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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비담의 난-2

명워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6.23 22: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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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미실의 사당(낮)


차분한 표정의 비담. 고개를 들어 미실의 초상을 올려본다.


미실(E): 사랑은 아낌없이 빼앗는 것이다.
비담(E): 십 오년이 지나서야, 어머니 당신의 말을 옳았음을 인정합니다. 해서... 아낌없이 빼앗으려 합니다. 그녀의 자리, 그녀의 나라, 그녀의 어깨에 진... 짐마저 모두 빼앗으려 합니다. 어머니, 당신이 내게 그러했던 것 처럼 나 역시 필요에 의해, 당신을 이용해가며 말입니다.


사당에 들어오려던 설원, 비담을 발견하고 흠칫 놀란다. 비담, 역시 설원을 보고.



#21 사당 마당(낮)


설원, 비담, 함께 나오고.


설원: 사량부령을 여기서 뵙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어머니를 뵈러 온 것입니까.
비담: 어머니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설원: (어머니란 말에 놀라고) 드릴 말씀이요?
비담: 어머니, 당신의 유지를... 이루겠다는 말이요.
설원: (!!)
비담: 내가 이 신라의... 왕이 될 겁니다.
설원: (...) 연유가 무엇입니까.
비담: (보면)
설원: 그간 전혀 받들려 하지 않던, 받들 의사조차 보이시지 않던 유지를 이제야 받들려는 연유 말입니다.
비담: (쓸쓸하게 웃으며) 글쎄... 나 역시, 어머니 미실의 아들임을 너무 늦게 깨달았기 때문이겠지요.
설원: ...왕이 되겠다는 말, 진심이십니까.
비담: 물론입니다. 난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22 편전(낮)


아무렇지 않게 교지와 사령장을 내리는 덕만. 눈이 보이는 사람처럼 자연스레 회의를 주관한다. 그럴수록 비담은 덕만이 안타깝고, 안쓰럽다. 그런 비담을 설원은 주의깊게 본다.



#23 사량부 집무실(낮)

보종, 하종, 미생, 설원이 앉아있고.


미생: (!) 뭐, 뭐라구요? 비담공이 정말 그리 말했습니까?
설원: 예. 제가 직접 들었습니다.
하종: 난 비담 그 자식 못 믿겠어요.
설원: (보면)
하종: 그렇게 말해놓고, 일망타진해서 우리 귀족세력을 폐하 앞에 떡하니 던져놓을지 누가 압니까?
미생: 그러기엔 쉽지 않을 겁니다.
보종: 예?
미생: 그리되면 세간은 비담을 왕이 될 수 있는 자로 각인하게 될 거다. 허면, 다음 왕이 누가 되든 비담은 위험인물이 되는 것이야. 비담이 누군가를 왕으로 추대하려는 것이면 몰라도, 스스로 왕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역모를 고발한다는 것은 제 무덤을 파는 짓이나 마찬가지다.
보종: 허면 숙부께선 비담을 믿으십니까.
미생: 나라고 어찌 비담을 믿겠느냐. 다만, 사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설원: (고민하다) 어찌됐던, 우리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새주의 핏줄을 이어받은 자 중 가장 정당성이 있는 것은 누가 뭐래도 비담공이니까요.
미생: (쯧 혀를 찬다.)
설원: 허니 하종공께선 귀족세력을 규합해주십시오. 미생공, 염종은 어떻습니까.
미생: 그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여러 해 전에 우리 편에 끌어들였습니다.
설원: (고개를 끄덕인다.)



#24 서라벌이 내려다보이는 누각(밤)



허공을 내려다보는 듯한 덕만. 조심스레 걸어오는 죽방, 손에 목판들을 들고 있다.


죽방: (조심스레) 저... 폐하.
덕만: (알아차리고, 싱긋 웃는) 형님.
죽방: 알천공이 없으니 좀 불안하시죠?
덕만: 아닙니다. 죽방형님이 이렇게 곁에 계시지 않습니까.
죽방: (배시시 웃고)
덕만: 형님께서 계셔서 늘 든든합니다.
죽방: 제가 뭘 한게 있다구 그러십니까.
덕만: 아닙니다. (서라벌을 내려다보며) 제가 눈이 멀어가는 걸 가장 먼저 아셔놓구선 모두에게 함구하고 그것을 들키지 않도록 도와주고 계시징 않습니까.
죽방: 그거야 당연한 것을요.
덕만: (그저 웃는다)
죽방: (목판들을 덕만의 앞에 올려놓는다.)
덕만: (무게감을 느끼고,?)
죽방: 편전, 예부, 내성, 광인전의 지도입니다.
덕만: (!, 손을 뻗어 만져보면, 지도가 목판으로 새겨져있다. 죽방의 마음이 느껴져 고마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고)
죽방: 천자문도 새겨넣고 있습니다. 일부러 얕게 파서요. 그걸로 먼저 대략적인 감각을 익히시고 나중에 먹물을 진하게 하셔서 손에 익히시면 좀 수월하실 겁니다.
덕만: 형님.
죽방: 예, 폐하.
덕만: 눈이 흐려지고, 눈 앞에 있는 글자도, 사람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그럴 수록 오히려 기억들은 더 선명해져요. 사막에서 만났던 상인들, 그때 읽었던 글들, 만노군에서 만났던 언니, 유신랑, 죽방형님과 고도형님.
죽방: (...)
덕만: 형님.
죽방: 예, 폐하.
덕만: 제가 참, 좋은 아버지를 두었습니다.

죽방, 회상을 떠올린다.

어린 덕만: (미실에게) 우리 아버지랑 형님, 왜 잡아갔수?

죽방: (찡해서) 폐하께서도 참...
덕만: (따뜻하게 웃는다.)


#25 유신의 집(낮)


삼광의 시중을 들며 갑옷을 벗는 유신.

삼광: 율포현의 선박 건립은 잘 진행되고 있사옵니까?
유신: 그래, 우산국의 정벌 이후 수군의 정비가 잠시 소홀하였으나 왜구의 구축과 탐라의 정벌을 위해 수군을 재건해야 한다는 것이 폐하의 뜻이다. 허니, 모두가 다함께 수군의 재건을 위해 신심을 다해야 할 것이다.
삼광: (아차 싶어) 아, 아버지.
유신: (?)
삼광: 아버지께서 율포현에 가 계시는 동안 폐하를 배알한 적이 있습니다.
유신: 그래, 폐하를?
삼광: 예, 헌데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유신: (?) 이상한 일이라니.
삼광: 폐하께서 제 얼굴을 아시지 않습니까.
유신: 그래, 어린 시절부터 봤으니 물론 그럴 것이다.
삼광: 헌데, 절 모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유신: (?!) 그게 무슨 소리냐. 혹, 공석의 자리인지라 모르는 척 하신 것이 아니냐?
삼광: (기억을 더듬으며) 아닙니다. 내관이 제 이름을 말하자, 매우 당황한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그 모습을 같이 본 비담공께서도 크게 걱정하실 정도로요.
유신: (걱정스런) 비담이 같이 봤다고?
삼광: 예.
유신: (귀족 옷으로 갈아입은) 잠시 나가봐야겠다.
삼광: 예? 지금 시각에 말씀이옵니까.
유신: 그래, 비담을 만나봐야겠어.
삼광: 밤이 늦었습니다. 내일 날이 밝은 후에...
유신: (단호한) 아니다. 지금 만나봐야겠다.


유신, 밖으로 나가고.



#26 비담의 집(밤)


뒷짐을 진 채 조급한 모습으로 기다리는 유신. 가노 하나가 나와 유신에게 걸어간다.


가노: 유신공.
유신: 그래, 비담은 안에 있는가.
가노: 사량부령께선 출타를 하셨습니다.
유신: (?) 출타라니, 이 야심한 시각에 말인가.
가노: 예.


유신, 뭔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느낌다.



#27 저자(밤)


홀로 걸어가는 유신, 마침 수하 하나만 두고 걸어가는 하종을 발견한다.


유신(E): (!, 몸을 숨기고) 하종이 아닌가. 어찌 이 시각에...


유신, 조용히 하종의 뒤를 쫓는다.




#28 염종 상단(밤)


귀족들, 양 옆에 앉아있다. 비담은 한가운데 앉아있고.


수을부: 제 휘하에 있는 사병 이백명도 곧 상주정에 합류할 것입니다.
미생: (비담에게) 현덕공도 뜻을 같이한다는 연통을 보냈습니다.


#29 상단 복도(밤)


은밀히 귀를 기울이는 유신.


#30 염종 상단(밤)


비담: 예, 잘하셨습니다.
주진: (말없이 앉아있다가) 헌데, 비담공.
비담: (입꼬리 올린채) 예, 주진공.
주진: 정말, 그리 하실 생각이십니까?
미생: (보면)
설원: (비담 보고)
비담: (날카로워지는)
주진: (밀리지 않고) 비담공께서 지난 수십년간, 폐하의 충직한 신하요, 유신, 알천공과 막역한 친분을 유지해 온 것은 천하 만민이 아는 사실입니다. 헌데도, 정말 그리 할 것입니까?
비담: (표정 굳는)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분들께 단언합니다. 이 비담! 모든 것을 걸고 말씀드리는데... 전 반드시! 이 신라의 왕이 될 것입니다.
설원, 미생: (단호한 태도에 자못 놀라고)



#31 상단 복도(밤)


비담의 말에 놀란 유신. 충격받은 모습이다.


유신(E): 비담, 비담이 왕이 되겠다....!


그때, 유신의 턱으로 차가운 칼날이 들이대진다. 유신, 놀라 돌아보면, 염종이다. 염종, 씩 웃으며.


염종: 오랜만입니다. 상장군. (표정 변하고) 비담공!!!!


염종의 외침에 귀족들이 모두 나온다. 맨 마지막에 나온 비담, 유신을 발견하고 얼굴이 흙빛으로 변한다.


비담: 유신! 자네가 어찌 여기...!
유신: (믿을 수 없는) 비담, 말해보게. 지금 내가 들은 말이... 사실인가!
설원: (번갈아본다.)
비담: (난처하다.)
유신: 말해보게, 어서!!
비담: (...)(염종에게) 일단, 재갈을 물리고 여함산 창고에 가둬라.
보종: (의심하는 눈빛으로 비담을 보고)
하종: (그럼 그렇지 하는 얼굴)
귀족들: (불안하다.)
염종: (마음에 들지 않지만 고개를 숙이고) 예, 사량부령.
유신: 말해라, 비담! 말하라니까! (재갈이 물리고, 끌려가면서도 소리를 외치려한다.)


유신과 염종이 나가고, 비담의 뒤에서 있던 주진이 앞으로 나선다.


주진: 비담공께서 하시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으니, 이 거사가 제대로 이뤄질까 심히 걱정이 됩니다. 흠!


주진, 밖으로 나가고. 수을부와 호재도 같이 빠져나간다. 하종, 보종은 의심스런 눈초리며, 미생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젓는다. 비담, 혼란스럽다.



#32 사량부 집무실(낮)


보종, 하종, 미생, 염종, 설원, 비담이 앉아있다.


보종: 주진공께 연락이 왔습니다. 오늘 내로 답을 달라구요.
비담: 답이라니.
보종: 유신의 목으로 말입니다.
비담: (!)
하종: 수을부공과 호재공 역시 말은 안합니다만... 금방이라도 발을 뺄 눈칩니다. 어찌 아니 그러겠습니까. 비담공이 거사를 일으킬지 아닐지, 확실하지 않은데.
비담: (!, 단호히) 난 분명 거사를 일으킬 것입니다.
보종: 우리는 이 거사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설원: (!, 보종을 보고)
보종: 헌데 정작 왕이 되겠다는 비담공께선 사사로운 정리에 이끌려 벗의 목조차 내놓으려 하시지 않고 있습니다.
비담: 유신을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는 일입니다.
염종: 그리할 바에는 차라리 목숨을 내놓을 인사라는 것을, 여기 있는 누구보다도 비담공께서 잘 아시지요.
비담: (노려보는)
염종: 역모에 가담하는 것은 모든 것을 거는 것입니다. 비담공께서도 또한, 모든 것을 거는 모습을 보이셔야... 따를 것입니다.


하종, 보종, 고개를 숙이고 나간다. 염종 역시 뒤따라 나가고.


설원: (비담에게) 비담공.
비담: (보면)
설원: 새주께선 정변 도중, 비담공을 살려놓는 과오를 저지르셨습니다. 해서, 대의를 놓치셨지요.
미생: (보면)
비담: 해서.
설원: 저는 두번 다시 그런 과오를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답을 원하는 눈빛)
비담: (답답해 미치겠다.)



#33 시위부 집무실(낮)


돌아온 알천, 시위부 무사들에게 이것저것을 지시한다. 그때, 태의가 들어오고.



알천: (태의를 발견하고, 무사들에게) 너흰 이만 나가보거라.
무사들: 예, 시위부령.


무사들이 빠져나가고, 알천이 태의에게 자리를 권하자, 태의가 앉는다. 알천도 따라서 앉는다.


태의: 출상은 잘 치르셨습니까.
알천: 예, 덕분입니다. 그간 폐하의 용태에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까.
태의: 다행히도 크게 나빠진 것은 없습니다. (불안해보이는) 헌데...
알천: (?!) 헌데... 라니, 무슨 말씀이십니까.
태의: (머뭇거린다.)



#34 인강전 집무실(낮)


죽방의 도움을 받으며 일을 처리해가는 덕만. 알천이 들어오고.

죽방: (인사하는) 시위부령.
덕만: (고개를 든다.)
알천: (다급한) 폐하.
덕만: (?)



#35 궁 연못 위(낮)


심각한 표정의 덕만. 당황스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한 표정이다.


알천(E): 비담이... 폐하의 용태에 대해 알았다고 하옵니다.
덕만(E): (안타까운) 비담......



#36 헛간(낮)


헛간에 갇힌 유신, 재갈이 물리고, 몸이 밧줄로 묶인 상태다. 주변을 둘러보는데, 갖가지 광주리 사이로 독이 보인다. 유신, 뒤로 묶인 손으로 독에 지푸라기로 엮은 돗자리를 덮어 소리를 죽이고, 독을 바닥에 계속 던진다.

#37 궁 일각(밤)


고민이 깊은 비담, 걸어가는데. 알천이 나타난다. 비담, 알천을 보고 당황하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한 얼굴이다. 알천은 그저 미안한 표정.


#38 사량부 집무실(밤)


마주 앉은 비담과 알천.


비담: (낮고, 힘빠진) 무슨 일인가.
알천: 태의을 만났네.
비담: (!, 잊고 있었던 서운함이 떠오른다.)
알천: 자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군. 내 나름대로 변명을 하자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네.
비담: (...)서운하긴 했지만, 이해는 하네. 폐하의 시위부령으로서 용태를 숨기는 것는 당연한 것이었겠지.
알천: 폐하께선 내게도 숨기고자 하셨네. 뜻한 바를 이루시진 못하셨느나...
비담: (알만하다. 더욱 안타깝고)
알천: (비담의 얼굴에서 고통을 읽으며, 공감하고)...인강전 후원에, 폐하께서 계시네.
비담: (!, 보면)
알천: 자네를... 기다리고 계셔.
비담: (!, 눈빛이 흔들린다.)



#39 헛간(밤)


이마에 땀이 송글이 맺힌 유신, 등 뒤로 깨진 독 조각으로 밧줄을 자른다.



#40 인강전 후원(밤)

비담을 기다리는 덕만. 비담, 그를 발견하고 가까이 다가가나 덕만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비담: (덕만의 실명에 또한번 울컥하고)
내관: 폐하, 앞에 비담공께서 오셨나이다.


덕만, 그 말에 앞을 주의깊게 본다. 흐릿한 시야 속에서 사람의 형태가 조금씩 느껴진다.


덕만: (알아차리고, 태연하게 웃으며) 아, 비담. 왔느냐.
비담: (안쓰러운) 예, 폐하.
덕만: 안 그래도 밤에는 물체를 분간키 어려운데, 네 사량부령 옷은 더욱 눈에 띠지 않는구나.
비담: (...)
덕만: 좀 걷겠느냐.
비담: 예. 폐하.



덕만, 비담 함께 걷는다.

덕만: 밤중에 인강전 후원을 걷는 것도 참으로오랜만이다.
비담: 그러...십니까.
덕만: 밤에는 눈이 더 흐릿한데다가 소리가 많아 인기척을 느끼기 힘들거든.

이때, 덕만이 돌에 걸려 넘어질 뻔 한것을 비담이 잡아챈다.


비담: (놀라) 폐하!
덕만: (아무렇지 않게 중심을 잡고) 이처럼 건물 밖은 안과 달리 장애물이 많기도 하고 말이다.
비담: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덕만이 더 안쓰럽다.) 폐하...
덕만: 그래도 네가 있어서, 오늘은 오랜만에 밤바람을 쐬는구나.
비담: (...)
덕만: 비담.
비담: 예.... 폐하.
덕만: 난 네게, 미안하다 말할 수 없다.
비담: (...!)
덕만: 왕에게 있어 위엄은 미덕이 아닌 필수란 것을 가르쳐준 이는 너이다.
비담: 알고... 있습니다.
덕만: (비담을 보고) 허니, 네가 알아차려야 한다.
비담: (보면)
덕만: (쓸쓸하게) 내가 널 어떤 눈으로 보는지, 네게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 네가 알아차려줘야 한다.
비담: ...예... 폐하
덕만: (씁쓸하게 웃고 다시 걷는데)
비담: (따라 걷다가, 머뭇거리고) 폐하.
덕만: (보면)
비담: ......선위 하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덕만: (!)
비담: (달래듯이, 유신을 죽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마음에 제정신이 아닌) 폐하께선 원래부터 권력을 갖고자 한 욕심은 없지 않았습니까. 단지, 미실에게서 신라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 아니였사옵니까. 춘추공께 양보하려 할 뻔도 하셨지 않습니까. 그 양보... (지푸라기를 잡듯)지금에서 하면, 아니 되는 것이겠습니까.
덕만: (비담의 마음을 이해은 하나) 비담.....
비담: 이제 편히 쉬실 때도 되셨습니다. 쉬실 자격이 충분합니다. 또..., (마지막 보루를 잡듯) 눈이 먼 폐하께서 다스리는 것보다 강건한 춘추공께서 다스리는 것이... 신국에 이득일 수도 있습니다.
덕만: (!)
비담: (이것이 덕만에게 상처가 될 말임을 아나, 그렇게 해서라도 유신을 살리고 덕만의 실명을 막고싶다.)
덕만: (그 생각을 안해본 것도 아니라는 듯) 그래... 그럴 수도 있겠지.
비담: (실낱같은 희망을 잡은)
덕만: 허나... 그리할 순 없다.
비담: (!, 절망적인)
덕만: 비담, 너는 신국에 왜 선위한 왕이 없는지 아느냐.
비담: (절망적인) 아니요, 모릅니다.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덕만: 권력은 한 곳에서 나와야하기 때문이다.
비담: (...)
덕만: 선위를 하는 순간, 신하였던 자가 왕이 되고, 왕이었던 자가 신하가 된다. 그리고 그것은 곧, 한 나라에 이중권력이 생기는 것을 의미해.
비담: 춘추공은, 폐하의 명을 결코 거스르지 않을 것입니다.
덕만: 그럼 왕권은 떨어지겠지. 허수아비 왕을 누가 섬기려 하겠느냐.
비담: (점점 이성을 잃는) 허면 폐하께서 춘추공의 말을 따라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덕만: 춘추가 그릇된 명을 내리면.
비담: (이젠 덕만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덕만: 그걸 내가 보고만 있으란 소리더냐.
비담: 예.
덕만: 뭐?
비담: (절규에 가깝다.) 내버려두십시오. 신국이야 어찌 되든, 망하든 흥하든 내버려두시란 말입니다! 폐하의 세상이 무너진다 하지 않습니까. 폐하의 눈에 끝없는 암흑이 깔린다 하지 않습니까!
덕만: (질책하듯) 비담!!
비담: (절망스럽다.)
덕만: 그것은... 왕의 길이 아니다. 또한 그것은... 내가 선택한 길이야.
비담: (너무나 괴롭다는 듯 하늘을 보고, 울음 섞인 한숨을 토해낸다.)
덕만: (비담의 괴로움을 알아차리나, 단지 덕만을 향한 걱정으로만 받아들인다.)


비담, 어깨를 늘여뜨린 채, 말없이 돌아선다. 터벅터벅, 비담이 멀어지는 소리에 덕만 역시 괴로운 마음에 두 눈을 감는다.



#41 저자(밤)



괴로움에 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한 비담. 뺨에서는 연신 눈물이 흐른다. 덕만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덕만을 위해 유신을 죽여야 한다는 것을 안다. 스스로가 그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 가장 고통스럽다.


비담(E): 스승님, 이것이 스승님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제게 내리는 마지막 벌이십니까.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난생처음으로 생긴... 벗을, 제 손으로 죽여야 하는 것이 그것입니까.


비담, 결국 저자의 담벼락에 기대 끅끅 울음을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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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927 랜서SW 화면끝에서 끝은 끝은 유도 안되고 헛발질 하네 ㅇㅇ(45.128) 22.10.11 60 0
387926 유기당하기 싫어서 애쓰는중. ㅇㅇ(194.39) 22.10.11 60 0
387924 오랑우탄 아니면 올커맨드 쌉가능하네 ㅇㅇ(185.163) 22.10.10 63 0
387923 80스증 쿨감 마려운데 ㅇㅇ(89.38) 22.10.10 66 0
387922 별생각 없었는데 망치질 재밋다 재밋다 하니까 ㅇㅇ(139.59) 22.10.10 60 0
387920 거 씨발 얼마나 귀한거라고 엘버하나 모으는데 3달을 쳐걸리고있냐 ㅇㅇ(212.44) 22.10.09 65 0
387919 런처로 15억을 넘겨보네 ㅇㅇ(23.251) 22.10.09 63 0
387918 이래도 근데 쿨 ㅈㄴ 답답함  ㅇㅇ(45.128) 22.10.09 60 0
387917 와씨 뭐이런 들마가 다 있노 ㅇㅇ(174.249) 22.10.09 82 1
387915 도로 바꾸니까 공속 16퍼정도 챙겨지네 ㅇㅇ(146.70) 22.10.08 58 0
387914 가이아 이 미친년 시계스킵대는 피 한 3퍼 남기고 ㅇㅇ(91.132) 22.10.08 59 0
387912 이 병신련은 3.85버퍼달곤 때려죽여도 안 될줄 알았는데 ㅇㅇ(128.1) 22.10.07 64 0
387911 6대가 끝인데 어케 깨는겨 대체 ㅇㅇ(109.123) 22.10.07 65 0
387909 기믹때는 평타질만존나쳐하다가 ㅇㅇ(185.244) 22.10.06 61 0
387908 공체합10만이면 오래썻다 ㅇㅇ(37.120) 22.10.06 57 0
387907 9증에서 3증가는 마법 ㅇㅇ(216.238) 22.10.06 61 0
387905 황큐손실 눈물이 줄줄 ㅇㅇ(217.138) 22.10.05 66 0
387904 잡옵 블베아 두개... ㅇㅇ(200.25) 22.10.05 59 0
387902 더는 약먹으면 안댓 ㅇㅇ(200.25) 22.10.04 66 0
387901 우리들의 보석 가치도 운지하고 있는데 이게 좋노 ㅇㅇ(185.191) 22.10.04 66 0
387899 고기동을 빼고 석화신 바디캠을 가거나 ㅇㅇ(45.84) 22.10.03 78 0
387898 팔고 10증 딸랑 하나하니까 손해같음 ㅇㅇ(146.70) 22.10.03 70 0
387896 패턴보기 커찮내딱컷 세라핌 대기중 ㅇㅇ(194.34) 22.10.02 70 0
387895 본분12퍼박에못밧는병신캐ㅋㅋ가어딨음대체 ㅇㅇ(212.83) 22.10.02 68 0
387893 개쒜이들 벞력 십창에 유틸 십창 진짜 조팸마려움 ㅇㅇ(139.59) 22.10.01 74 0
387892 패황만 석화신에 자수상의껴ㅓ주고 아토믹정가치면 끝 ㅇㅇ(212.129) 22.10.01 66 0
387891 이러다가 연봉협상 기간 돌아오는 wwww ㅇㅇ(195.146) 22.10.01 68 0
387889 석화신 속저어깨를 한 나는 패배자다 ㅇㅇ(185.252) 22.09.30 71 0
387888 베릴이 51 한줄도 완전성장시키니까 걍 녹아 캐도 ㅇㅇ(107.155) 22.09.30 5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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