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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이용자 여러분에게 -김유식-

운영자 2009.10.22 17:30:31
조회 135617 추천 465 댓글 2,467


안녕하세요? 김유식입니다.


저는 지금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서울구치소에서 수형생활을 하며 항소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구속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말씀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다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10월 6일은 디시인사이드가 생겨난 지 10주년이 되던 날이었습니다. 파란의 전신인 한국통신하이텔의 콘텐츠 제공으로 처음 시작한 디시인사이드는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진 사이트입니다. '90년대 중반 노트북컴퓨터 동호회에서 시삽을 했었던 저는 '99년 여름 한 하이텔 담당자의 도움으로 월 100만원씩 받기로 하고 노트북에 대한 정보 제공사이트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이때 담당자는 또 다른 정보 제공 할만한 아이템이 없느냐고 물었고 저는 잠시 생각하다가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것이 좋겠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두어 달 정도 마포구 대흥동의 한 상가에서 야전침대를 놓고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사양표 정리를 마치고 첫 서비스를 개시하던 날이 생각납니다. 고정 IP 주소가 없어 근처 PC방에서 업로드를 했던 일, 서비스개시 두시간만에 첫 질문이 올라와 기쁨에 넘쳐 답변게시물을 달던 일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서비스개시하고 얼마 안 되어 보증금 오백만 원에 월 오십만 원씩 내기로 하고 아현동의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로 옮길 수 있었고 적으나마 몇 명의 직원들을 채용하였습니다. 그 중의 한 직원은 지금 저의 아내가 되어있고 당시 같이 일했던 직원들도 아직 디시인사이드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지난 10년 동안 디시인사이드에서는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회사의 위치는 아현동에서 구로공단역으로, 문래동을 거쳤다가 논현동에서 7년을 있었고 지금은 신도림 테크노마트로 이전해 있습니다. 100MB의 하드디스크를 쓰던 웹호스팅 시절을 지나 한 대, 두 대 서버를 구매하게 되고 어느덧 200여대의 서버로도 부족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지난 3월에 있었던 DDOS 공격으로 일부 트래픽을 잃기도 했지만 아직도 서버속도는 상당히 느린 상태입니다.


비회원제로 아무나 들어와서 원하는 글을 쓰게 하자는 초기의 운영방식은 많은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정부의 제한적 본인확인제 정책으로 로그인 또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만 아직도 비회원제에 대한 제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2002년 월드컵을 전후로 디시인사이드의 방문자수와 페이지뷰가 급격히 늘었고 개벽이, 개죽이 등 각종 "합성필수요소"들의 등장과 독특한 리플문화로 인해 이른바 "아햏햏" 문화의 생성과 "디시폐인"들이 생기면서 디시인사이드는 나름대로의 전성기(?)를 구가하게 되었습니다. 넘쳐나는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 하나포스와 동아닷컴의 신세를 진적도 있고, 3년간 야후코리아의 서버를 빌려 쓴 적도 있습니다. 5억원으로 시작했던 자본금은 30억원으로 늘었고 적으나마 5년 연속으로 순이익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여러 이용자들과 더불어 훌륭한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저에게는 큰 행운이었습니다. 적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묵묵히 맡은바 업무를 충실히 해주었던 박주돈 부사장 외 여러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지난 10년간 디시인사이드에서는 서울과 북경에서 삼백여명의 직원들이 거쳐 갔습니다. 경력을 쌓아 전직한 직원들도 있고, 결혼 후 출산하여 가정주부가 된 직원들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어 직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협력업체분들께도 인사의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저와 디시인사이드를 도와주셨던 많은 협력업체 여러분들. 일일이 찾아뵙지 못하고 인사 못 드리는 점을 너그럽게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찾아뵙고 인사 올리겠습니다.


한 가지 제가 진정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금까지 디시인사이드는 한번도 서버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것입니다. 지난 10년간 빌려 쓰기도 하고 투자를 해주겠다는 사기꾼들에게 속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디시인사이드는 상태가 썩 좋지는 않습니다만 여러분들의 꾸준한 사랑 바라겠습니다.


디시인사이드 이용자 여러분!


저는 지난 10년간의 주식회사 디시인사이드 대표의 자리에서 물러나 이제 여러분의 곁을 떠나야합니다. 그러나 꼭 언젠가 여러분들과 다시 함께할 날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지난 10년간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저는 디시인사이드의 대표자로서 결코 잊을 수 없는 30대를 보냈습니다.


디시인사이드를 방문해 주셨던 여러분들, 협력업체분들, 그리고 직원들 모두에게(개죽이를 포함하여) 다시금 깊은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키보드가 아닌 편지지에 쓰는 것이라 두서가 없는 점 이해하여 주시고 모든 이용자 여러분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같은 시대를 보내는 네티즌이어서 고마웠고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김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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