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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모바일에서 작성

뫼르달(39.7) 2018.07.29 03:10:22
조회 718 추천 9 댓글 5

세상이 너무 늙어버렸기 때문에 별들이 죽었다.

사람이 많은 곳을 꺼린다. 세 명 이상이 모인 자리에는 늘 외로움이 합석하기 때문이다.
나는 늘 옆에 앉은 사람보다 멀찍이 서서 딴청을 하는 누군가를 곁눈질로 살핀다. 그를 외로움이라고 부른다. 그가 눈알을 굴리는 것을 얼핏 본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나를 횟집으로 데려갔다. 고급 모듬회를 주문했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은 남자가 우악스럽게 수조 속의 고기들을 퍼서 담는다. 남겨진 놈들이 부럽다. 남자는 어떤 음악을 듣고 있을까. 어쩌면 파도소리를 듣고 있지는 않을까.

물에 씻은 묵은지 위에 도톰한 광어를 두어점 얹는다. 땡초와 참기름을 곁들인 된장을 듬뿍 찍은 생마늘을 얹는다. 꽁꽁 싸매어 입으로 가져간다. 금이 간 손톱이 입술에 닿는다.

손톱을 뜯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손톱과 입술의 만남. 생과 사의 교접이다.

그래서 손끝이 혀끝을 대신한다. 뱉은 말보다 적은 말들이 많은 사람. 남긴 글보다 지운 글들이 많은 남자.

별들이 너무 늙어버렸기 때문에 손톱을 뜯었다. 손톱은 삐뚤하고 날카로운 이빨 같다. 그걸로 몸을 벅벅 긁는다. 사나운 짐승이 어린 짐승의 숨통을 조이듯이.

나보다 새로운 것들에게 얼마나 많은 하루를 빚진 것일까. 나는 얼마나 오래된 녀석에게 목을 뜯길까.

손톱을 뜯는 습관을 버리지 못해서 별들이 죽는 모습을 그냥 바라만 보았다.

누군가의 차가운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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