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87년생 틀딱 아재임

저 사진은 유치원 때 찍힌 것 같은데, 손잡고 있는 여자애는 바로 옆집 살던 애였고, 내가 살던 곳이 경주 양남이라는 촌동네라 학원 따윈 따로 없고 집집마다 특기가 있는 엄마들이 개인 교습을 했었는데, 마침 쟤네 어머니가 피아노 전공자 출신이라 피아노를 좀 배웠던 기억이 난다(바이엘 상권까지 뗐던 것 같다)

초등학교 입학 직전에 아버지가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저 동네를 떠나야 했다. 살던 곳이 회사 사택이라서. 그 뒤로 저 동네 애들이랑은 그대로 연이 끊겼지 뭐. 쟤 말고도 맨날 마성전설 게임 하러 놀러가던 애도 있었고 나름 추억거리가 어렴풋이 기억은 난다만...

근데 갑자기 왜 유딩 때 사진을 들고왔냐면, 저 때 이후로 난 여자애랑 친하게 지내본 경험이 없다... 그래서 어제 앨범 정리하다 우연히 발견한 저 사진을 보고 추하게도 눈물이 흐를 뻔한 걸 간신히 머금어 삼켰다...

쟤도 나이가 나이인 만큼 살아 있다면 아마 이미 결혼해서 애도 낳고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뭐 하고 살고 있을 지 문득 궁금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