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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덕팬픽] 유혹 上

(175.199) 2016.04.24 21:36:13
조회 4387 추천 20 댓글 1

"그러니까 이게..."


복숭아처럼 고운 얼굴이 선홍빛으로 붉어지며 가리킨 손가락의 끝엔 휘황 찬란히 빛을 내는 자개함이 있었다.
전쟁이 일어났다 하더라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는 풍문을 가진 여왕인 덕만은 이미 그 소문과는 멀어 보일 정도로 당황한 표정이었다.


"서역에서 어렵게 구한 것입니다. 이것만 있으면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하는 사내가 없다지요."


옛 기억 사막에서 보았던 서역에서 건너왔다는 화려한 문양의 얇은 천을 머리에 두른 여인이 덕만에게 속삭이자 분홍빛의 얼굴이 빨갛게 더욱 달아올랐다.


"이... 이런 것은 필요 없다..."


당황한 나머지 목소리마저 떨린 덕만이 콜록콜록 헛기침을 해대자 여인이 미소를 지으며 덕만에게 자개함을 건네었다.


"이것은 돈을 지불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폐하를 위해 가져온 것이니 부디 받아주시어요."


받을까 말까.
이성과 감성이 치밀하게 자신 안에서 싸우고 있는 것이 느껴진 덕만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솔직히, 궁금하기는 하다.
자신도 모르게 침이 꿀꺽 삼켜졌다.


"함 안에 가루와 돌이 있습니다. 가루는 목간을 하실 때 탕에 넣으시면 되고 돌로 살결을 문지르시면 됩니다."


여인의 목소리는 마치 옛 서국의 이야기책에 나오는 마녀처럼 달콤하고 유혹적이었다.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그 함을 쥐고 고개를 끄덕이는 덕만을 보며 여인이 웃음을 지었다.


"사실인지는 모르오나..."
"응?"


아무도 없지만 손으로 입을 가려 말하는 여인에게 덕만이 귀를 가져다 대었다.


"사내가 그 돌로 여인을 문지르면 그 효과가 더욱 커진다 합니다."
"꺄악!"


놀란 덕만이 소리를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방 문 앞에서 알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었다.


"폐하, 무슨 일이시옵니까?"


여인이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취하였다.
여왕을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참으로 티끌 하나 허튼 부분이 없이 완벽한 모습에 덕만은 괜히 그런 그녀가 얄미워졌다.


"허면 소인 이만 물러가옵니다."


덕만이 고개를 끄덕이자 여인이 방문 밖으로 빠져나갔다.
어쩐다, 이제 와서 바꾸기엔 저 여인이 가져다주는 장식품들이 꽤나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얼굴을 봐야 할지... 자개함을 바라보는 덕만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폐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세요."


덕만의 말이 마치자마자 양문이 열리며 보랏빛의 유화복을 입은 지설이 들어섰다.
머리 위의 옥장식이 그녀가 보통 유화와는 다른 덕만의 유모임을 알려주었다.
마치 잘못을 하고 혼이 날까 두려워하는 아이와 같은 덕만의 표정에 지설이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시옵니까?"
"저... 그게... 아닐세."


고민하던 덕만이 결국 입을 다물자 지설이 그런 덕만의 눈치를 살피었다.
더 물을까 하다 행여 심기를 거스를까 싶어 방물장수인 여인이 놓고 간 장식품들과 보석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건 내버려 두시게!"


지설이 자개함에 손을 댄 순간 덕만이 소리를 질렀다.
평소 목소리가 크지 않은 덕만이라 이런 경우가 전혀 없었기에 당황한 지설이 재빨리 자개함에서 손을 떼었다.


"폐하...?"
"미... 미안하네. 이건 내가 알아서 정리할 테니 나가시게."


아무래도 괜히 받은 듯싶다.
화끈 거리는 얼굴을 주체 못해 덕만이 손바닥으로 양볼을 감쌌다.
사실 함만 보고서는 그저 비싸고 화려한 자개함으로만 보이는 것이었으나 괜히 민망해지는 것은 착각이 아닐 것이었다.
괜스레 지설이 함만 보고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 폐하, 드릴 말씀이 있사옵니다."


지설이 덕만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자 덕만이 두 눈을 깜빡였다.
설마 이 물건이 뭔지 알아차린 걸까?
덕만의 심장이 빠른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오늘이 그날입니다."
"응?"


다행히 자개함에 관한 말은 아니었으나 그.날. 이라는 말에 덕만이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색공일 말입니다. 신궁에서 급히 방금 전갈을 가져왔습니다."
"갑자기 왜?"


보통의 색공일은 늦어도 열흘 정도 미리 통보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런데 갑자기 그것도 당일 통보라니, 덕만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늘이 길일이라 합니다. 오늘 밤만 잘 치르시면 대대손손 촉망을 받는 왕을 잉태하실 수 있다 합니다."


지설이 쑥스러워하며 건넨 말에 덕만의 얼굴이 다시 붉어졌다.
대체 오늘 다들 나에게 왜 이러는 것이냐.


"비담공께도 이미 전갈이 갔다 하니 오늘 밤 오실 겝니다."
"신궁은 어찌 나에게 먼저 묻지도 아니하고..."


덕만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솔직히 유일한 색공지신인 비담에게서 받는 색공이 싫지 않았다. 
조금 더 솔직해지자면 싫지 않은 것이 아니라 좋았다. 
색공을 받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 여인이 된 듯하였으니까, 그것이 여왕이 받는 색공의 목적과는 정반대의 일이라 하더라도.


"허면 아니하시겠다 말을 전할까요, 폐하?"
"그건 아니고..."


덕만의 말에 지설이 미소를 지었다.


"허면 준비하겠나이다."


지설이 나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덕만은 고개를 푹 숙였다.
두 눈에 계속 영롱한 빛의 자개함이 들어오자 몇 번의 망설임 끝에 덕만이 자개함을 열어버렸다.
그 여인의 말대로 종이에 감싸져있는 가루와 마치 흰빛을 가진 돌은 보석처럼 빛이 났다.
이걸 오늘 써볼까?
덕만의 고민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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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단편에 비루한 글이지만 감상해주어 고마워~
블로그에선 한 편인데 여기는 최대 글자수를 넘어서 부득이하게 짤라야하네, 글도 짧은데 이게 뭔일이람...
블로그에 있는 글들도 올릴려다가 사진이랑 복사하는게 잘 안되서 ㅜㅜ 갤은 참 제한이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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