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굿바이, <미스 함무라비>

황희두(112.187) 2018.07.17 01:43:37
조회 797 추천 28 댓글 4
														

viewimage.php?id=20aed827e8df2db46fbddf&no=24b0d769e1d32ca73cef83fa11d02831a8a78790708c2166b82f7ce95c9f30b68a1907992d3d7d3b3713b89be0afeec34b56006390b618082bcb8d313032a72c7d03

@JTBC <미스 함무라비>




최근 한 친구의 추천으로 어떤 드라마를 알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유일하게 챙겨본 TV 프로그램이다. 바로 JTBC <미스 함무라비>다.

평소 사회운동을 하며 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던 나는 이 드라마를 처음 접한 순간 그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과거 '예스맨'이던 나는 어느 순간 '프로 불편러'로 낙인이 찍힌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며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받았다. 지치고 힘든 밤, 마치 나를 따스하게 안아주는 기분을 느꼈다고 해야 하나.

심지어 현직 부장판사로 계신 문유석 작가님께서 이 드라마를 직접 쓰셨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가히 보수적인 집단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법원에 계신 분께서 이런 원고를 쓰신다는 것을 통해, '프로불편러'들을 보며 더 큰 '불편함'을 토로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해주는 기분을 느꼈기에.

더군다나 매번 믿고 보는 배우 성동일 씨의 감초 같은 연기와, 남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박차오름을 연기한 고아라 씨의 새로운 매력, 그리고 오래전부터 조용히 덕질을 해왔던 김명수(엘)의 눈웃음도 드라마의 매력에 빠지는 데 한 몫했다. 어느 순간 이 드라마는 나의 친구이자, 나의 존재 그 자체였다.

누군가는 드라마 내용이 뻔하다고 볼 수도 있다.

보수적 집단인 법원에 신임 판사가 들어온 후 주위 사람들을 하나둘씩 변화시키며 악의 무리들을 서서히 물리쳐가는 스토리. 실제로 극 중 주인공들의 러브스토리는 가히 성공적이었으며, 보수적이던 선배들이 하나둘씩 주인공의 편에 서거나 끝까지 저항하던 사람들은 결국 패배를 맞이했다. ㅡ물론, 극 중 재벌로 나왔던 NJ그룹 민용준 부사장도 쓰라린 패배를 맛보는 듯 보였지만 실제 그의 일상에는 작은 균열조차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당분간 기분이 저기압일 수는 있겠지만ㅡ

아무튼 이 드라마는 어릴 적부터 흔하게 봐오던 슈퍼맨과 비슷한 히어로물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 물론, 아주 단순하게 바라봤을 때 이야기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 <미스 함무라비>는 그런 뻔한 히어로물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드라마였다.

사회의 최전선에 뛰어들어 변화를 외치며 현실의 벽에 부딪히던 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변화란 불가능한 것'이란 느낌이 들어 엄청난 회의를 하던 내가 이 드라마의 결말을 보며 생각을 다시 바꿀 수 있었기에. 그리고 어쩌면 말도 안 되는 내용이라 생각할 수 있는 부분도 서서히 현실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이 드라마는 그 변화와 저항 사이의 간극을 이상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너무나 잘 표현해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지만, 놀랍게도 아주 가끔은 세상이 바뀐다. 누군가 질문을 한다면. 꼭 해야 되는데 아무도 하지 않는 그런 질문을."

꺼져가던 내면의 불씨를 다시 되살린, 나의 심금을 크게 울렸던 대사.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 이는 실제로 내가 사회 변화를 추구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그렇게 주위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서서히 풀 죽어가던 나는 드라마 속 저 대사를 들으며 문득 무언가가 떠올랐다. 아주 가끔, 작은 계란 하나로 인해 바위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아무리 막을지라도 분명 사회는 변해간다는 희망적인 현실의 메시지를 말이다.

문득 정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것은 이미 우리의 내면에 있는 것은 아닐까.

평생 간직해야겠다. 남들이 나를 불편한 사람 취급할지라도 당당하게 할 말은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그리고 아무도 하지 않는 그런 질문을 내가 해야겠다는 각오를. 

아쉽게도 나에게 여러모로 큰 깨달음을 주었던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는 막을 내렸지만, 내 마음속엔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사회 부조리에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는 소신과,
주위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용기만큼은.
그리고 작은 계란으로도 큰 세상이 변한다는 그런 확신만큼은.


추천 비추천

28

고정닉 1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5174 신입생환영회때 바른이 옷에.. [5] ㅇㅇ(211.209) 18.07.19 806 5
5170 @@ 7일차 총알정산(연장됨)+메시지북 수집현황 [13] 미함서포트총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9 650 13
5160 @@ 디쟈인 스탭 확정자를 찾습니다 @@ 미함서포트총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8 251 5
5157 아, 그게 복선이었나? [6] ㅇㅇ(180.64) 18.07.18 1371 19
5156 14회 리뷰 - 그냥 거기 잠시만 [6] 파반느(175.209) 18.07.18 774 20
5155 @@ 급)클레이 관련으로 증인들 의견 물어 @@ [21] 미함서포트총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8 779 7
5147 증인들아 그거 아니??? [6] ㅇㅇ(210.180) 18.07.18 840 5
5144 13회 리뷰 - 그 날 밤에 있었던 진실은 ? [8] 파반느(175.209) 18.07.18 920 17
5142 대본) 아 그 교수 모텔할머니.. [8] ㅇㅇ(117.111) 18.07.18 874 0
5141 잘못 올려서 재업로드하는 밑밑 기사ㅋㅋㅋㅋ [3] ㅇㅇ(211.246) 18.07.18 683 15
5139 종영 '미스 함무라비' 속 시원했던 사이다 장면은? [5] 미함시즌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8 490 6
5138 기자가 “사직서 프로포즈가 아니냐”고 하자 ㅋㅋㅋㅋㅋㅋ [18] ㅇㅇ(210.180) 18.07.18 1728 12
5137 바름이들 그래도 뭔가 좋은 엔딩이였어 ㅋㅋ [6] ㅇㅇ(139.181) 18.07.18 544 1
5135 귀엽네.gif [24] ㅇㅇ(183.109) 18.07.18 2001 62
5133 바른본체소속사 포스팅에 바름이들 [14] ㅇㅇ(14.53) 18.07.18 1743 50
5132 @@ 투표 결과 @@ [8] 미함스텝verysw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8 606 11
5131 [메세지북] 팬아트(?) [14] ㅇㅇ(119.194) 18.07.18 696 34
5130 그리고 둘이서 한강에서.... [6] ㅇㅇ(110.70) 18.07.18 1287 26
5129 바르니와 작가님은 피곤한 사이래ㅋㅋㅋㅋㅋ [6] ㅇㅇ(110.70) 18.07.18 1587 30
5127 @@ 서포트팀 디자인 스탭 찬반 결과 @@ [2] 미함서포트총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226 5
5126 일본에서 방영 시즌2가자(210.205) 18.07.17 398 2
5125 @@6일차 서포트 총알현황+ 메시지북 일일 수집현황 [5] 미함서포트총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469 14
5122 @고민하는 증인들을 위해 총머의 메시지를 예시로 공개(처형)함 [7] 미함서포트총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581 19
5121 마지막 도서관 에필로그 이도연 실무관이 쓴 극본 이야기지? ㅋㅋ [1] ㅇㅇ(211.210) 18.07.17 548 0
5118 공홈 포토갤러리 사진 많이 올려놨네 [2] ㅇㅇ(58.122) 18.07.17 509 3
5117 서치하다가 찾았는데 둥? [4] ㄴㄴ(112.158) 18.07.17 1155 19
5116 11시가 다가오는구나 [6] ㅇㅇ(121.130) 18.07.17 305 2
5115 바르니 소속사 메이킹 [16] ㅇㅇ(61.74) 18.07.17 1588 54
5114 한세상 ㅋㅋㅋㅋ [1] 地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556 2
5113 이분이 드라마 작가 아바타였음...? [1] 地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621 0
5112 오늘은 방송 뭐하나요? [2] Pas(110.13) 18.07.17 289 0
5108 근데 오름본체는 인텁 안한건가? [6] ㅇㅇㅇ(203.226) 18.07.17 707 2
5107 Sing글즈 8월호에 바른본체,오름본체 인텁있다 [5] ㅇㅇ(110.70) 18.07.17 1238 20
5106 이거 시즌 2도 나옴? 과천히어로즈(121.161) 18.07.17 322 0
5105 이거 메이킹 영상 주소좀 [4] 슬랑둥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478 0
5104 바름 클레이 & 업체 투표 [22] 미함스텝verysw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962 10
5102 오름본체도 인터뷰떠라 [4] ㅇㅇ(211.36) 18.07.17 420 2
5100 서포트 스태비가 늦은 인사 드림. [6] 미함스탭.바름생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896 17
5099 @@메시지 작성 가이드 수정 + 작성 중간현황@@@ [12] 미함서포트총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494 11
5098 시즌 2 말야 [7] ㅇㅇ(126.10) 18.07.17 717 2
5097 성.공.충 판사님 인별 [15] ㅇㅇ(223.39) 18.07.17 2132 26
5096 메시지북 쓸거 정리하다가 질문 [4] ㅇㅇ(58.124) 18.07.17 229 0
5095 사진 보고 생각한건데 ㅋㅋㅋㅋㅋ [9] ㅇㅇ(210.180) 18.07.17 1073 2
5094 오름본체 인별 [6] ㅇㅇ(223.39) 18.07.17 1341 34
5093 새삼 너무 고맙다 [2] ㅇㅇ(112.144) 18.07.17 341 0
5092 서포트스텝 인사 & 메세지북 공지 [6] 미함스텝veryswe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513 13
5091 보.왕 ㅅㅅㅅ 인별 [5] ㅇㅇ(223.39) 18.07.17 1547 27
5089 한세상 부장이 사표를 쓰는 이유가 궁금하다 [8] ㅇㅇ(112.187) 18.07.17 675 0
5088 바른본체 라운드 인텁 중에서(시즌투언급부분추가) [13] ㅇㅇ(14.53) 18.07.17 1546 32
5087 @@@ 서포트팀 디자인 스탭 찬반 투표(~오늘 자정까지)@@ [10] 미함서포트총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8.07.17 262 7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