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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요구를 폭넓게 대변하는 정당정치

운영자 2008.12.24 12:53:54
조회 1758 추천 0 댓글 1

제7장 능력 있는 민주주의

국민들의 요구를 폭넓게 대변하는 정당정치

  흔히 현대 민주주의를 대의민주주의라고 합니다. 국민들이 자신의 주권을 직접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로 뽑은 대표자를 통해 행사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대의민주주의는 국민의 대표가 진정한 대표성을 구현하지 못할 경우 소수 정치엘리트들만의 민주주의로 전락할 위험을 항상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나는 우리 정치의 대표성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책임정치를 가능케 하고 능력 있는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최우선의 과제라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는 말 그대로 국민이 주권자인 정치체제이며, 이를 보장하는 가장 현실적인 장치는 선거입니다. 자유선거는 국민주권의 실현을 보장하는 가장 구체적인 수단입니다. 자유시장이 소비자 주권을 가능하게 하듯이 자유선거는 유권자 주권을 보장합니다. 자유로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호나 요구에 따라 제품 생산과 가격 결정이 이루어지듯이,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이루어질 때 각 정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 결국 국민의 뜻과 요구대로 정치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정당은 과연 국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대변하였는가? 서민과 중산층, 노동자와 농민, 도시 빈곤층, 무주택 서민, 여성, 장애우 등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의 요구가 외면당하지는 않았는가? 우리는 그 동안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으로 자임해 왔는데, 과연 이들의 요구를 충분히 대변해 왔는가? 수구 기득권층의 눈치를 보고 우왕좌왕하면서 정체성을 잃어버리지는 않았는가? 나는 이러한 질책성 질문에 대해 자신 있게 아니라고 답변하지 못하겠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흔히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로 지역주의를 지목합니다. 지역주의 때문에 국민들의 다양한 요구나 의사가 제대로 선거에 반영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역주의 투표 때문’이라는 식으로 그 책임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인식입니다. 지역주의를 동원하는 일부 정치인과 지역주의 정당에 안존해 온 정치권에 그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 정치가 진정으로 국민의 다양한 의사를 제대로 대표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지역정당 체제에서 벗어나 이념과 정책으로 국민에게 다가서는 정당체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우리 정당이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분명하게 하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있습니다.

  나는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를 통해 국회에 진출했습니다. 당시 새정치국민회의의 정체성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이라는 데 있었습니다. 이러한 당의 정체성은 이후 민주개혁 정당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나는 한국의 정당을 수식하는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이상 진정성을 담은 말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우리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좀 더 확고히 하고, 이를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나라당은 그 동안 지속적으로 사회 기득권층의 이익을 대변해 왔습니다. 냉전 반공체제 하에서 축적된 정치․경제적 불평등 구조를 온존시키려고 했습니다. 한나라당은 국보법 유지, 사학법 개정 반대, 부동산 보유세 강화 반대, 재벌체제 개혁 반대 등을 주장했습니다.

  나는 원내대표와 당의장으로서 개혁입법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한나라당의 태도를 누구보다 매섭게 비판해 왔습니다. 앞으로 각 정당은 자신이 대표하는 국민의 이해와 가치를 더욱 분명히 드러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정당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확립할 때 비로소 대의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될 수 있으며, 국민주권 역시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07년 초 산업자원부 장관의 소임을 마치고 당에 복귀한 나에게는 민주․개혁․평화 세력의 대통합을 통해 당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라는 역사적 과업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민주개혁 세력 집권 10년의 성과가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수구가 아닌 진보의 방향으로 계속 밀고 나가기 위해 새로운 주체세력의 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헌신하기로 결정하고 나는 다시 당의장의 책무를 맡았습니다.

  민주개혁 세력은 민주발전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그 시대의 과업에 부합하는 정당을 만들고 외연을 넓힘으로써 시대적 과제를 실현해 왔습니다. 두 번의 민주정부 탄생, 정치적 민주주의의 완성, 권위주의 청산은 그 성과라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맡겨진 과업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정치적 차원을 넘어 사회․경제적 영역으로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것, 즉 능력 있는 민주주의를 성취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민주․개혁․평화 세력을 재결집하고, 나아가 시민사회의 능력 있는 개혁적 전문가 집단을 광범위하게 통합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의 과업에 부합하는 통합신당을 결성해야 합니다.

  능력 있는 민주주의의 달성, 동반성장을 통한 양극화 해소, 한반도 평화번영의 달성이라는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을 당의 정체성으로 하는 새로운 통합신당의 결성, 그것은 우리에게 맡겨진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김구 선생은 우리나라가 독립만 된다면 정부의 문지기가 돼서 마당을 쓸어도 좋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헌신적인 자세로 대통합을 위해 노력한다면 민주․개혁․평화를 향한 대통합신당의 결성은 결실을 맺으리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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