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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민심대장정 - 커서 엄마처럼 살래?

손학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6.09.25 13:54:06
조회 1757 추천 0 댓글 7


초등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같은 반 누구는 원어민 선생에게 과외를 받는다면서 밥도 안 먹고 심통을 부린다. 엄마는 화가 나면서도 미안하다. 한 달에 네다섯 번 나와 1~2시간씩 가르치는 데 30만원이라. 하지만 이달 가계부도 보험료와 융자금을 빼고 나면 적자. 저축은커녕 다음 달 쓸 돈까지 땅겨 쓰기 바쁘다. 그래서 찾는 일이 부업거리다.   세상은 넓고 부업거리는 많다. 하지만 대개는 우는 아이 팽개치고, 집은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채, 코피까지 흘려가며 매달려야 하는 일. 그렇게 해서 받아든 돈이 한 달에 40~50만원이다. 쥐꼬리만큼 벌자고 살림을 이 지경으로 만드느냐는 신랑의 구박에도 뿌듯하기만 하다. 자신의 힘으로 딸아이에게 금발의 독선생을 붙여줄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여름에 작은집이랑 경포대에 다녀온 게 지금도 아쉽다. 두 집 식구 바캉스 한번 다녀오는 데 80만원. 결혼 10년 만에 처음 나선 휴가 나들이건만 너무 사치스러운 여행이 아닌가 싶어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 돈이면 전 과목 과외로 아이 성적을 제법 올릴 수 있었을 텐데. 방문을 열어보니 딸아이가 공부는 안하고 컴퓨터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커서 엄마처럼 살래? 그럼 공부하지 마!” 융자를 낀 22평 아파트… 방문을 닫고 부엌까지 오는 길이 왜 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날이 선 한숨 속에 짜증이 배어든다. 사는 게 뭐 이래? 하지만 앞집 철수 엄마도, 뒷집 순희 엄마도 다들 그렇게 살고 있기에 참고 견딘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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