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한잔하기 좋은밤이구나

오랜만에 집술이구나
간만이니 좋은 술로 해야겠다

오늘은 발삼이구나
글랜피딕 18하고 비교하기 힘들었던 그래서실망했던 아저씨양주 끝판왕이 네놈이렸다


아침에 카톡 프사를 죽 훑어보다 큰딸카톡 프사에 왠 교복입은 사내놈이 웃고있네?
이게 뭐야?
남자친군가?
못생겼는데
눈빛이 수상한데

얼마전 지하주차장에서 교복입은 녀석둘이 구석에서 어먼짓하다가 내가 쑥 내려오니 화들짝 놀라서 달아나던게 생각난다

그나이대의 사내가 무슨생각을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아비의  심장은 18층 꼭대기에서 곤두빅질친다

벌써 내 머릿속은 그놈의 음흉한 눈빛과 철모르는 딸아이의 불장난을 상상하고 있었고 씩씩거리며 콧김을 뿍뿍 뿜기 시작했다

좋은것만 보여줬다
맛난것만 먹였다
예쁜옷만 입혔다

배냇저고리를 내손으로 사입히지못한 죄책감에
돌잔치를 못해준 미안함에

네가 태어나서 그 얼마나 기뻤던가?
세상에서 나를 가장 빼닮은 또하나의 생명을 안고 그 얼마나 감동했던가?

새벽에 깨서 우는 널 안고 얼르고 달래면 날보고 방긋방긋 웃던 네 모습에 얼마나 행복했던가

한참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 함께할 시간이 점점더 줄어든다는 아쉬움에 얼마전 개교기념일에 둘이서만 에버랜드에 놀러갔드랬다

멀미약까지 먹어가며 T익스프레스랑 바이킹이랑 레이싱코스터랑 범버카랑 많이도 탔더랬다

폐장직전 불꽃놀이를 같이 보면서 이 순간이 행복이려니 싶었다

그런데

그런 아빠를 놔두고 중딩이 벌써 연애질이여?

이런 배은망덕한 딸내미같으니라고

세상 모는 남자는 아빠빼고 다 도둑놈이고 늑대인걸 모른단말야?

나중에 좋은놈 돈잘버는놈 물어오라고 도도하게 좋은것만 해 입히고 먹여놨더니 어디 인물이나 아니나 치아교정기 끼우고 여드름 덕지덕지에 눈빛은 흐리멍텅하니 썪은 동태눈깔을 한 반푼이같이  공부도 못하게 생긴 얼굴에 개기름이나 흐르게 생긴 발정난 숫캐같는놈이 어찌감히 나 딸을 넘봐?

하루종일 씩씩거리다  집에 오자마자
여보 큰딸 카톡프사봤나? 예 남자친구 생겼어?

아이돌이겠지

씨큰둥한 마누라는 대수롭지 않다는듯 말했고 난 쏴붙였다

무슨 아이돌이 그렇게 못생겼냐?
한번봐봐

오바하기는
아이돌 대뷔전 사진에 십만원빵!

콜

영감탱 말바꾸면 죽는다
았싸 십만원 벌었다

띵동

다녀왔

야 00야 너 카톡프사 누구냐?

어?
세븐틴 호시

마누라는 티비보다 때굴때굴 굴렀다
십만원 내놔


안도감에 마시는 위스키는 발삼이 아니라 파이니스트도 괜찮았을 밤이다


나 위괘양 완치됬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