / 섬유유연제 등 은은하게 감싸주는 느낌이 있었음. 향 GOAT도수 치고는 맛의 레이어도 두터웠으나 그래도 좀 더 도수가 높았으면 완벽했을 거 같아서 살짝 아쉬움이 있었음 시간 지나니까 쓴맛이 좀 올라와서 딱 지금이 시음 마지노선같다는 생각이.. 얼마 안 남아서 올 여름쯤에는 다른 술로 대체될 것 같다고 하심롱로우 28년 1994 리필 버번 혹스헤드 45.6%리필 버번캐 치고 색깔이 진해서 리필 셰리인줄;앞서 스뱅 32와 비교하면 캠벨타운 펑크 / 스모키 / 시트러스 등이 좀 더 짱짱한 편이었고 메탈릭한 느낌도 살아있었음. 다만 28년 고숙성이라 기존 롱로우처럼 피트가 강렬하진 않았고 매우 은은했음. 요것도 상당히 맛있었다웨어하우스에서 시음하는 것으로 투어는 종료됐고 워시백 바로 넘어가서 점심을 먹은 뒤 블렌딩 세션으로 넘어갔음맛은 좋았는데 전체적으로 좀 짜드라눈 돌아가는 가격의 메뉴판. 블렌딩까지 하고 오면 취해있을 게 뻔했기 때문에 실제로 어제는 로발과 롱로우 17년 럼캐 정도만 마시고 옴.이따 스뱅 30년 먹으러 가야지 히히!대망의 블렌딩 세션! 앞에 있는 여섯 가지 종류의 샘플들을 시음해보고 각자 원하는 비율로 섞으면 됨어디까지나 블렌딩 세션이기 때문에 최소 두 가지는 섞어야 했음시음해봤는데 포트랑 퍼필 셰리는 내 기준 좀 과했고 소테른은 맛이 신기하드라가장 괜찮았던 건 퍼필 버번이었고 진행자 분도 버번캐가 캐스크 좋은 거 썼었다고 하시드라이리저리 섞보고 정한 최종 비율 - 퍼필 버번 60% / 리필 셰리 15% / 리필 소테른 15% / 리필 럼 10% 내 입맛에는 괜찮았는데 솔직히 다른 사람 입맛에는 어떨지 궁금해서 나중에 따게 된다면 눔나 한 번 해볼게ㅋㅋㅋㅋ블렌딩 마치고 워시백 바로 돌아와서 좀 더 마심. 스뱅 30과 10년 PC는 투어 같이 한 다른 사람이 마신 거 ㅇㅇ 요번 로발은 예전에 마셔봤던 것들에 비해 황이 좀 튀어서 아쉬웠고롱로우 17년 퍼필 럼 맛있드라 과일과일하면서 에스테르 살짝 묻어있는데 매우 드링커블했음투어 마치고 나왔더니 비 그치고 무지개도 떠서 동네 한 바퀴 산책하고 숙소로 돌아옴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풍경 사진 함 보고 가라
작성자 : aes고정닉
싱글벙글 희대의 괴수대전 승리자..JPG
70억 인구 중 24억 명이 믿는 종교인 기독교 그 중 14억 명이 믿는 최대 종파인 가톨릭 가톨릭은 다른 종교와 달리 종파의 수장을 뽑는데 바로 로마 총대주교이자 바티칸 시국의 군주이며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이다 보통 콘클라베라고 하는 선거로 교황을 뽑는데 각 나라의 가톨릭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추기경들이 모여서 투표를 하고 총 3분의 2, 대충 77표 이상이 나와야 당선이 된다 그리고 당선이 되면 이렇게 시스티나 성당의 굴뚝으로 흰 연기가 나온다 그리고 당연히 평생 가톨릭 신앙 연구에 매진하여 신학계의 정점 혹은 숱한 악환경, 참혹한 현장에서 헌신한 미친 괴물들이 교황 후보에 오르는데 가톨릭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대전이 있었으니, 바로 2005년 콘클라베다 대충 후보들을 살펴보면 이반 디아스 인도 뭄바이 대교구장 겸 추기경 당시 아시아권에서 나올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교황 후보 교황청 외교관으로 36년간 일하면서 쌓은 경험들을 바탕으로 무려 17개 언어 구사 가능 오스카르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온두라스 테구시갈파 대교구장 겸 추기경 당연히(?) 수 개 국어에 능통하고, 피아노 연주와 항공기 운전도 가능한 인물 심지어 이 양반은 지구 상에 가장 막장 도시라고 불리는 테구시갈파(온두라스 수도)에서 평생을 헌신한 인물로, 3세계 빈곤 문제를 현장에서 가장 많이 경험했다 사회적 약자의 열렬한 옹호자이며 탁월한 유머감각과 추기경 치고는 젊은 세대라는 것이 장점 다리오 카스트리욘 오요스 보고타 총대주교 겸 추기경 가톨릭에서 교인만이 받을 수 있는 성사에 대해서는 가장 보수적이지만 사회적 부정에 대해서는 목숨을 걸고 당당하게 맞선 성직자로 평가된다 이 양반 교구는 보다시피 개막장인 콜롬비아 보고타로 사회 기득권층인 커피 농장주와 경찰의 부패에 맞서 부랑인들을 보호했고 심지어 희대의 마약왕인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우유배달원인 척하고 찾아가 고해성사를 받아낸 일화가 있다 이 일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재임하기도 했다 클라우디오 우메스 브라질 상파울로 교구장 겸 추기경 보수적인 정통교리를 고수하면서도 동시에 그동안 카톨릭 내부에서 민감해하던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큰 명성을 쌓았다 바티칸의 지침을 따르면서도 자신의 교구인 상파울로 대교구를 크게 확장시켰고 당시 카톨릭계의 큰 세력인 브라질을 지지를 받은 인물 사실상 남미에서 사상적 + 현장 경험으로 가장 유력했던 인물 참고로 현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큰 영향을 준 인물로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교황이 되었을 때 우메스 추기경은 그에게 "가난한 자를 잊지 마십시오"라고 말했고,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자신의 교황명으로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고 한다. 프랜시스 아린제 나이지리아 아부자 총대주교 겸 추기경 런던에서 교육받아 완벽한 영어 구사 + 서유럽과 3세계에서 동시에 지지를 받았던 후보 특히 이슬람 전문가로 교황청 종교간 대화평의회 의장을 장기역임 교황청 경신성사성 장관 재임 심지어 교파는 다르지만 남아공의 성공회 대주교인 데즈먼드 투투도 이 사람을 지지했다 최초의 흑인 교황이자 4번째 아프리카 출신 교황이 될 수 있었던 인물 디오니지 테타만치 이탈리아 밀라노 대교구장 겸 추기경 사실 교황청 내에서 가장 큰 세력은 이탈리아파이고, 교황도 주로 이탈리아인이 선출되었다 디오니지는 이탈리아인이었기에 가장 정통성 있는 후보였고 전임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로 2세와 관련이 있던 교황청 단체인 오푸스 데이 출신이었기에 그야말로 정통성으로는 1순위 후보 카를로 마르티니 이탈리아 밀라노 대교구장 출신 겸 추기경 개신교의 브루스 메츠거 박사와 더불어 신약성서학의 먼치킨이며 신약성경 비평 본문 편찬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 근데 신학적으로는 매우 진보적이며 특히 진보의 끝을 달리는 예수회 출신이다 참고로 예수회 출신의 최초 교황은 현 교황인 프란치스코이다 그야말로 GOAT들의 향연이며, 근 수백년 동안 이 정도 네임벨류의 후보들이 한 번에 나온 일이 전무했다는 걸 생각하면 이 때 콘클라베가 얼마나 치열했던 괴수 대전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미친 대전의 최종승리자는... 요제프 라칭거(쉬브 팰퍼틴) 뮌헨-프라이징 대교구장 겸 추기경 겸 제265대 교황 베네딕토 16세 20세기 최고의 가톨릭 신학자로 예외없이 첫 손가락에 뽑히는 인물 심지어 이 사람이 신학적 논리는 근현대 신학의 한 과목이 되었고 그야말로 신학적 오류와 싸우고 교회의 부패에 맞써싸우는 정의 그 자체인 대인 걍 교황청에서 이단심문소의 후신인 신앙교리성 장관에 이 사람을 앉혔고 현대사회의 무신론, 프리메이슨과 같은 반교회적 단체, 남미의 해방신학을 조져버리는데 일생을 바쳤다 그냥 당시 가톨릭 내 소수파인 독일인이 950년만에 교황이 되었다는 걸로 이 사람의 위상이 설명가능함 그렇게 요제프 라칭거가 이 괴수 대전에서 최종 승리하고 교황의 자리에 오른다 그런 그를 축하하면서도 씁쓸해 하던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라칭거 추기경과 극단에 있는 인물로 가톨릭 내부의 개혁파이자 진보 그자체인 예수회 출신 학문적 성취보다는 현장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봉사하던 부에노스 아이레스 총대주교인 호르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7년 뒤, 베네딕토 16세가 건강 문제로 생전 퇴위하고 2013년 콘클라베에서 먼치킨도 아니었고 유력후보도 아니었던 호르헤 베르골리오 추기경이 첫 남미 출신이자 예수회 출신 교황으로 선출된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괴수도 유력후보도 아니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종교인 중 하나가 되었다
작성자 : 설국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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