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에세이. 11월 3일까지 쓸 것,혹은모바일에서 작성

ㅇㅇ (220.76) 2017.11.01 16:01:49
조회 258 추천 0 댓글 22

못생긴 남자가 있었다.더군다나 그는 가방끈 짦은 중졸이었다. 키도 작았다. 얼굴은 컸고, 말을 더듬었다. 이는.노랗게 변색됬고, 거시기는 작았다. 집은 가난했다. 아버지는.알콜중독자였고, 어머니는 바람나서 집을 나갔다. 그 많은 일은 그가 아이였을 때 이미 끝을 봤다. 얼굴에 듬성듬성 수염이 나자 그는 아이다움마저, 박탈당했다.이제 완전한 루저인 셈이었다.

군대를 면제 받기 위해 우울증과 공황장애 진단을 받으려 애썼으나 의사의 냉담한 태도에 남자는 당황스러웠다. 당기시오라는 패가 붙여진 문을 밀고 나가며 다시는 병원에 발을 붙이지 않았다. 대신 남자는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교회 앞 오피스텔 2층에 자리한 기도실에서 하루를 보냈다.기도하다가 잠에 들고 잠결에 기도를 했다.  쌀썰한 저녁에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를 가던 길에 남자는 파출소 앞 전봇대에 붙여진 수배지를 보았다. 온갖 범죄자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기이하게 혐오스럽게 보였는데, 남자는 그들의 얼굴에서 동질성을 발견했고,그 길로 예배당으로 뛰어갔다.울음을 참고 간신히 긴 의자의 가죽 쿠션에 앉는 순간,  터질듯했던 울음보는 감정의 수면 아래로 한없이 가라앉았다. 눈을 뜨고 고개를 들자 남자의 시야에 십자가와,한 남자가 들어와 있었다.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오열하고 있었다.내용은 들리지 않았으나 ,희생적인 모성과 불투명한 미래, 사랑하고 또 한없이 가여운 사람들을 위해 흐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한참동안 멍한 얼굴로 흐느끼는 남자를,그리고 십자가를 응시했다. 그리고 거리로 나와 비틀거렸다.그는 이제 신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는 니체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을 해야했다. 그는 신분증을 다시 만들었는데 증명사진을 찍고,동사무소에 가는 일은 그에게 고역이였다. 그래도 돈을 벌어야 했으므로 힘을 냈다.이렇게도 열심히 사는데도 일자리는 구해지지않았다. 집나간 엄마와 연락이 닿아 십 칠년만에 만나는 것보다 긴장되는 일은 면접이었고, 그 다음에 이어지는 것은 항상 기이한 눈빛이었는데, 그 빛은 그 자신의 얼굴에서 반사된 것이었으므로,  어서 자리를 떠야 했다. 그는 그ㅣ새벽에 일하고 있었다.신문배달을 하고 전봇대에 전단지를 붙였다.
집에 돌아온 그는 누런 바닥이 깔린 구겨진 이불에 몸을 던졌다.이불엔 새로운 자국이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출근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잠에 빠져들었다. 잠에서 일어나면 덮쳐오는 것은 배고픔이었는데. 그는 배고픔을 잊기 위해서, 자위를 했다. 낡은 스마트폰에서 포르노가 틀어지고 손으로 자위를 했다. 그러나 쾌락을 느끼지는 못했다. 공복감을 잠시동안 극복하게 하는 것은 단지 공허함이였을 뿐이다. 쾌락은 없었어도, 자위를 하면서 머릿 속으로 그려보았던, 그러나 어머니의 얼굴처럼 흐릿하고 모호해서 종국에는 실패하기만 하는, 그가 사랑하는 한 여자가 있었다.
그는 사랑에 빠진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위태로운 어조로 말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에 대해서 말하기 위해서 나는 이 정도의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쓰고나니, 그와 나를 분리시키는 이러한 행위에 나는 역겨움을 느낀다. 차라리, 이제 그녀에 대해서 쓰리라. 그녀 앞에서, 그와 나는 하나가 된다. 하나의 그림자가 되어 우리가 된다.

그녀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문예창작과에 재학 중인 가난한 학생이었다. 그녀가 가진 가난은 그러나 아름다웠다. 그녀가 아르바이트를 하던 카페의 손님들은 모두 그녀를 사랑했다.그녀는 친절했으므로 온갖 사람들,아니 사람들만이 아닌, 집을 서성이는 쥐들과 바퀴벌레와 진기들마저도 그녀를 사랑해서 눈 앞에 나타나곤 했다.  벌레만도 못한 인간들도 그녀에게 빠지곤 했다. 그게 나였다. 그리규 그였다.그가 유니폼을 입은 그녀 앞에서, 아,아,아,메리카노 주,주,주... 끝음절이 그가 더듬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음절이였는데,그는 문장을 완성하지 못했고,그래서 그는 모든 말을 더듬어버렸다.그 순간에는 카페의 커피냄새조차도 맡아지지 않았다. 그녀는 따뜻하게 해드릴까요? 라고 아름다운 음율을 만들어 되물었다.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그에게 그 말은 적정의 온도로 되돌려준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288987 고속충전은 역시 과전압이죠 a(118.235) 04.10 46 0
288986 귀 안에도 패치 붙이시고 a(118.235) 04.10 44 0
288985 아 전신 2도 화상 수준 알러지에 #가만히 있었죠 a(39.7) 04.10 44 0
288984 애새끼들이 얼마나 무책임해 a(39.7) 04.10 57 0
288983 아주 좆병신 새끼들이... [10] a(39.7) 04.10 78 0
288982 왼쪽 귀는 소리를 제자리로 가져가 [4] a(39.7) 04.10 65 0
288981 재난지원금 카드 a(39.7) 04.10 49 0
288980 카이스트 개새끼들 전도성 높은 수화젤 내몸에 생합성, [2] a(39.7) 04.10 67 0
288979 몸의 동화작용 이화작용 가지고...나 가지고 놀았으며 a(39.7) 04.10 46 0
288978 내가 앉은 버스정류장에 와이파이 25개 잡히네 [3] a(39.7) 04.10 66 0
288977 이러니까 자폐증 있는 애들이 봤던 걸 또 보고 봤던 걸 또 보고 a(39.7) 04.10 42 0
288976 꿈 속의 산책 ㄱ..(223.62) 04.10 58 1
288975 문제는...횡성군 사람들이 공군 경유 스모크 문제 제기해 [22] a(39.7) 04.10 79 0
288974 정말 장국영이 1980년대 전후로 한 그대로 복붙, a(39.7) 04.10 48 0
288973 [초단편서사시] 시간의 신 크로노스 [4] 인생(218.52) 04.10 256 0
288972 군사 긴장으로 오일 비축량 등 최대화 하네 a(39.7) 04.10 38 0
288971 초음파다 박쥐, 나방, 돌고래 대놓고 들이대 [2] a(39.7) 04.10 58 0
288970 '징병 검사 규정'에 의하여 나한테 초음파 등 a(39.7) 04.10 46 0
288969 아니...고기 가격하고 씨앗에 해당하는 종자나 송아지 가격 [2] a(39.7) 04.10 79 0
288968 카이스트가 레이저야...그러고 지나가니 쟤 a(39.7) 04.10 45 0
288967 초음파로 BBB를 뚫었다 [32] a(39.7) 04.10 75 0
288965 무성애자인걸 알기 전에는 사랑이란 단어에 거부감이 많았음 도쿄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0 72 0
288964 척수 상의 코어 형성해 영구적으로 만들었다, a(39.7) 04.10 44 0
288963 섹스를 배제한 사랑을 꿈꾼다. 진심으로 도쿄F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0 63 0
288962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론 [5] 인생(118.235) 04.10 117 0
288961 꽃과 벌에 대해 런던공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0 77 1
288960 프랑스어 공부 14/100 일차 런던공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0 43 0
288959 느낌 꽃혀서 쓴 시 [1] 강녹연(1.252) 04.10 104 1
288958 시는 나를 끌고 당신에게로 간다 ㅇㅇ(211.202) 04.10 75 1
288956 보이게 안보이게 한국 여성이 미국인과 많이 잔 것도 맞지 인생(218.52) 04.10 108 0
288955 퇴계선생 후처가 정신병자였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인데 인생(218.52) 04.10 101 0
288954 마트 장바구니와 포장대는 왜 전기 완충돼 있니 a(211.246) 04.10 45 0
288953 군사용 전파로구만 병신새끼들 a(211.246) 04.10 47 0
288952 동원령에 대한 항목이 정보통신망법에 들어있다 어쩌라고 a(211.246) 04.10 45 0
288951 문예갤이랑 문학갤이랑 서로 바뀐 거임? [1] ㅇㅇ(39.117) 04.10 159 0
288950 만약 sm 성향에 대한 뭄학을 하는 사람이면 문갤러(39.7) 04.10 64 0
288949 취미로 글쓰고 출판사에 투고 [2] 나는문어(182.226) 04.10 113 0
288948 가드너 /안미옥 [5] 5픽서폿빼고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9 201 1
288944 '망루'가 '바스킷'이군 a(39.7) 04.09 46 0
288943 돈 퍼준다 하는 예수 있으니 매파에 돌 던져, [1] a(39.7) 04.09 73 0
288941 아...비둘기인 예수가 매파를 만나냐 돌 (안) 던지냐 [1] a(39.7) 04.09 66 0
288939 박병배 닮았다 황정민 들여대 [5] a(39.7) 04.09 72 0
288937 전 문예창작과 보름다니고 자퇴했어요 청국장(106.102) 04.09 95 0
288936 나사 노즐 나치 네제(연습생) 6 아무거나 골라 [15] a(39.7) 04.09 63 0
288935 아래 프랑스 작가는 뒤마 [7] ㄱ..(223.62) 04.09 93 0
288934 인생 저분은 공자님 좋아하시나보다 [7] 청국장(106.102) 04.09 97 0
288933 이 문학가 누구임? [3] 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9 129 0
288932 러시아 문학 추천 부탁 [2] 가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9 91 0
288931 시집 추천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9 98 0
288930 아 저 병신들 지금 왼발로 전기 집어넣어 a(39.7) 04.09 4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