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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속에서 홀로 서자

쌉소리(125.190) 2017.10.24 10:22:59
조회 172 추천 1 댓글 2

 사람들 속에서 홀로 서자


 

 모든 사람은 누구나 혼자서 생각할 수 있고 그런 힘을 가졌다.


하지만 사람은 혼자서는 자기의 생각이 맞고 틀렸음을 '믿지' 못한다.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대화로 한자리에서 섞어보고 나서야,


혹은 옛날에 있었던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내 생각을 씌워보면서


내 생각이 틀렸다, 혹은 맞았다, 아니면 어떻게 다르다, 믿게된다.


결국 나 혼자서 생각할 수 있다는 건 모두 오만이고 착각이다.


작게는 거울을 보며 찾았던 내 얼굴의 괜찮은 부분부터


크게는 돈문제 사람문제 진로문제 까지도 어떻게든 '다른 사람'을 거쳐야 내 생각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자기의 생각'을 가지기 위해서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한다.




허나 사람들 속에서도 내 자신을 잃지않게 계속 살펴야 한다.


사람들 속에 있는 한, 항상 내 생각과 다수의 생각 사이에서 실랑이가 일어난다.


나는 '혼자'고 내 생각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나를 제외한 '모두'다.


그러니 사람들 속에선 어떤 것, 혹은 어떤 사람에게 나를 기대어 놓아서는 안된다.


나를 받치고 있는 지지대가 사라지는 순간 나는 일어서지 못하게 되고


더 이상 같은 눈높이로 다른 사람을 마주하지 못하게 된다.


내가 언제나 그 '지지대'에 기대왔던 사람이라면 또 다른 지지대를 붙잡으려 팔만 휘적거릴 것이다.




사람들 속에 휩쓸려 넘어지지 않으려면 혼자 설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다만 나를 가두는 캄캄하고 고요한 돌벽이 아닌, 다른 소리와 다른 얼굴이 비쳐 보이는 '철조망'으로...


내 입맛에 맞는 벽을 만들자. 내가 원하는 사람은 들어올 수 있게 문을 내어도 좋고


벽 대신으로 '귀찮게나마' 다른 사람이 생각대로 넘나들 수 있는 울타리도 좋다.


그 공간의 모양따라 내 인생의 장면은 매 순간 다르게 펼쳐 질 것 이다.   


내가 설계한 공간 속에서 나는 '언제든' 혼자 설 수 있다.


그 순간 두 다리에만 전해오는 나의 무게로 인하여 알게 된다.

                            

혼자 일어서 있음을, 그렇게 내가 살아있음을...

                          

          .


          .

 

          .


인생이 이래서 힘들다. 


사람들과 통하는 눈과 귀와 입, 


나를 홀로 세우는 두 다리,

 

내 공간을 짜고있는 두 팔은


심장이 멎기전에 쉴 틈이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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