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당 자유소극장에서 이달 말까지 아동극 세개를 하는데
그 중 두번째 작품인 인형극 "달래이야기"를 오늘 보러갔다가
사고로 이어질 뻔한 일을 겪었어

보다시피 나는 a블럭 첫줄이었고
다섯개 좌석이 나란히 있었는데
그중 셋이 아동 둘이 어른이었어

공연이 시작하고 십여분 지났을까
갑자기 덜컥 하는 소리가 크게 나더니
다섯 좌석이 한줄인 좌석 전체가 앞으로 고꾸라지듯 움직였어
마치 롤러 코스터 타고 하강할때 처럼!

다섯 사람이 동시에 앞으로 90도이상 꺾이듯 앞으로 확 밀렸고
나를 포함한 다섯이 동시에 소릴 꺅 질렀지
배우들도 순간 놀란듯 했는데 중단하지는 않더라고

침착하게 다른 아이 엄마와 눈짓을 주고 받으며
보호자 없이 입장한 난생 첨 보는 옆 아이까지 챙겨 일으켜
의자를 바로 잡고 앉았는데
계속 의자는 앞으로 넘어지는 거야
도저히 아이들이 앉아있을 상황이 아니었어

나는 나가서 항의하고 환불 받을 생각으로
옆의 피조물을 툭 치며 가자는 시늉을 했어
그런데 내 피조물이 오래 기다리던 극인데다
초반부터 굉장히 몰입하더니
자긴 안간다고 인상을 팍 쓰고는 엉거주춤 앉아 계속 보는거야ㅠ ㅠ

순간 어쩌지 하고 다른 아이 엄마를 보니
그 분도 나가긴 싫은지 바닥을 손짓하더니
자기 아일 데리고 바닥에 앉더라고. 맨바닥에.
의자가 쏠려 위험하여 내가 손짓으로 의자를 가리키니
그분은 아예 자기 등으로 좌석 바닥을 지지하고 맨바닥에 앉았음

아 정말 한 몇초간 만가지 생각을 하다가
나도 그냥 바닥에 앉았서 한시간 공연 마치도록 있었다
아직도 엉덩이 저림 ㅋ

더 당황스러운건
우리가 다 바닥에 앉아있으니
어셔가 와서 짜증내며 의자에 앉으라는거야
그래서 나 진짜 덕질 오래한 할맨데(ㅅㅌㅁㅇ)
내 관극인생 처음으로 극중에 소리내서 어셔한테 화 냈음

극이 끝나고
관리하시는 분(어셔아닌)이 바로 오셔서 사과하고 의자 상황 물으시더라
대체 아이들끼리도 들어오는 공연인데
이렇게 관리하다 사고났으면 어쩌냐 하니
그저 미안하다는 말뿐.

오후 출근이라 내가 바빠 제대로 항의도 못하고 온게
너무 분하기도 하고 한편 계속 공연은 이어질텐데
혹여 모르고 갔다 애들 사고 날지도 모르고
나중엔 연극도 자유소극장에 계속 올라올텐데
바발들도 조심해야 할것 같아서 글을 적었어
난 일단 예당에 항의하고 서울시 신문고에도 할까 생각중이야
공연중 의자때문에 다칠뻔 하다니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것 같아서.

이런 상황속에 진짜 안타까운건
"달래이야기"공연이 그런 와중에도 너무 감동적이고 좋았다는것.
(대사없는 인형극에 관심있는 바발들에게 강추해
극이 매우 조용하다보니 아이들도 덩달아 조용하더라 )
피조물이 인형극 참 좋아해서 보러 간건데
주는 메시지도 무게있고 감동적이고
시라노 회전중이라 그런가 시라노 지뢰도 밟고 왔어 ㅎㅎ


ㅎㅈㅇㅇ 가을에 자유소극장 연극 가는 바발들 의자 잘 확인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