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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찍히 아이의 노래 미만잡아님?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8.234) 2017.09.13 03:07:56
조회 112 추천 0 댓글 5


아이의 노래

아이가 아이였을 때
팔을 휘저으며 다녔다.
시냇물은 하천이 되고 하천은 강이 되고
강은 바다가 된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자신이 아이라는 걸 모르고
완벽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세상에 대한 주관도, 습관도 없었다
책상다리를 하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사진 찍을 때도 억지 표정을 짓지 않았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질문의 연속이었다.
왜 나는 나이고 네가 아닐까?
왜 나는 여기에 있고 거기에 없을까?
시간은 언제 시작되었고 우주의 끝은 어디일까?

태양 아래 살고 있는 것
내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이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조각은 아닐까?
악마가 존재하는지, 악마인 사람이 정말 있는 것인지
내가 내가 되기 전에는 무엇이었을까?
지금의 나는 어떻게 나일까?
과거엔 존재하지 않았고 미래에도 존재하지 않는
다만 나 일 뿐인데 그것이 나 일수 있을까?

아이가 아이였을 때
시금치와 콩, 양배추를 억지로 삼켰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모든 것을 잘 먹는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낯선 침대에서 잠을 깼다
그리고 지금은 항상 그렇다
옛날에는 인간이 아름답게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옛날에는 천국이 확실하게 보였지만
지금은 상상만 한다
허무 따위는 생각 안했지만
지금은 허무에 눌려있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아이는 놀이에 열중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열중하는 것은 일에 쫓길 때 뿐이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사과와 빵만 먹고도 충분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딸기만 손에 꼭 쥐었다
지금도 그렇다
덜 익은 호두를 먹으면
떨떠름했는데 지금도 그렇다
산에 오를 땐 더 높은 산을 동경했고
도시에 갈 때는 더 큰 도시를 동경했는데
지금도 역시 그렇다
버찌를 따러 높은 나무에 오르면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도 그렇다
어릴 땐 낯을 가렸는데 지금도 그렇다
항상 첫눈을 기다렸는데 지금도 그렇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막대기를 창 삼아서 나무에 던지곤 했는데
창은 아직도 꽂혀있다




이거보다 더 밀도있는거 있냐 시바 ㅜㅠ
추천좀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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