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까 취해서 고립인 거더군 마시지 않으면 괜찮아

(66일 경험한 구치소 이야길 더 해 볼까 거긴 복도를 `말년' 수인들이 돌아다니면서 도우미를 하기 때문에 그리고 교도관들이 수시로 보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런 혼자 삶과는 영 다르게 바쁜 나날이기 때문에 이런 고립된 자에게는 천국이야 식단이 있으니 하루에 식당 세 군데를 다니며 먹는 것에 비유가 되고 운동 시간이며, 독방은 한 시간 혼거방은 반 시간, 공부하기 딱 좋아 명상하려면 그리로 가야 돼 그동안 감옥이 대개 그럴 줄은 알았지만 막상 경험해 보니까 거기서야말로 제대로 가능한 `지감 조식 금촉'이었던 거야, 눈 감고 숨 고르며 갇혀 지내야 하는 것, 밥 세 끼가 그냥 나오는 거야 물도 하루 네 번 따뜻한 식수가 들어오는 거야 시간은 하늘처럼 많아서 웬만한 사전 읽기가 재미있게 되며 한겨울 방안 온도가 섭씨 23도였던 거야 절절 끓는 데에서 모포도 걷어차고 발을 내놓고 자는 것이 습관일 정도였던 거야 아프면 약도 친절하게 갖다주고 고민 있으면 언제든 상담이 가능한 데야 방 바꿔 달래도 바꿔주는 데야 가능한 한은, 그런 데가 어찌 천국이 아니겠어? 갇혀 지낸다 강제로 그러게 한다 이것만 빼면 그래 하지만 그런 강제가 아니어서는 또한 그런 천국이 없었던 거더라고 말하자면 거기선 바깥이 자본주의라 보이고 안은 사회주의로 보이는 거야 물론 자본주의 모습도 보이지 라면 커피 빵 편지지 시계 볼펜 이런 게 자동차만 빼고 거의가 구입되니 그래서 거기를 호텔방이니 대학이라 그랬던 거더라고 그게)(이 한 고립이 299 고립과 한군데 있으니 내가 300 고립인 거였던 거야)(그러니까 죄를 짓고 감방에 가 봐 좋아)(법무부 교정본부 구치소 거기는 엄마였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