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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뜨거울 때 우산을 쓰면, 신기하게도 비가 내린다

운영자 2009.01.08 12:08:06
조회 1170 추천 1 댓글 2

 ‘주역’은 필연적 결정론을 거부한다


 운명을 얘기할 때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바로 주역(周易)이다. 점을 쳐주는 이들을 두루 가리켜 역술가(易術家)라 부를 정도로 역학(易學)은 곧 점술학이 되었고, ‘주역’에 통달하면 미래의 길흉화복을 환히 꿰뚫어 알 수 있다는 믿음이 폭넓게 확산되어 있다.


 그러나 ‘주역’은 여러 점술서 가운데 예언서로서의 성격을 가장 적게 지니고 있는 책이다. 운명적 결정론에 바탕을 둔 가장 기본적인 점술은 역시 사주추명학(四柱推命學)이요. 그 다음이 관상학이나 성명학 정도가 될 것이다.


 ‘주역’은 ‘바뀔 역(易)’자가 시사하는 바 그대로 “모든 것은 변한다”는 믿음 위에서 이룩된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 결정론을 단연코 거부한다. 굳이 점술적 측면이 있다면 우리가 동물적 육감으로 갖고 있는 예지본능을 점괘를 통해 되살려내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자각하도록 유도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모든 점술가들이 역학을 겉간판으로 내세우는 이유는, 역학이 가장 실용적인 철학체계를 지니고 있으면서, 동양사상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음양의 이치를 실제 인생사와 결부시켜 밝혀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주역’은 약 3천년 전 중국 주(周)나라 초기에 이루어진 책이다. ‘주역’은 고대 중국인의 자연관과 인간관, 그리고 특히 운명관을 연구하는 데 가장 긴요한 문헌이다. ‘주역’은 서구적 의미의 논리적인 철학체계와는 근본적으로 성격을 다리하여, 자연계와 인간계에 드러나 있는 구체적인 현상들을 총괄적으로 수렴한 뒤 그것을 상징적으로 연역한 결과로 이루어진 ‘시적(詩的) 상징’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삼라만상의 변화와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나는 갖가지 굴곡들을 간요하게 함축하기 위해서는 시적 상징의 수법을 빌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시적 상징은 직관력과 상상력의 계발을 가능하게 해주어, 우리를 편협한 ‘직유적 사고’가 아니라 융통성 있는 ‘상징적 사고’로 이끌어준다.


 ‘주역’의 저자는 자연계의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각종 현상들로부터 그 변화와 교역(交易)의 법칙을 찾아내어 64괘(卦)의 상징체계를 만든 뒤, 인간의 운명을 지배하는 어떤 동인(動因)을 밝혀내려 했다. 여기서 말하는 운명이란 선천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변화의 흐름’을 가리킨다. ‘주역’에서 음양의 이론과 함께 가장 기본적인 전제로 동원되는 것은 바로 ‘혁신적 변화가능성에 대한 믿음’인 것이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주역’의 최초 저자는 은(殷)나라 말 주왕(紂王)의 폭정에 항거하다 7년 동안 옥살이까지 한 문왕(文王)이라 한다. 그가 주(周)나라 건국의 기초를 다져 그의 아들 무왕(武王)이 결국 주왕(紂王)을 거꾸러뜨리고 주(周)나라를 건국하게 되는데, 그가 옥중에서 구상한 것이 역(易)의 기초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역’을 저술한 기본동기 역시 ‘혁신적 쇄신에 대한 신념’이요, ‘변화의 도(道)에 대한 탐구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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