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 사설 - 오프라인 판


몇일 전 <한국경제> 이공계 대학평가에서 고려대는 종합순위 8위를 차지하는 굴욕을 맛 봤다

많은 자금이 투입되어 고급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이공계 특성상 고려대의 순위하락은 고려대 재정상태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1%대 재단전입금과 기업들의 자체적인 생색내기식 기부금 그리고 동문들 사이에서 십시일반으로 거두는 소규모의 기부금이 명문사학이라 불리는 현재 고려대 운영자금의 전부이다

고려대의 재정상황이 이렇다 보니 산학협력을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이공계 중심의 제2캠퍼스 조성은 구체적인 설계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국내외 명문대들이 앞다퉈 산학협력을 강조하며 대학이 스스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산학협력수익을 창출 할 기반을 고려대는 전혀 조성하지 못 하고 있는 것 이다

반면 <한국경제> 이공계 대학평가에서 당당하게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한양대는 대한민국 산학협력 캠퍼스의 성공적인 모델인 에리카(ERICA) 캠퍼스가 자리잡으면서 6조5천억원의 매출과 함께 연간 1천억의 산학협력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렇게 창출된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의 산학협력수익은 다시 대학 발전을 위해 재투자 되고 각종 이공계 고급 인프라 구축과 연구력을 향상시키는데 초석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에리카 캠퍼스가 구축한 산학협력수익의 선순환 구조로 인해 각종 대형 국책사업에 연속으로 선정되며 더욱 더 많은 자금이 한양대로 계속 흘러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2016년 프라임 대형사업 _ 3년간 450억 / 2017년 링크플러스 사업 _ 4년간 400억)

'빛난다' 는 의미의 Shining 을 SHY로 바꿔 최상위권 대학서열로 "<SKY> 가 지고 <SHY> 가 뜬다" 는 말이 최근 강남과 분당의 학원들을 중심으로 회자되고 있기도 하다

이 말은 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의미하는 <SKY> 대신 서울대•한양대•연세대를 의미하는 <SHY> 가 새로운 명문대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사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는 분교라는 이유로 그 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한양대 안산캠퍼스가 에리카(ERICA)로 개명하고 산학협력을 위한 집중투자로 각종 인프라를 끌어올리면서 대기업 연구소와 국가 연구소를 유치하는가 하면 경쟁력있는 중소기업들의 연구소를 자처하면서 부터 한양대 에리카는 폭발적으로 산학협력수익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한양대 본교의 자체 산학협력수익 보다 5배 이상 많은 산학협력수익을 창출하면서 탈 분교화를 시도하고 있고 7년 전 양캠 재정분리를 통해 한양대 서울캠퍼스와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는 사실상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되었다

이렇듯 대한민국 산학협력 캠퍼스의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은 에리카의 역량은 서울대 마저 시흥캠퍼스의 구체적인 롤모델로 삼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한국경제> 이공계 대학평가 순위에서 드러난 고려대의 추락은 한양대에는 있지만 고려대에는 없는 에리카 캠퍼스로 인해 희비가 엇갈렸다고 할 수 있다

고려대 캠퍼스의 휘황찬란한 야간조명으로 빛나는 석조건물들은 겉치레의 전형이자 허세의 상징이라면, 분교를 분교로 보지 않고 나름대로 성공 할 수 있는 확실한 로드맵과 지속적인 설비투자를 통해 본교 보다 더 '빛나는' 하나의 완전한 대학으로 만들어낸 한양대와 에리카의 대학운영의 '묘' 에서 한양대가 강조하는 '실용학풍'의 진가를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