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트리아의 정글 깊숙한 곳, 하늘을 뒤덮은 빽빽한 수목 밑으로 깔린 어두운 그림자에 가려진 비밀스러운 차콰. 이곳에는 그 기원이 올드원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몹시 오래된 석판이 있다. 석판에는 여타 사원 도시에 전해지는 것들과는 아주 상이한 부류의 구절이 아로새겨져 있는데, 그것이 바로 소수 컬트에서만 신봉되어온 소텍의 예지이다. 석판에 새겨진 구절은 다음과 같이 리자드맨의 미래를 예언한다.

세계는 두 다리로 걷는 해로운 짐승들 앞에 격변을 맞을 것이다. 필연적인 파멸 속에 위대한 사원들은 모두 무너지고, 신의 자손들은 끔찍한 역병에 밤새 앓을지니, 이는 위대한 소텍이 귀환하는 날까지 계속되리라.

 마침내 차콰에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무시무시한 역병의 전조가 시작되고, 역병의 기수들은 러스트리아 곳곳으로 달려나가 조용한 살인극을 벌인다. 저항할 수 없는 힘과 맞서게 된 차콰는 다소 불경한 것으로까지 여겨지던 소텍의 예지에 대한 본격적인 해석에 손을 댄다.

 달이 차고 기울기를 여러 번, 이 정체 모를 역병에 수많은 스킹크가 손쓸 새조차 없이 쓰러졌다. 역병은 아직 태어나지 못한 신의 자손들까지 덮쳤다. 더럽혀진 산란 못에선 기형의 스킹크들이 기어 나왔고, 러스트리아의 자비로운 법도에 따라 이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살육당했다.

 차콰의 고위 주술사들은 역병의 형질과 그 위력에 대한 경고를 다른 사원 도시들에 보내는 한편 역병에 대한 보다 확실한 정보를 얻고자 정글 곳곳에 무장 순찰대를 파견했다. 뜻밖에도 가까운 남쪽 퀘챠의 폐허에서 순찰대는 불쾌하고 사악한 종족과 조우한다. 스케이븐! 두 발 달린 역병, 온갖 혐오스러운 종양과 악취로 똘똘 뭉친 의지. 그들이 러스트리아에 나타난 것이다.

 끔찍한 페스틸런스 클랜. 그 살아서 움직이는 매독들은 퀘챠의 웅장한 대건축물 아래 끝을 알 수 없는 그들의 욕망처럼 길고 그들의 뒤틀린 심사처럼 구불구불한 지하 터널들을 만들었다. 차콰의 순찰대는 이 역겨운 생물들을 결코 살려 보낼 생각이 없었다. 그들이 단지 이곳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위대한 올드원의 대의가 무너질 수 있었고, 그것은 신의 자손 리자드맨의 사명과 어긋나는 일이었다. 치열한 전투 끝에 순찰대는 스케이븐 포로 한 무리를 결박할 수 있었다. 차콰의 슬란은 러스트리아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한 역병이 이 추악한 종족과 분명 연관이 있으리라 판단, 무너진 위대한 엔트로피를 다시 구축하고자 이 더러운 종족을 연구하기로 한다. 그러나 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 중 하나인 슬란마저도 무기력하게 찍찍거리는 이 스케이븐 포로들이 차콰에 무언가를 풀어놓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차콰는 역병에 점령당했다. 고위 주술사들은 그들의 선택이 부른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그들은 눈을 감고 명상에 들어가 차콰가 직면한 위기에 고민했다. 그동안 수많은 스킹크가 나자빠졌다. 마침내 명상에서 깨어난 슬란은 소텍의 예지가 경고한 시대가 바로 이 순간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병마가 주술사들의 목을 움켜쥐었다. 템플 가드들은 허무하게 쓰러진 도시의 주인들을 피라미드에 봉안했다.

 마지막 슬란마저 역병에 굴복하자 스킹크 사제들은 도시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 셀 수 없이 긴 세월 그 비범한 자태를 지켜온 위대한 사원 도시를 역병에 내주기로 한 것이다. 도시를 버리고 정글로 향하는 인도자의 머릿속에 아주 오래 잊고 살아온 단어가 섬광처럼 지나갔다. 테헨하우인! 차콰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P.S. 표현상 부드럽게 읽히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삭제하고 수정함, 개념글은 수정이 안되네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