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100일 민심대장정 - 갱 안에서의 담배 한 개피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6.09.15 12:05:32
조회 2652 추천 0 댓글 24


민심 대장정 72 (9. 11. 월요일. 보은) 금슬좋은 광부 부부 - 보은 마로탄광 막장에 들어갔다. 보은에 있는 마로광업소다. 전국에서 가장 품질 좋은 석탄을 생산하는 소규모 회사다. 강원도 경동탄광에 들어간지 한달 반만에 다시 막장에 들어간 것이다. 그때는 굴진과 채탄 작업을 했으나 사실상 ‘체험’의 수준이었다. 그때는 ‘특별 광차 (特別 鑛車)’를 타고 10시 반 쯤 들어가서 세시쯤 나왔지만 이번에는 ‘갑’반 광부들과 함께 ‘인차(人車)’를 타고 아침 8시에 들어가서 ‘을’반 교대시간인 4시 반에 다른 광부들과 함께 다시 ‘인차’를 타고 나왔다. 막장 일이 어려운 것을 실감했다. 몸을 제대로 펴지 못할 좁은 공간에서 ‘콜픽’이라고 하는 채탄용 착암기로 작업하는 일은 보통이 아니었다. 석탄가루가 좁은 공간을 꽉 메워서 2~3미터 앞이 안보일 지경이었다. 방진 마스크가 없으면 저 탄가루를 몽땅 마셔야 할텐데 하는 생각에 미치니 몸서리가 쳐진다. 작업이 어느 정도 되면 물을 뿌려서 먼지를 잠재운다. 그 먼지 속에서도 광부들은 담배를 피운다. 그 ‘낙’마저 빼앗으면 광부들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광업소장이 귀뜸해 준다. 근 45도나 됨직한 급경사 갱도에서 내 키보다 훨씬 큰 통나무를 등에 지고 올라가는 일은 차라리 고통이었다. 길이 7자에 무게가 70kg라는 통나무는 마르지도 않았고 송진덩어리나 다름없어서 엄청나게 무거웠다. 소규모 민영탄광이라 시설도 부족하고 환경이 전반적으로 열악했다. 석탄이 밀려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앞장막이’를 쳐 놓고 채탄굴진을 하며 동발을 세우는 작업이었는데 일을 끝마칠 무렵에는 아침에 시작할 때보다 앞장막이가 많이 밀려나와 있었다. 실제로 작업 중 앞장막이로 막혀있는 석탄 덩어리가 조금씩 밀려나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막장 작업은 항상 위험을 수반한다는 것이 피부에 와 닿았다.   일이 끝나고 직원들과 함께 막걸리 한잔을 하는데 여러 사람이 부인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퇴근시간에 되었는데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않으니 전화를 하는 것이다. 내가 대신 전화를 받기도 했다.이 동네 사람들 이렇게 금슬이 좋은가 했더니, 그보다는 시간이 되어도 남편이 안돌아오니까 혹시 사고라도 생기지 않았나 하는 불안 때문이란다. 막장 생활을 가장 실감나게 목격하는 순간이었다. 머리고기와 두부와 김치가 전부인 막걸리 파티는 정말 좋았다. 같이 일하지 않은 직원들도 같이 자리를 했다. 나와 같이 일하신 분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생각보다 일을 잘하고 열심히 했다고 칭찬일색이다. 무거운 통발을 진데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기분이 좋았다. 연탄산업과 회사에 대한 걱정도 많이 했다. 규모는 작지만 전국 최고의 고질탄을 생산하는 탄광인데 정부의 보조는 가장 약하다고 했다. 탄소함유량이 80%가 넘는 고질탄으로 과거에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고 지금은 제철소 제련용, 발전소 용으로 주로 쓰이고 있다고 한다. 에너지 부족시대에 이러한 고효율 탄을 보호 육성해달라고 노사가 하나되어 소리를 높였다. 깊이 들어볼 얘기였다. 나는 광부들과 회사 간부들에게 “여러분이 애국자입니다” 하며 건배 제의를 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말이었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인과 헤어지고 뒤끝 작렬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4/22 - -
공지 [공지]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연재합니다 [1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27 2771 1
177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국민 좀 먹고살게 해주세요 [2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21 4939 12
176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경기도만 잘되자고 하는 일이 아닙니다 [6]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12 2591 0
175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자국 기업을 역차별하는 나라 [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08 2269 0
174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나라를 위해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6.04 2429 0
173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세상에 공짜 투자 유치는 없다 [2]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29 1532 0
172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노조와 함께하는 투자유치활동 [5]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25 2039 1
171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외자유치? 아니죠! [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14 2057 0
170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경제 비즈니스는 친목활동이 아니다 [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09 2133 0
169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외국기업 [1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30 2320 1
168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에피소드 1,2,3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24 2049 0
167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단지 길 하나 내준 것뿐인데 [2]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20 1639 0
166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다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16 2127 0
165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구로다 사토미 미크니색소 사장의 詩 [2]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05 1993 0
164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일단 쳐들어가라 [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02 2116 0
163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백고초려인들 마다하랴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29 2110 0
162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배알이 뒤틀려도 참고 견뎠다 [5]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26 2363 0
161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실적에 급급해 하지 마라 [2]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23 1476 0
160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일본 기업인과의 폭탄주 한잔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20 2701 0
159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맨땅에 헤딩한 지멘스 R&D센터 [6]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07 2836 0
158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스미토모와 (주)농심의 토지 맞교환 [6]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26 2985 0
157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미국에서 압수당한 김밥 [9]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20 3463 0
156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실속있는 스케줄 짜기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12 2500 0
155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오우, 크레이지 스케줄!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2.05 2698 0
154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그렇게 떼를 쓰시더니, 이제 만족하십니까?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31 3014 0
153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2012년까지 자그마치 25조원! [9]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23 2776 0
152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흥분한 주민들과의 줄다리기 [6]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17 2220 0
151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내가 책임질테니, 땅 파요! [1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09 2838 0
150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5천평짜리 초대형 천막의 비밀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02 3269 0
149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난제 중의 난제, 분묘 이장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27 2385 0
148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별★'들을 만나다 [8]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22 1758 0
147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어디 마음대로 되나 봅시다 [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18 1719 0
146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저 손학규, 믿어주세요 [1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12 2102 0
145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무조건 LG필립스를 잡으시오! [1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08 2534 1
144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당장 소방헬기 띄워! [2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04 2751 0
143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그렇게 떼를 쓰시더니 이제 만족하십니까? [4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01 2042 0
141 손학규와 찍새, 딱새들 - 총성없는 일자리 전쟁의 시대 [52]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27 2105 0
140 이제 답변해 보겠습니다 [4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1.17 2757 0
139 100일 민심대장정 - 사람 죽이는 정치 때문에 [2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31 2625 0
138 100일 민심대장정 - 손학구 혹은 민심대작전 [28]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23 2709 0
137 100일 민심대장정 - 내가 맨 땅에 헤딩하는 이유 [1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16 2674 0
136 100일 민심대장정 - 껍데기는 가라! [13]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12 1660 0
135 100일 민심대장정 - 좌우가 없어야 희망이 보인다 [15]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08 1795 0
134 100일 민심대장정 - 결국은 교육이다 [48]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0.02 2764 0
133 100일 민심대장정 - 무조건 농촌은 살려야 한다 [1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26 2066 0
132 100일 민심대장정 - 커서 엄마처럼 살래? [7]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25 1758 0
131 100일 민심대장정 - 군인의 아내로 살아가기 [11]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18 3352 0
100일 민심대장정 - 갱 안에서의 담배 한 개피 [24]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15 2652 0
129 100일 민심대장정 - 에이 씨발 밥도 못먹게... [25]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13 5519 0
128 100일 민심대장정 - 삼성이 자랑스럽고, 또 걱정스럽다 [29]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9.12 3609 0
123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