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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La vie en rose (외전) - 어느 여름 아침의 단상

oooo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11.12 06:59:10
조회 1176 추천 26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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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youtu.be/A1S58APJc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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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vie en rose [la vi ɑ̃ ʀoːz] 장밋빛 인생

 

 

<어느 여름 아침의 단상>

 

 

2015 8, 테네리페

 

 

일어나 이제!”

민준은 뺨에 와 닿는 송이의 입술에 눈을 번쩍 뜬다.

 

웬일로 늦잠을 다 자?”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송이의 얼굴을 보자 작게 인도의 숨을 내쉬는 민준.

 

왜 이렇게 이상한 꿈들을 꾸는지.

꿈같은 것과는 무관하게 기계처럼 잠자고 기상하며 살았는데 이곳 테네리페에서는 밤마다 꿈을 꾼다.

때로는 행복하기도 하고 때로는 끔찍하기도 한 수많은 꿈 속에는 늘 그녀가 등장한다.

 

그 여자가 아름답게 제 옆에서 웃는 꿈은 깨어나기 싫을만큼 행복했지만

오늘처럼 그 여자가 위험에 처하거나 불행해지는 꿈을 훨씬 더 많이 꾼다.

 

방금 전 꿈 속에서 양 손에 총을 들고 누군가를 쫓던 그녀는 어디선가 날아온 총알을 맞고 쓰러졌다.

하얀 목덜미에 흐르던 선명한 피의 기억이 생생해 미간을 찌푸리는 민준.

 

안 일어날 거야?”

그 여자가 턱을 간지럽히며 품 안으로 파고 든다.

 

길고 풍성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민준.

 

일어날게... 조금만 더 있다가...”

 

송이의 정수리에 입을 맞추며 민준은 잠시 눈을 감았다 뜬다.

 

나쁜 꿈이라도 꾼 걸까.

식은 땀이 배인 그의 서늘한 이마와 힘주어 저를 끌어안는 그의 팔이 무턱대고 안타까운 송이.

슬퍼진 제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고 그녀는 민준의 품으로 더 깊이 얼굴을 묻는다.

 

창문을 통해 쏟아지는 지중해의 아침 햇살.

민준은 쓸쓸한 눈동자로 그 찬란한 빛을 바라본다.

 

천송이, 내 사랑...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나는 한없이 막막해진다.

또 하루가 지났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흐르는 시간은 한치의 자비도 베풀지 않고 지나간다.

가속이 붙은 듯 흘러가는 우리의 시간들이 두려워

 

너와 내가 함께 있는 모든 순간들.

행복한 그 시간들을 붙잡아 둘 수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고 싶다, 천송이.

 

그럴 수 있다면...

세상에 신이나 악마가 존재한다면 말이다.

 

----------------------------------------------------------------------

 

 

배고프다! 아침 먹으러 가자!”

송이는 민준의 뺨에 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추며 그의 품을 빠져 나온다.

 

그래, 가자! 어후 진짜 배고파!!  하긴 밤새 그렇게 육체적 노동을 했으니....”

민준은 짓궂게 웃으며 입 꼬리를 끌어올린다.

 

아 좀!!” 얼굴을 붉히며 베개를 집어던지는 송이.

 

왜 이래? 내가 뭐 못할 말 했어? 밤새 격렬하게 운동한 거 사실이쟎아? 그러니까 당연히 배가 고픈 거고..”

격렬한 운동?? 넌 그게 운동이야??”

, 니가 그렇게 농담에 정색을 하면서 달려드니까 매번 내가 이러지!!”

육체적 노동이니 격렬한 운동이니.... 당신한테는 그게 그냥 스포츠네??”

 

무서운 전사 천송이답지 않게 샐쭉해지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민준의 눈가에 웃음이 들어찬다.

 

알았어! 쏘리!! 다시 말할게... ..... 그럼.... 아름다운 노동?? .. .... 격렬한 섹스??”

아이 집어쳐!! 아름다운 노동은 또 뭐고... 격렬한 섹스?? ... 됐어!”

 

금방이라도 발차기가 날아올 듯 약이 오른 송이를 보며 민준은 주먹을 입에 대고 쿡쿡 웃는다.

 

오케이 오케이!! 너 이러다 사람 치겠다!! 진정해! 다시 말해볼게!!!”

됐어! 말하지마!!”

 

아니야! 말할래!!”

차아....”

 

노동 아니고.... 스포츠도 절대 아니고..... 그냥...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거..  온 마음을 다해서 원하는 거...”

“.............”

 

너하고 완벽하게 하나가 된 거 같아서.... 내가 너무 행복한 순간?”

“..............”

 

더 말해?”

송이의 긴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다정한 눈빛으로 묻는 민준.

 

아니... 됐어.”

그의 품으로 다시 파고 들며 송이는 눈을 감는다.

 

나도 그래 도민준

나도 온 마음을 다해 널 원하고

너와 내가 하나가 되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

 

이 세상에 기적이 있다면

널 만난 게 내 인생의 기적 이야

 

내 지친 영혼은....

당신한테서 위로 받아

 

 

-------------------------------------------------------------------------------

 

 

오늘은 오랜만에 브라이턴에 가서 아침 먹을까?”

송이의 방을 향해 소리치는 민준.

 

오케이!”

시원하게 대답하며 방에서 나오는 송이의 손에는 그녀를 이네스로 만들어줄 가발이 들려있다.

 

하얀 반바지와 헐렁한 하늘색 티를 입은 긴 머리의 송이를 민준은 눈부신 듯 바라본다.

길게 출렁이던 머리카락이 순식간에 짧은 가발 속으로 사라지자 불현듯 어두워지는 민준의 눈동자.

 

?”

아니 그냥... 나가자!”

 

민준은 현관을 향해 성큼 걸음을 내딛으며 돌아선다.

금세 쓸쓸해진 그의 얼굴에 송이는 잠시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내 민준을 따라 나간다.

 

 

<브라이턴 펍>

 

정통 영국식 아침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이 편안하게 잡담을 나누며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다,

창가의 작은 테이블에 앉은 송이와 민준은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며 다정한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본다.

 

아까 집에서 나올 때 표정이 왜 그랬어?”

여주인이 가져온 생수를 홀짝이며 묻는 송이.

 

민준은 가만히 송이의 볼을 쓰다듬는다.

 

왜 그렇게 봐?”

천송이...”

?”

 

너무 짧아서 가련해 보이는 송이의 옆머리를 계속 넘겨주는 민준.

 

다음에 태어날 땐.... 가발 같은 건 쓸 일 없는 여자로 태어나라!”

“...............”

 

실없는 농담처럼 툭 던지는 민준의 말에 갑자기 목이 메어 송이는 입술 끝에 힘을 준다.

훈련된 요원의 능력으로도 의연하기 힘든 순간들이 요즘은 정말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곧 밝은 표정을 회복하며 민준을 향해 웃어 보인다.

 

알았어. 다음에 태어날 땐 절대 가발 같은 거 안 쓰는 여자로 태어날게.”

“................”

 

그땐 너도 작전 같은 건 안 해도 되는 남자로 태어나.”

“..................”

 

이왕이면 내 옆에......”

부끄러운 듯 작아지는 송이의 목소리.

 

?”

이왕이면 내 옆에 태어나라고!”

작전 같은 거 안 하는 남자로... 가발 같은 거 안 쓰는 여자 옆에...”

 

후훗

동시에 웃음을 터트리는 두 사람.

 

송이의 웃는 얼굴이 눈부시게 아름다워 민준은 그 하얀 뺨을 자꾸 어루만진다.

절절한 사랑이 한가득 담긴 그의 눈이 행복하게 그녀를 바라본다.

 

 

주방에서 쟁반을 들고 나오던 펍의 주인 마이클은 그가 큰 호감을 갖고 있는 동양인 커플의 그림같은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멈춰 선다.

 

오 마이 갓!! 저건 그냥 영화의 한 장면이네!!

 

뚱뚱하고 사람 좋은 마이클은 얼른 쟁반을 카운터에 놓고 핸드폰을 집어든다.

두 연인의 모습이 잘 나올 위치에 서서 핸드폰의 카메라를 켜는 마이클.

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카메라 버튼을 누른다.

 

직사각형의 프레임 안에 보기좋게 들어찬 두 연인.

그의 구형 핸드폰은 찰칵 하는 둔탁한 소리를 내며 아름다운 두 사람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아무리 작은 소음도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민준의 예리한 청력에 셔터 소리는 포착되지 않았다.

 

눈 앞에 있는 하얀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에는 황홀한 사랑이 담겨있다.

오로지 그 여자에 대한 절절한 애정만이 지금 이 순간 그의 뇌를 지배하고 있었다.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테네리페의 아침.

 

사랑하는 그녀의 뺨을 민준은 끊임없이 어루만진다.

그의 귀에는 이 세상의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브금

La Decadanse – Serge Gainsbourg Jane Birk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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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시 펍의 벽에 붙어있다가 감사 팀의 손에 들어간 두 사람의 사진.

도민준이 조국을 배신했다는 완벽한 증거가 되고 말았던 그 사진이 찍혔던 테네리페의 어느 아침.

 

올만이야 먼지들! 후기는 갤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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