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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공의 트라우마

노이로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3 10: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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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오래된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설명하기 이전에 현악기와 구기종목 라켓의 상관관계를 먼저 설명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선 줄을 먹인 도구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는 것에서 첫 번째 상관관계가 성립하는데, 그 도구의 사용자가 플레이어라고 불리는 것 마저 같다. 줄이 끊어진 우쿨렐레는 남을 때리는 용도로 밖에 쓸 수 없고, 테니스 라켓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이것은 한 번 어긋나버리면 남을 상처입힐 수 밖에 없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집안의 장남이자 막내로, 누나가 두 명 있는데 어릴 적 큰누나는 나보다 힘이 셌다. 나이도 6살이나 차이나고, 그 무렵의 나보다 체격도 좋았으므로 당연하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여자가 남자아이보다 2차 성징이 빨리 온다고 자주 말해주곤 했었는데 우리 가족에게도 해당된 모양이었다.
 나는 큰누나에게 저항하지 못했다. 집에 하나뿐이었던 컴퓨터에 누나의 허락 없이 게임을 설치한다는 것은 허락되지 않았고, 할머니나 고모, 엄마가 시키던 잔심부름을 누나 대신 도맡아서 해야했다. 한 번은 어린 마음에 대들어보았지만 의자를 휘두르던 누나에게 저지당했다. 그저 벽만 바라보며 갈 곳 없는 욕지거리를 발산하던 매일이었다.


 우리 엄마는 집근처 해변공원에 테니스 강습을 나가곤 했다. 땀을 흘린 덕분에 앓고 있던 축농증이 조금 나아졌다고 나중에 그랬다. 엄마는 당시 조그마했던 나와 작은누나를 테니스장에 종종 데려갔으므로 그곳에서 나는 엄마를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주로 낚시꾼들이 갈치를 낚는 모습을 구경하거나 주차장에 세워져있던 자동차들의 번호판을 구경하거나 했지만 결국에는 시멘트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연두색 테니스장 펜스만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엄마는 테니스를 잘 치지 못했지만 엄마 수준에 맞춰주는 강사에 의해 어쨌거나 랠리를 지속할 정도는 되었으므로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본다. 하얀 실밥이 얽힌 테니스공이 탄력을 받아 통통 튀어 올랐다.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큰누나가 집에 친구들을 데려왔다. 큰누나는 집에서 거리가 꽤 있는 공고를 다니고 있었는데 거기서 사귄 친구들이다. 그런데 여자가 아닌 남자들이었다. 세 명. 그 사람들은 웃음이 많았다.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던 내 방까지 다 들릴 정도였으니까. 좀 헤프다고 생각했다. 과연 누나 친구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안든 것도 아니었다. 한 시간 남짓 지났을 때 큰누나가 잠시 나갔다온다며 사라졌다. 누나 친구들은 웃음이 없어졌다. 더 이상 흥밋거리를 찾지 못하는 듯 했다. 그건 내게 있어서 불안한 징조였다. 그들이 무엇에서 재미를 찾을지는 뻔했으니까.


 나는 기절했다. 일종의 놀이라고 그랬다. 하나도 재미없었다. 그들은 웃음을 되찾았다. 내 목에 손자국이 선명했다. 스킨십이 너무 과했다고 생각한다. 형들은 친해지려고 그런 거라고 했다. 그들은 누나보다도 더 힘이 셌다. 마찬가지로 나는 무기력해질 뿐이었다.
 테니스공. 잠시 기절했다 일어난 내게 가장 먼저 눈에 띈 물체가 테니스공이다. 울음이 터져 나왔다. 아프기보다 설움을 못이긴 나는 테니스공을 힘껏 들어 던졌다. 공은 아무것도 맞추지 못하고 그저 바닥에서 통통 튕겼다. 형들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 때 큰누나가 돌아와서 소리를 질렀다. 누나가 뭐라고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 말이 나를 향했는지 친구들을 향했는지조차도.


 혼자 생활하는 서울. 학기가 끝나 방학이 되어 나는 2주 정도 부산에 내려갔다 올 계획으로 KTX에 올랐다. 드물게 아버지도 집에 계셨다. 큰누나가 결혼할 사람이 있다기에 아버지와 어머니, 나와 큰누나, 그리고 자형 될 사람과 함께 식사를 했다. 조금 데면데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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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라는 주제로 1시간 동안 카페에서 써봣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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