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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의 마지막 작품들

시니피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7-12 00:18:54
조회 198 추천 0 댓글 0
							


우리 문학사에서 술 얘기로 빠지면 섭섭해 할 듯한 김종삼.

전해 들은 바로는 63세까지 산 것이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지독한 술고래였고 결국 술 때문에 괴로운 말년을 보냈다. 

나남출판사 김종삼 전집에 수록된 마지막 5편에는 그런 내력이 자연스레 반영돼 있다. 






궂은 날



입원하고 있었읍니다

육신의 고통 견디어 낼 수가 없었읍니다 

어제도 죽은 이가 있고

오늘은 딴 병실로 옮아간 네 살짜리가

위태롭다 합니다


곧 연인과 사형 간곡하였고

살아 있다는 하나님과

간혹

이야기-ㄹ 나누며 걸어가고 싶었읍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저의 한 손을

잡아 주지 않았읍니다. 





또 어디였던가



걷고 있다 어느 고궁 담장옆을


옛 고향땅

녹음이 짙어가던 숭실중학과

숭실전문 교정과

숭의여고 뜨락

장미 꽃포기들의 사이 길을


흰 구름 떠 있던

광성고보

정의여고 담장옆을

주암산 그림자가 드리워진

대동강 상류쪽을


또 어디였던가.




음악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아름다운 플루트 협주곡이

녹음이 짙어가는

초여름 햇볕 속에

어느 산간 지방에

어느 고원 지대에

가난하여도 착하게 사는 이들 사이에

떠 오르고 있다

빛나고 있다

이런 때면 인간에게 불멸의 광명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조그마치라도 알아낼 수는 없지만

그저, 상쾌하기만 하다.


  


오늘



여러 날 동안 사경을 헤매이다가 살아서 퇴원하였다

나처럼 가난한 이들도 명랑하게 살고 있음을 다시 볼 수 있음도

익어가는 가을 햇볕과

초겨울의 햇볕을 즐길 수 있음도 반갑게 어른거리는

옛 벗들의 다시 볼 수 있음도

주의 은총이다. 





관악산 능선에서




아무 생각도 안 난다. 

지금 내가 풍경과 함께

살아있음을 느낄 뿐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몇 마디 말을 하자면

허황된 꿈일지라도

그래도 살아보겠다는 가난한

불구자 돕기 운동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옛 성현들이 깜짝 놀라

목화송이 같은 미소를 짓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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