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걸루는 이제 메갤에 오지 않는다.

오더라도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다.

캥걸루가 남긴 것은 정성껏 만든 수십개의 공지 뿐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캥걸루는 우리에게 공지글을 남기고 사라졌다.

무엇이 캥걸루를 메갤에서 떠나게 했을까

바빠졌을까

메갤 쓰레기들에게 환멸을 느낀 것일까

정말 그렇다면 어떤 점이 캥걸루를 도저히 못 견디게 만들었을까

메갤을 떠나기 전 캥걸루가 자주 하던 말이 있다.

닉언이 자유롭다는 말

유동부터 고닉까지 한페이지에 수십번씩 캥걸루를 울부짖으며 글을 쓰던 시절이었다.

메갤에 처음 들어온 사람은 당연히 캥걸루가 누구인지 모르기에 소외될 수밖에 없었고

캥걸루의 캐릭터는 짤방으로 그려저 하루에도 수 차례씩 개념글을 넘나들었다.

확실히 닉언좆목질과 네임드화는 커뮤니티에는 쥐약과 같다.

많은 커뮤니티가 저 둘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자멸한다.

사적인 감정 없이 담담하게 이야기하건대,

캥걸루가 탈갤하지 않았더라면 현재 메갤의 상태는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여전히 사람들은 캥걸루를 부르짖고

캥걸루가 누구냐며 유입들은 어리둥절해하고

네임드화를 조장한다며 캥걸루를 욕하는 글

캥걸루는 잘못이 없다며 캥걸루를 옹호하는 글

캥걸루 홍위병 극혐이라면서 옹호하는 사람을 까는 글들이 넘쳐났을 것이다.

캥걸루는 이것이 싫어서 탈갤했을까

분명 캥걸루는 네임드화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공지를 쓰게 된 만큼 모두에게 헌신적이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였고

친목을 자제하려고 친창을 비우고 1인길드에 들어가곤 했다

친목을 자제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람인 만큼, 누군가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든다.

갤럼들이 캥걸루를 울부짖으면서 좋아라 하는 것처럼.

캥걸루도 그랬을 것이다.

캥걸루가 정말로 친목을 아예 하지 않았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

예전 단풍갤을 만들 때 새벽과 연락을 주고받은 뒤 모텔에서 밤새도록 폭풍섹스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유명 고닉들과의 방명록 커넥션이 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그러나 단지 소문일 뿐

최소한 캥걸루는 제 3자가 보기에 친목을 멀리한다는 태도를 느낄 수 있는 정도로 노력을 했다.

메갤을 위해서.

그런 캥걸루가 결국에는 떠났다.

귀엽게 토끼콘을 달던 걸루의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다.

캥걸루의 탈갤이 메갤의 건강성을 지키기 위한 결심의 발로인지

단순히 메갤에 상주하는 정신병자들에게 환멸을 느껴서인지는 알 수 없다.

오직 본인만이 알 것이다

오늘밤 밝게 차오른 달을 보며 

한때 메갤을 풍미했던 그녀를 잠시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