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대한 짧은 사색

케비러스

2018.08.19 12:44:48

조회 137 추천 3 댓글 0

눈에 대한 짧은 사색

겨울이 다가온 하늘, 얇게 저민 백분들이 건물 사이로 스며들고 축축한 아스팔트에 내려앉는다.

백색 가득한 전경에는 첫 눈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낭만을 심어준다.

무미건조한 현실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장미와도 같을까

그 아름다움에 손을 대면 아픔이 밀려오듯이 잠시 뒤덮은 백분들은 닿자마자 어두운 현실을 몰고 온다

양면성이 드러나는 모습, 그렇지만 그 모습마저 나는 사랑한다.

선사된 백색 수채화에 잠시 몸을 담가 편안히 즐기면 그만인 것을, 그 따스함에선 폴폴 나는 수증기가 이 고리타분한 사색과 섞여 증발할거다.

현실과 나를 먼지 닦듯이 지워낸다.

그 공허감 속에 얻은 무료와 안정은 나중에 진정으로 드러날 현실에 진정한 나를 채울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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