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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내가 무슨 시를 막 엄청 좋아하는 사람인줄 아는데,

연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1.25 04:23:34
조회 154 추천 0 댓글 5




이미 눈치 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실 내가 시를 쫌 많이 막 엄청 좋아하긴 함,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시를 읽는 건 아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너 그걸 참 좋아하는구나\' 얘기를 들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


시를 찾는 다는 건,

우리가 살아가는 곳곳, 일상어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아, 무언가 말하고는 싶은데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어서 먹먹한,

수 많은 삶의 순간과 그 감정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기 위한 일이지.



나도 시를 좀 더 잘 쓰고 싶다,

그러니 이제 갤질 그만하고 시를 쓰러 가야겠듬.


모두들 즐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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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나는 내 시에서
돈 냄새가 나면 좋겠다
 
빳빳한 수표가 아니라 손때 꼬깃한 지폐
청소부 아저씨의 땀에 절은 남방 호주머니로 비치는
깻잎 같은 만원권 한 장의 푸르름
나는 내 시에서 간직하면 좋겠다
퇴근길의 뻑적지근한 매연가루, 기름칠한 피로
새벽 1시 병원의 불빛이 새어나오는 시
반지하 연립의 스탠드 켠 한숨처럼
하늘로 오르지도 땅으로 꺼지지도 못해
그래서 그만큼 더 아찔하게 버티고 서 있는
 
하느님, 부처님
썩지도 않을 고상한 이름이 아니라
먼지 날리는 책갈피가 아니라
지친 몸에서 몸으로 거듭나는
아픈 입에서 입으로 깊어지는 노래
절간 뒷간의 면벽한 허무가 아니라
지하철 광고 카피의 한 문장으로 똑 떨어지는 슴슴한 고독이 아니라
사람 사는 밑구녁 후미진 골목마다
범벅한 사연들 끌어안고 벼리고 달인 시
비평가 하나 녹이진 못해도
늙은 작부 뜨듯한 눈시울 적셔주는 시
구르고 구르다 어쩌다 당신 발끝에 채이면
쩔렁! 하고 가끔씩 소리내어 울 수 있는
 
나는 내 시가
동전처럼 닳아 질겨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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