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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감상 조금..

ㅇㅇ(180.70) 2018.07.23 02:32:43
조회 710 추천 20 댓글 7


널 더 알아야겠어. 널 더 이해하려고.


 인간의 표정을 알 수 없는 경우는 데이터에 없거나 갈등과 고뇌를 겪고 있을 때뿐인데, 소봉이의 얼굴은 깊은 생각에 잠긴 듯이 순간 멈춰버렸어. 

네가 로봇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대답은 그림같은 풍경에서 뒤따라오는 자전거를 보는 것처럼 생경하게 로남이의 데이터에 입력되었지.

내가 로봇이라서, 인간이 아니라서 네가 우는 걸까?

이유도 모르면서 안아주는, 웃음도 장난도 사라진 다정한 포옹이 더 슬퍼서 소봉이는 더 크게 울어버렸어. 소봉이를 안은 로남이의 얼굴은 감정을 알 수 없다고 정의했던 인간의 데이터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


 깨어난 인간남신은 상황에 적응하기에 앞서 사태파악이 중요했어.

자신을 이렇게 만든 서이사에 대한 경고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도 로봇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 궁금했거든. 도착한 회사에서 마주친 그 때 그 경호원은 생전 처음보는 간절한 눈빛으로 인남의 시선을 붙잡았어. 

같이 웃고, 이야기하고, 함께 하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은 다른 이를 향한 것이란 걸 알지만 의미만은 정확하게 인간남신에게 전달되었지.

왜? 타인의 호의와 관심에는 마땅히 따르는 무언가가 있기에, 인간남신은 로봇의 가치가 궁금해졌어. 당연한 질문에 당연하게 대답한 소봉이의 마음은 주어담을 새도 없이 인남이에게 갑자기 쏟아졌지. 

그냥 네가 좋아. 그러니까 이런 사람들 사이에 있지 말고 나랑 같이 가자.

있을리 없는 인간 남신의 거짓말 탐지기에 닿은 것은 틈새도 없이 단단하게 맞물린 소봉이의 진심이었어.

그 손을 뿌리치지 않은 것은 텅 빈 마음에 맞춤처럼 내려앉은 애정때문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괴물이라는 말에 대신 상처를 받고 아파하며, 손을 움켜쥐는 소봉이의 온기가 아쉬워서 일수도 있겠어. PT 리허설장의 익숙한 빈자리는 여전한데, 익숙했던 사람들은 자신을 다른 사람 보듯이 해.

누가 괴물인지 모르고 손가락질을 하는 저 뻔뻔한 서이사의 모습에 인남이의 분노는 유리잔처럼 깨지고, 피처럼 흘러내렸어.

통증과 함께 찾아온 현실감은 잠시 방심했던 자신을 다그치듯이 소봉이를 몰아세웠고, 감정의 폭발을 견디지 못한 몸은 배터리가 방전된 로봇처럼 쓰러졌지.


로남이는 인간남신이 사라진 빈 침대를 보고, 소봉이와 그가 만났을꺼라고 생각했을꺼야.

인간 남신이 깨어나면, 자신이 있을 이유가 사라지고, 덩달아 소봉이가 곁에 있을 이유도 같이 사라진다는 걸 알기에, gps도 안켜고, 소봉이가 올 때까지 계속 기다렸어. 인간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니까.

하지만, 공원에서 로남이를 기다리는 소봉이의 모습은 어쩐지 매우 불안해보여.

어디 가지마. 인간남신에 대해서 말할 줄 알았던 소봉이는 사라지지 말라고 말했던 그 날 밤과 같은 말만 되풀이하면서 로남이를 껴안았어.

인간남신의 등장과 함께 시작될 주변 사람들의 부재에 어쩌면 조금 외로웠을지도 모르겠어. 조만간이라는 시간은 수치로 잴 수 없었지만, 가지말라는 소봉이의 말의 무게 정도는 짐작할 수 있어서, 로남이는 소봉이의 눈물로부터 위로같은 온기를 얻었어.

왜 울었어? 인간은 너무 좋아도 울잖아. 또다시 눈물을 보인 소봉이의 표정은 지난 번과 같아서, 로남이는 소봉이에 대해 더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소봉이가 말하는 사랑이라는 것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지만, 계속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래. 손에 만져지는 따뜻하고 작은 목걸이의 감촉은 소봉이의 마음처럼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로남이에게 새겨졌어. 그리고 로남이는 깨달았어. 한결같았던 소봉이의 표정은 사랑을 말하는 거였구나. 그 표정을 바라보는 내 이 감정을 예쁘다 라고 하는거구나 라고.

 

 예전에 로남이는 소봉이 아버지에게 이런 말을 했어. 강소봉씨가 나를 지켜준다고 약속했으니까 나도 지켜줄꺼라고. 소봉이 아버지를 설득시켰던 그 말은 로봇남신이 약속을 지켜줬으니까 나도 지켜줘야해요 라는 말로 되돌아와 오로라 박사의 마음을 움직였지.

그렇게 로남이는 소봉이의 킬스위치가 되었어.

소봉이의 얼굴을 자세히, 계속 봐야지라고 말하는 로남이의  행동은 소봉이가 정의했던 사랑이라는 마음의 진행형이야. 얼굴몸매다되는 이성의 착한 비주얼을 보는 것도 욕망과 감정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한데, 이성의 대상이 바뀐 것일 뿐, 로남이는 그렇게 점점 인간과 가까워지고 있었어.

인간남신의 팔에 붙잡힌 소봉이를 떼어낸 것은, 이성에게 느끼는 질투뿐만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에 느끼는 질투도 포함되었어.  공평하고 논리적이지 못한 이 감정이 강소봉은 오로지 나만의 사람이라고 정의했기 때문이야.










ㅃ..

정리가잘안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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