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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詩選 1

진돗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3.05 02:15:29
조회 107 추천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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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둥이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 밭에 달 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自 畵 象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었다.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주 서 있을 뿐이었다.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하였으나.....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손톱이 깜한 에미의 아들.

  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다 하는 外 할아버지의 숯 많은 머리털과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었다 한다.

  스물세햇동안 나를 키운 건 八割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罪人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 입에서 天痴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을란다.


  찬란히 틔워오는 어느 아침에도

  이마 우에 언친 詩의이슬에는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있어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트린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西 風 賦



  서녘에서 불어오는 바람 속에는

  오갈피 상나무와

  개가죽 방구와

  나의 여자의 열두발 상무상무


  노루야 암노루야 홰냥노루야

  늬발톱에 상채기가

  퉁수ㅅ소리와


  서서 우는 눈먼 사람

  자는 관세음.


  서녘에서 불어오는 바람 속에는

  한바다의 정신ㅅ병과

  징역시간과






 



  復 活


  내 너를 찾어왔다……臾娜. 너 참 내 앞에 많이 있구나. 내가 혼자서 鐘路를 걸어가면 사방에서 네가 웃고 오는구나. 새벽닭이 울 때마다 보고 싶었다……내 부르는 소리 귓가에 들리더냐. 臾娜, 이것이 몇萬時間만이냐. 그날 꽃 喪輿 山 넘어서 간 다음 내 눈동자 속에는 빈 하늘만 남더니, 매만져볼 머리카락 하나 머리카락 하나 없더니, 비만 자꾸 오고……燭불 밖에 부엉이 우는 돌門을 열고 가면 江물은 또 몇 천린지, 한 번 가선 소식이 없던 그 어려운 住所에서 너 무슨 무지개로 내려왔느냐. 鐘路 네거리에 뿌우여니 흩어져서, 뭐라고 조잘대며 햇볕에 오는 애들. 그들의 눈망울 속에, 핏대에, 가슴 속에 들어앉어 臾娜! 臾娜! 臾娜! 너 인제 모두 다 내 앞에 오는구나.









  歸 蜀 道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 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西域 三萬里.

  흰 옷깃 여며 여며 가옵신 님의

  다시 오진 못하는 巴蜀 三萬里.


  신이나 삼아줄ㅅ걸 슬픈 사연의

  올올이 아로 새긴 육날 메투리.

  은장도 푸른 날로 이냥 베혀서

  부질없는 이 머리털 엮어 드릴ㅅ걸.


  초롱에 불빛, 지친 밤하늘

  구비 구비 은하ㅅ물 목이 젖은 새,

  참아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에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멈둘레꽃



  바보야 하이얀 멈둘레가 피였다.

  네 눈썹을 적시우는 용천의 하늘 밑에

  히히 바보야 히히 우습다.


  사람들은 모두 다 남사당派와 같이

  허리띠에 피가 묻은 고이 안에서

  들키면 큰일 나는 숨들을 쉬고


  그 어디 보리밭에 자빠졌다가

  눈도 코도 相思病도 다 없어진 후


  燒酒와 같이 燒酒와 같이

  나도 또한 날아나서 공중에 푸를리라.







 


  菊花 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나의 詩



  어느 해 봄이던가, 머언 옛날입니다.

  나는 어느 親戚의 부인을 모시고 城안 冬柏꽃나무 그늘에 와 있었습니다.

  부인은 그 호화로운 꽃들을 피운 하늘의 部分이 어딘가를

  아시기나 하는 듯이 앉아 계시고, 나는 풀밭 위에 흥건한 洛花가 안쓰러워 줏어모아서는 부인이 펼쳐든 치마폭에 갖다 놓았습니다.

  쉬임없이 그 짓을 되풀이 하였습니다.


  그 뒤 나는 年年히 抒情詩를 썼습니다만 그것은 모두가 그때 그 꽃들을 줏어다가 드리던 - 그 마음과 별로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제 웬일인지 나는 이것을 받아 줄 이가 땅위엔 아무도 없음을 봅니다.

  내가 줏어모은 꽃들은 저절로 내 손에서 땅우에 떨어져 구을르고 또 그런 마음으로밖에는 나는 내 詩를 쓸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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