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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봄이 지나고 봄이 온다」

토쿠이소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1.23 23:44:56
조회 1755 추천 21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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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기만을 계속해서 기다렸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기를 계속.




「린들도 졸업이다냐...」

「그러네, 들어온지가 엊그제만 같은데」

「처음에는 마키짱하고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나도 마찬가지야, 하나요」




3년간 많은 것을 얻었다.

소중한 친구를, 즐거운 추억을, 자연스러운 미소를, 그리고 사랑을.

3년간 하나를 잃었다.

너무나도 소중했던 사람을.



「그러고보니깐 우리가 처음 들어왔을때는 이 학교도 엄청 조용했었다냐」

「신입생이 거의 없었으니깐」

「그, 그래도 결국에는 떠들썩한 학교가 되었잖아」

「자랑 같지만 우리의 공도 있겠지, 전부 호노카들 때문이야」



그리고 당신 때문이야.

뮤즈를 만들자고 제안한 건 호노카지만, 뮤즈가 있을 곳을 지켜준 건 당신이었으니깐.

포기하지 않고, 지켜주었으니깐.




「하나요하고 린은...같은 대학에 간다고 했던가?」

「그렇다냐. 학부는 틀리긴 하지만」

「헤에...거기다 동거할거라고 했었지?」

「응, 그 편이 방값도 더 싸게 먹히니깐」

「둘 답네, 정말로」




이 두 사람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겠지.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계속 이런 관계를 유지하게 될 거다.

그리고 그것을 내심 부럽다고 느낀 자신을 책망하고 후배들의 졸업 기념 사진을 찍자는 소리에 이끌려 걸어간다.

이 학원에서 이렇게 있는 것도 오늘로써 마지막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있지, 마키짱. 졸업식 뒤풀이 하러 가지 않을래?」

「아니, 나는 조금 피곤해서 빠질게. 다음에 따로 만나자」

「에에~아쉽다냐」

「정말로 미안. 그렇지만 오늘은 진짜로 피곤해서...그럼 다음에 보자」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집을 향해 걸어간다.

시기상으로는 봄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쌀쌀하게만 느껴지는 날씨를 온 몸으로 느끼면서 천천히 주변의 풍경을 하나하나 눈에 새기듯이 걷는다.

더 이상 올 일이 없을 곳이라고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게 된다.




당신은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좋아하는 사람은 생겼을까?

생겼다면 어떤 사람일까?




벌써 2년이나 지났는데도 나는 아직도 당신의 그림자에 매달리고 있다.

1년도 안 되는 기억을 끌어모으고, 한줌도 안 되는 추억을 되새기며 그것에 의지하여 2년을 살아왔다.

당신은 벌써 나 같은 건 잊었을텐데도.

나는 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 되었던 것일까.




잊겠다고 생각했는데도.

잊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도.

그런데도 당신이 좋아서.

정신이 들어보면 당신을 떠올리고 있어서.

그렇기에 포기할 수 없어서.




「나도 참 바보네...」





정처없이 걷다보니 집으로 가는 길을 벗어나 그녀와 자주 다녔던 공원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녀와 나란히 앉아서 크레이프를 먹던 벤치.

그녀가 좋아하던 그네.

비밀기지 같아서 좋아했던 미끄럼틀 밑 좁은 공간.

어느 곳에도 그녀가 있다.




「마키짱」




그리고 지금 내 눈앞에는 환영도 꿈도 아닌 실물인 그녀가 있다.




「니코...어떻게 여기에...?」

「마키짱의 졸업식날이니깐. 원래는 꽃이라도 주려고 했는데...이번달 지갑사정이 좀 아슬아슬해서 이해해줘?」




2년이나 지났음에도 하나도 변하지 않은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는다.

꿈에서까지도 계속 봐왔던 그녀가 현실이 되어 내 눈 앞에 나타난 거니깐.




「아무튼 졸업 축하해, 마키짱」

「...응」




어째서 지금까지 찾아오지도, 연락 한 번 하지도 않았냐는 말은 할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서.

당신이 나를 싫어하게 될 것 같아서.




「...그나저나 왜 여기에 있던 거야?」

「무슨 소리야, 그게?」

「여긴 우리 집 방향이 아니잖아. 만약에 내가 이쪽으로 지나가지 않았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아차, 그런가?」

「그런가가 아니지, 그런가가」

「그렇지만 실은 나도 잘 몰라. 그냥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마키짱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깐. 그것뿐이야」




아무런 근거도 없다.

아무런 논리도 없다.

아무런 이유도 없다.

그런데도 당신은 내 마음속을 꿰뚫어본다.

그렇기에 당신은 교활해.

그렇지만 당신이 좋아.

누구보다도 좋아.



「니코...」

「왜?」

「니코, 니코...」

「...」

「니코, 니코, 니코오...」

「...응」

「나 니코가 너무 좋아」




3년 가까이 참아온 말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눈물샘도 붕괴했다.



「정말로 좋아해, 니코」

「...」



언제나 너에게만은 솔직하게 대할 수 없어서...이번만은 솔직해지고 싶은데.

입이 제대로 움직이질 않아서...마음이 조여와서.

그렇지만 말해야 해서.



「니코를 좋아하게 된 건 내 자랑이야,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니코를 좋아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응, 마키짱이 그렇게 말해주니깐 기뻐」

「그러니깐 니코...」

「응」

「앞으로도 계속 좋아해도 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다.

다시는 그 얼굴을 볼 수도, 다시는 목소리를 들을 일도 없을 줄 알았다.

이렇게 보게 된 지금도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아서 불안하고 초조하다.

그렇지만 말해야만 한다.

한번도 말하지 못했던 당신을 향한 내 마음을.




「...마키짱, 마키짱은 계속 니코를 좋아했었던 거구나」

「...응, 좋아했어. 아니, 지금도 좋아해」

「그럼 그걸로 됐어, 이젠 충분해」

「...에」

「마키짱은 이미 충분히 니코를 기다려 줄 만큼 기다렸어, 잔뜩 좋아해줬어」

「...」

「그러니깐...」

「...」

「이젠 내가 갈게, 마키짱이 있는 곳으로」

「그럼...」

「응, 니코도 마키짱을 좋아해. 좋아하고 있어」




그런 말을 끝으로 품으로 파고드는 니코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그 순간 어디에나 있던 니코는 사라졌지만, 이젠 이 곳에 니코가 있다.

그렇기에 소중하다.

무엇보다도 소중하다.





봄이 지나고 겨울이 찾아오고, 그리고 다시 이렇게 봄이 찾아왔다.





린파나도 꽤 좋을 것 같은데 어째 그 둘은 새드한 소재 밖에는 안 떠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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