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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1화~12화 최애 모든 대화 모음.txt (긴글주의)

ㅇㅇ(14.52) 2018.09.18 10:00:02
조회 1791 추천 74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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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구애 이후로 꼭 도전해보고 싶었던 1~22화 최애 모든 대화 모음...

(1화~20화 구애 모든 대화 모음.txt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mrsunshine&no=63152&page=1&exception_mode=recommend&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구애)


확실히 분량이 장난 아니더군...그래도 복습하며 행복한 최애 보니 행복했다
대화라고 보기 살짝 애매한 것도, 아주 사소한 대화도 다 넣었소ㅋㅋㅋ


구애 때처럼 짤도 넣고 싶었는데 너무 길어져서 자꾸 튕기네 ㅜㅜ

어쩔수없이 대사만...!

반반 나눠서 우선 12화까지야


스압주의




**


2화 조선에선 그 어떤 사내도 감히 나를 노상에 이리 세워놓을 순 없거든


"나를 찾는 거면 이 쪽이오."


"귀하를 찾은 적 없소."


"찾던데."


"오해요."


"어느 쪽으로 가시오."


"그건 왜 묻소."


"그쪽으로 걸을까 하여. 사방엔 낭인이고,
 우린 서로 뭔가 들킨 듯 하니."


"사람을 잘못 본 모양이오. 허나, 이방인이니 목숨은 구할 거요."


"왜 내가 이방인이라 단정하는 거요."


"희귀한 의복, 존대이나 불손한 말투.
무엇보다, 살피나 여전히 알아보지 못하는 눈빛.
귀하는 내가 누군지 모르지 않소."


"……."


"조선에선 그 어떤 사내도 감히, 나를, 노상에 이리 세워놓을 순 없거든."


("어이구 애기씨! 애기씨 아니신가!"
 "어머! 애기씨 여기 계셨어요?"
 "편안하셨습니까 애기씨, 이 밤에 어쩐 일이십니까?
  함안댁도 대동 안 하시고.")


"그이들은 심부름 중이야. 약방으로 오기로 했네."


("예에, 어! 저기 옵니다 성님 여기요!"
 "왜들 이러고 섰어, 여기도 무슨 일 났어? 시방 진고개는 난리가 났어야!"
 "아이고, 진고개 그 왜, 왜각시 술집 안 있습니까,
  거기서 그 양이가 죽어갖고!
  저 쪽에는 지금 뭔 불구경은 구경 축에도 못 낀다 아입니꺼!")


"이런. 날도 궂고, 가두도 어수선하니 서둘러야겠네.
 길을 잃었다 하니 살펴주고."


("예!")


"가세."





2화 난 본 것도 같은데


"왜 보잔 건지, 여쭙게."


("예 애기씨. 애기씨께서….")


"며칠 전 가로등이 켜지던 밤.
 종로 거리 일각에서 이상한 것, 혹은 이상한 자를 목격한 바가 없나 해서."


("어제 일도 가물가물한디… 참말로. 자넨 뭐 거시기 한 거 있는가?"
 "뭐 보신 거 없으세요?"
 "봤다 그래, 장 봤다. 날 더 추워지기 전에… 와?")


"셋 모두에게 한 질문이오."


"작금의 조선엔 이상한 것 투성이라. 지금 내 앞에도 서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걸 보았어야 하는지, 여쭙게."


("큼, 나으리. 애기씨께서…."
 "니 입 딱 닫아라. 저기 보소!
  우리 애기씨는 그런 이상한 거 보고 그러실 분이 아니라예.
  걸으실 때도 이렇게 앞만 탁- 보고 걸으시고.
  거 눈도 구슬 맹키로 반짝반짝- 하고.
  거, 한 올 한 올 막 그리라 캐도 이리는 못 그린다 캅니다.
  아 그림 같다고예. 우리 애기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라예 애기!")


"질문과 답이 안 맞는데."


"미안하오. 암 것도 몰라서."


"Send the two of them out.
 Offer them some tea and…,
 tell me later if you hear anything important."


("뭐래는 거여 시방?"
 "Yes sir. Would you please- 아.
  두분께선 잠시 나가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 뭐라카노? 아 그럼 우리 애기씨를 여 혼자 계시게 하고
  나가란 말이가?")


"나가 있게. 걱정들 말고."


("걱정이 와 안 됩니까. 애기씨가 무슨 꼬부랑 말을 알아요, 글을 알아요.
  입도 쭉 못 떼고 일자무식인게 그거….")


"……."


("뭐 합니꺼! 퍼뜩 안 나가고.")


"무식하게 안 보이니 걱정 마시오. 쭉 그림같소.
 그럼 본론으로 돌아가서. 범행 날엔 전등 점등식이 있었소.
 발전기 소리가 커서 총소리가 묻혔고.
 거사 후엔 인파에 섞여 자취를 감추기도 적절했소.
 그래서 일부러 그 날로 정한 거요. 맞소?"


"그걸 왜 나한테 물으시오."


"그저 도움을 청한 거요."


"도울 생각 없소."


"총알이 날아온 방향은 두 방향이었소.
 정말 어느 한 쪽도 보지 못했소?"


"못 봤소."


"……난 본 것도 같은데."


"수상한 게 그런 거라면, 나도 본 것도 같소만."





3화 여기서 질문은 나만 하오


"정체가 뭐요."


"이방인이 상관할 바 아니오. 그러는 귀하는 정체가 뭐요.
 활빈당이오? 의병이오?"


"그 쪽이면, 편이 같소?"


"…무슨 소린지 모르겠소. 미안하오. 자꾸 암 것도 몰라서.
 내 그림 같은 거 말곤 할 줄 아는 게 없소.
 귀하는 여기서 무슨 일을 하시오.
 영사 대리라는 거 보면, 그저 역관은 아닌 듯 한데."


"여기서 질문은 나만 하오."


"……."


"…그만 가봐도 좋소."





3화 누가봐도 당신이 지금 내 뒤에 있소


"무슨 짓이오. 지금 내 뒤를 밟은 거요?"


"누가봐도 당신이 지금 내 뒤에 있소."


"……."


"사공을 불러주시오, 가마터를 찾아가는 길이오."


("가마터엔 무슨 일로요. 애기씨, 오세요.")


"정확히는 도공을 찾소. 오래된 기억이나 확실친 않으나,
 여기 이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건넜던 듯 싶소."


("나 또 사연 만들어오는 이는 처음일세.
 주막에 함자 하나 적어놓고 가시오. 그거 까먹을 때 쯤 다시 와보던가.")


"왜 그래야 하오."


("애기씨? 조심 조심. 황은산 소문도 못 들으셨나?
 왜놈이고 양놈이고 양반 입내고,
 백자 하나 얻겠다고 주막에서 석 달 열흘 죽쳐도,
 간장 종지 하나 못 얻어 떠난 이가 부지기수요.
 그 덕에 나야 먹고 살아 좋지만. 그럼 쉬이 건네드리겠습니다 애기씨.")


"그 도공 함자가 황은산이오?"


("도공 이름도 모르고 도자길 청하러 왔단 말이에요 지금?")


"나도 몰라본 이가, 황은산인들 알까. 노는 저을 줄 아시오?"


"어릴 적부터 배와 밀접하오. 여러모로."


("…애기씨 아시는 분이세요? 큼…. 이따, 백숙값 거슬러 받아가시오.")





3화 마음만 있다면


"신세 졌소."


"갚으시오."


"기회가 있다면."


"있지 않겠소. 마음만 있다면."


"가마터엔 무슨 일로."


"취조가 아직 덜 끝났소? 이방인이 상관할 바 아니오."





3화 내가 그날 밤 귀하에게 들킨 게 내 낭만이었을지


"왜 나한테는 안 파는 사발을 살 수 있는 거요?"


"오랜 거래처요."


"주로 금 가고 깨진 사발들이 담기던데."


"그런 것들도 다 제 쓰임이 있소."


"포수와 연이 있고, 손수 깨진 사발을 사러 이 길을 오가는 거면,
 사발의 쓰임이 뭘 담기보단 사격 연습용인가 보오?"


"…무슨 얘긴지 모르겠소."


"무슨 얘긴지 아는 얼굴인데."


"……."


"푸흡…오해요, 그저 노가 서툰 거요."


"…오해요! 그저 물길이 서툰 거요.
 귀하는 가마터에 왜 간 거요. 딱히 도자기가 목적은 아닌 듯 싶던데."


"얼굴이나 보러."


"도공과 아는 사이 같진 않던데."


"나는 아오. 그가 잊은거지.
 러시아제 볼트액션 소총은 총신이 길고 반동이 심해서…
 체구가 작으면 다루기 어렵소. 허나, 독일제보다 명중률이 높아,
 유효 사거리 밖으로 벗어나도 감만 있으면 실패할 일이 드물거요.
 쏘는 연습보다 제대로 드는 연습을 먼저 해야 하고."


"……."


"추천하는 거요. 물론 무슨 얘긴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모르오."


"…그런 노리개는 얼마나 하오?"


"값이 말이오?"


"한… 삼십 년 전 쯤이면."


"삼십 년 전이라… 그래도 쌀 한 가마니 정도는…."


"…값도 몰랐으면서."


"…노는 안 젓기로 하는 거요?"


"잠시 생각이 좀 멀리 갔었소."


"무슨 생각을 그리."


"내 물음엔 답도 안 하면서."


"…변복과 차별을 두려고 평상시엔 장신구를 하는 편이오.
 신문에서 작금을 낭만의 시대라고 하더이다. 그럴지도.
 개화한 이들이 즐긴다는 가배, 불란서 양장, 각국의 박래품들.
 
 나 역시 다르지 않소.
 단지 나의 낭만은 독일제 총포 안에 있을 뿐이오.


 혹시 아오? 내가 그날 밤 귀하에게 들킨 게 내 낭만이었을지."


"…조선 최고 사대부 애기씨가 하기엔, 과격한 낭만 같은데."


"맞소. 반갑소. 사발 필요하면 얘기하시오.
 이리 가까이 동지가 있는 줄 몰랐소."





3화 러브가 무엇이오


"옷을… 몇 벌 안 챙겨와서."


"조선에 짧게 머물 모양인가 보오."


"길게 머무려고 맞추는 거요."


"…잘 어울리오."


"양복 색깔이 뭔지도 모르는 것 같은데."


"…감색이 퍽 잘 어울리오. 고슴도치 같고.
 이리 만나기도 흔치 않고, 공사관에도 근무하고.
 양이들 말도 썩 잘하는 듯 하니. 혹시, 내 뭐 하나만 물어도 되겠소?
 러브가 무엇이오?"


"…헌데 그걸 왜 묻는 거요."


"하고 싶어 그러오. 벼슬보다 좋은 거라 하더이다."


"…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헌데 혼자는 못 하오.
 함께할 상대가 있어야 해서."


"허…. 그럼, 나랑 같이 하지 않겠소?"


"……."


"아녀자라 그러오? 내 총도 쏘는데."


"총 쏘는 것 보다 더 어렵고… 그거보다 더 위험하고.
 그거보다 더 뜨거워야 하오."


"…꽤 어렵구려."


"왜 내게 청하는 거요?"


"동지니까."


"…왜 내가 동지라 생각하는 거요."


"미국인과 낭인 넷이 죽었고, 귀하도 나도 진범을 알고 있소.
 그럼에도 귀하는 나를 잡아넣지 않았지.
 혹시 동지 말고 다른 연유가 있소?"


"…그 자는 왜 쏘려고 했소."


"그 자는 왜 쏘았소."


"미국의 품위를 떨어뜨려서."


"조선의 품위도 떨어뜨렸소.
 미개한 조선을 일본이 개화시키니 좋은 거 아니냐며.
 일본의 간섭을 개화로 포장하는 데 일조했소."


"애초에 조선이 떨어질 품위가 있었던가."


"……."


"처음부터 진범은 필요없었소. 정황만 필요했을 뿐.
 저격 사건은 의병 잔당들의 소행 정도로 마무리될 거요.
 목적한 바를 이미 이루어서."





3화 조선인이라고 한 적 없소


"치마 속을 수색하겠다고 하는군요."


"……."


"기차 안에서 미군의 총이 사라져 수색 중이오. 
 협조해 주셔야겠소."


"군인…이었소? 헌데 어째서….
 조선인이 양이들 군복을 입고있는 거요."


"조선인이라고 한 적 없소. 미해병대 대위 유진 초이요."


"…잠시만 자리 좀."


("아 와요, 저것들 안 보이십니까? 거 쪽수가 좀 돼야….")


"아범."


("항시 뒤가 더 든든해야 하는 법이여. 일루 와서 뒤를 맡어잉?")


"목적한 바가, 이거였소?
 그 미국인의 죽음을 빌미로 미군이 조선 땅에 들어오는 거."


"더 보태지 않아도 될 것 같소. 그럼 이제 수색에 협조…."


"감히…! 조선 땅에서 조선인을 겁박하는 것이오!
 진짜 총을 분실을 하긴 한 게요, 아니면,
 또 뭔가를 얻어낼 요량으로…!"


"화물칸에 실려있던 저격용 소총 상자가 뜯겨있었소.
 그 중에서 딱 한 자루만 사라졌소. 어떻게 쓰일 것 같소?
 주목 받지 마시오. 미군의 총은 양반 상놈 안 가리니까. 민주적이라."





4화 내가 오해를 했소 동지라고


"보다시피, 총은 없소."


"다행이오. 있었으면 쏠 기세라."


"이 자가…!"


"참는 법을 배워야 할 거요. 앞으로의 조선에선."


"귀하에게, 미국의 품위가 중요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소.
 미국의 앞잡이인 거요."


"앞줄에 세워줄 진 아직 모르겠소."


"…나의 총은 힘이 없는데. 귀하의 총은 군대를 주둔시키는구려."


"실력은 출중했소."


"내가 오해를 했소. 동지라고."


"그래보였소."


"귀하는 내게 아니라고 말할 기회가 아주 많았을 텐데!"


"활빈당, 의병. 딱 둘만 동지요?
 잠깐이지만 뜻이 같았던 적이 없지 않았는데."


"……."


"오자마자 벌어진 일이라, 두서없이 처리하는 중이오.
 두서가 없으니, 수색 정도로 끝날 거요.
 파헤치는 게 아니라 덮고 있단 뜻이요.
 조선이나 우리나, 일이 커져서 좋을 건 없을 듯 해서.
 조심히 가시오."





4화 난 군대요


"대체 부인네들이 이 곳에서 무엇을 하는 거요."
 
("사내들이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밥, 술, 연초, 놀음… 침대, 기대, 그대. 없는 곳이 없죠 이 곳엔.")


"실례했소."


"…난 여기 묵소. 난 군대요. 장교들은 다 여기 묵으라 해서….
 식사도 해결해야 되고. …편하오. 숙소요."


"잘 묵으시오."





4화 보호요


"믿지 않을 줄 알지만 일이 이리된 것이 다 내 의지만은 아니오.
 이번에도 수상한 자를 목격한 바가 없소?"


"있소. 보았소. 미국인인지 조선인인지, 적인지…아군인지…
 정체도, 속도 알 수 없는 그런 수상한 자를.
 이번엔 진범이 필요한가 보오?"


"진범을 안단 소리로 들리는데."


"모르오."


"총만 가져가면 총알은 어떻게 할 작정인가."


"…진범을 잡아 물어보시오, 내게 묻지 말고."


"안 잡힐 거라는 확신."


"아니오."


"최소 공범이란 얘긴데."


"……돕자는 건지 망치자는 건지.


 공격이라 하자니 가볍고, 그렇다고… 걱정도 아니고.
 내내 궁금했소. 전에 답을 못 들어서.
 나를 진범으로 몰아 잡아넣었으면 됐을 것을,
 왜 이제와 이러는 거요. 진짜 속내가 뭐요.


"지금도 늦지 않아서?"


"…이게 본심이오?"


"지금부터가 본심이오. 누군가 내 방을 뒤졌소.
 혹시 내 방을 뒤진 자들과 한 패요."
 
"그게 무슨…."


"로건이, 조선의 품위만 손상시킨 게 아닌 듯 해서.
 내 방을 뒤진 자들이 찾는 것에 대해 아는 것이 있소?"


"없다면 믿을 거요?"


"윗선이 누구요."


"…지금 뭐하자는 거요."


"보호요."


"……날 왜."


"할 수 있으니까."


"……무엇이오."


"이것까지가 내 본심이오. 아마, 질투일 거요."


"……."


"면식이 있소? …양반이오?"


"면식은 있으나, 양반인진 모르겠소."


"편 들지 마시오.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용의자요."


"편? 이 자를 말이오.
 이 자는 기차에서 조선인들을 희롱하던 일본 군인이었소."





5화 공사관에서 또 나를 찾는다 들었소


"공사관에서 또 나를 찾는다 들었소.
 내 갈 터이니, 앞장 서시오."


"……."





5화 안 물었소


"…얼마나 더 앞장 서야 하는 거요?"


"아, 왼쪽으로."


"한성 바닥에서 귀하를 세워둘 수 있는 사내는 없다더니.
 마주 앉아 가배도 할 정도면… 뜻이 같은가 보오?
 …동지요?"


"동무요."


"사내와 동무도 하오?"


"해볼까 하오. 그 사내와는 동무가 최선일 거요."


"……."


"그 글자 아오. 내 학당에 다니오."


"안 물었소."


"E. 그리고…. 꽤나 뒤에 있는 알파벳으로 된 이름이었구려.
 내 아직 F까지 밖에 못 배웠소.
 내 확실히 구사할 줄 아는 잉글리쉬가 없는 건 아니오.
 상급반 잉글리쉬를 귀동냥한 것이긴 하나, 어쨌든 꽤 기니, 잘 들으시오.
 크흠, Where are you from?"


"…대체 다들 그거는 왜 이렇게 궁금해 하는 건지.
 나 다 이용했으면 그만 가봐도 되겠소?"


"아… 미안하오."


"…그렇게 제대로 사과하면, 진짜 딱 이용인데."


"…내, 지난번 나룻배 태워준 거… 이리 갚았다…"


"누구 맘대로. 아직 갚을 맘 없소. 오늘은 당신이 내게 신세진 거요."





5화 내가 무언가를 하게 되면 그건 조선을 망하게 하는 쪽으로


"반갑지 않은 얼굴이오."


"귀하가 여기엔 무슨 일로."


"총이 사라졌으니 총과 관련된 자들부터 탐문 중이오.
 포수들이야 일순위고.
 내가 여기있는 것보다 대가댁 영애가 이 산중에 와있는 것이…
 누가봐도 더 이상한데."


"이상할 것 없소. 할아버님께서 맷고기가 드시고 싶다 하여."


"직접 잡으시는 모양이오?"


"혹시 아오, 이제부터 잡을지.
 내 스승의 뒤를 캐는 거요, 아님 내 뒤를 캐는 건가?"


"그랬다면 혼자 오진 않았을 거요.


 알다시피 내 명령에 움직일 총 든 사내들이 조선 땅에 많이 들어와있어서."


"허면 왜 온 것이오!"


"처음엔 호기심이었고… 그 후엔 방관이었고…,
 지금은 수습이오."


"무슨 말이오. 정확히 설명하시오."


"정확히라…. 조선으로 오면서 생각했소.
 조선에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내가 무언가를 하게 되면 그건 조선을 망하게 하는 쪽으로 걸을 테니까."


"이미 그리 하였…"


"고작 그리 한 거요."


"귀하의 말대로라면 난 그 때 잡혀갔어야 맞소."


"그래서 온 거요. 그랬어야 했는데… 호기심이 생겼소.
 조선이 변한 것인지, 내가 본 저 여인이 이상한 것인지.
 잡아넣지 않는 걸로 방관했고, 총을 찾지 않는 것으로 편 들었소.
 지금은 그걸 수습 중이고.


 당분간은 애기씨로만 지내시오. 여기 출입도 삼가고.
 오늘은 나 혼자 왔지만 다음엔 미군들이 들이닥칠거요.
 답이 되었소?"


"그럼 그건 왜 그런 거요, 조선 여인을 도와준 거.
 일본 군인들과 싸웠다던데."


"이길 수 있어서."


"아까 총 들이댔을 때 움찔하는 거, 내 다 보았소."


"그 땐 질 거 같아서."


"……."


"그럼."


"어느 쪽으로 가시오, 그 쪽으로 걸을까 하여."





5화 내 걱정을 하는 거요


"그건 왜 하는 거요."


"무엇을 말이오?"


"조선을 구하는 거."


"…꼴은 이래도 500년을 이어져 온 나라요.
 그 500년 동안 호란, 왜란… 많이도 겪었소.
 그럴 때마다 누군가는 목숨을 걸고 지켜내지 않았겠소.



 그런 조선이… 평화롭게 찢어발겨지고 있소.
 처음엔 청이, 다음엔 아라사가, 지금은 일본이.
 이제 미국 군대까지 들어왔소.
 나라 꼴이 이런데, 누군가는 싸워야 되지 않겠소?


"그게 왜 당신인지 묻는 거요".


"왜 나면 안 되는 거요. 혹시 나를 걱정하는 거면…."


"내 걱정을 하는 거요."


"……내일은 비가 올 모양이오. 새들이 낮게 나는 걸 보니 말이오."





6화 조선에서 제일 안전한 곳은 내 옆이오


"…이게 무슨!"


"쉿…! 가까이 오는 걸음소리오, 걸읍시다 자연스럽게."


"……."


"그래 정혼자가 돌아왔다고. 내 그저 동무인 줄 알았지 뭔가?
 아주 미인이던데. 그럼, 혼인을 하는 겐가? 내 그것이 궁금하였네."


"…멀어졌소."


"진심이오."


"…무엇이 말이오."


"진짜 궁금해서 물은 거란 뜻이오."


"……."


"대답이 없네."


"…일행이 기다리고 있어 가야 하오. 늦어서 걱정하고 있을 거요."


"공사관 담을 넘다 걸린 현행범이, 뻔뻔하기까지."


"또, 신세 졌소."


"바래다 주겠소. 혼자 걸으면 위험할 거요."


"함께 걸으면 눈에 띄일 거요."


"그러니까. 조선에서 제일 안전한 곳은 내 옆이오.
 눈에 띄는 건 나일 테니."





6화 나에겐 다시 없을 순간이라


"궁금한 게 있소. 러브 말이오. 아직 생각 중인거요?"


"……."


"보시오, 본인도 답이 없으면서.
 고맙소. 나란히 걷는다는 것이, 참 좋소.
 나에겐 다시 없을 순간이라, 지금이."


"……."


"여기서부턴 따로 갑시다."





6화 합시다 러브 나랑


"이리 보니 반갑소. 해 있을 때 보니 말이오."


"……."


"헌데 여긴 어쩐 일로."


"아직, 유효하오?"


"무엇이 말이오?"


"같이 하자고 했던 거. 생각이 끝났소.
 합시다, 러브. 나랑. 나랑 같이."





7화 러브가 생각보다 쉽소


"합시다, 러브. 나랑. 나랑 같이."


"좋소! 대답이 늦은 만큼 신중했길 바라오.
 이제 뭐부터 하면 되오?"


"…통성명부터."


"아. 나는 고가 애신이오. 귀하의 이름은 익히 아오, 유진 초이.
 곧 읽을 수도 있을게요."


"최 유진이오."


"…조선에서, 최 가였소?"


"미국에서도 최 가였소. 미국인은 최를 초이라 발음하오."


"아… 배워도 배워도 아직 멀었소. 그럼, 또 무엇을 하면 되오?"


"악수."


"악수?"


"미국식 인사요. 악수는, 내 손에 당신을 해할 무기를 들지 않았단 뜻이오."


"뜻이 퍽 마음에 드오. 러브가 생각보다 쉽소, 시작이 반이라 그런가."


 근데 이 손은 언제 놓소?"


"당신 손에 무기를 들고 싶을 때."


"적어도 지금은 아니구려."


"……."


"강 건너에 일행이 기다려서."


"학당 공부 너무 열심히 하지 마시오."





7화 한 식경 주겠소


"처음 만났던 곳 기억하시오? 기억하면 끄덕이시오."


"……."


"그 근처에 약방이 하나 있소. 그리로 오시오. 한 식경 주겠소."





7화 복수의 시작이었는지 질투의 끝자락이었는지


"왜 답신을 안 한거요? 아범이 분명 서신을 전달했다 했는데."


"아직 못 읽었소."


"읽던데. 아까도 손에 들고 있던데. 지금 날 피하는 게요?"


"아니요. 그저 못 읽었소."


"거짓말 마시오. 핑계가 성의가 없지 않소!"


"…러브의 뜻을 안 모양이오?"


"무슨 소리요. 내 뜻이야 진즉에 알고 있었소.


"그럼 왜 날 보자 한거요?"


"경고해주려고. 내가 귀하를 죽일지도 몰라서."


"러브 때문에 죽는거요 난?"


"아니라니까. 그냥 귀하가 죽었으면 좋겠어서 그러오!"


"뭘 그렇게까지 미울 수가 있소. 먼저 하자 그런 사람이 누군데."


"이 자가…!"


"사용할 줄은 아오?"


"모르오. 허나 난 뭐든 빨리 배우는 편이오."


"그래서 L까지 빨리 배웠나 보오 학당에서."


"……."


"장전하는 법은 어떻게 안 거요?"


"그냥 해봤소."


"말로 합시다. 다른 건 그냥 하지 마시오."


"그건 귀하 하기에 달렸소. 지금부터 내 묻는 말에 제대로 답하시오.
 귀하는 조선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했는데, 러브를 하자 했소.
 혹여… 그게 조선을 망하게 하는 쪽으로 걷고자 함이요?"


"조선까진 아니었고… 누구 하난 망하게 하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이건… 내가 망하는 길이었소."


"…망하는 길로, 굳이 왜?"


"모르겠소. 복수의 시작이었는지, 질투의 끝자락이었는지."


"복수의 시작이라는 게 무슨 뜻이오. 내게 원한이 있소?"


"질투의 끝자락은 이해가 되오?"


"고백으로 들었는데, 두번째고. 아닌가, 세번짼가."


"어디서부터 센 거요?"


""보호요", 부터. 그전에도 있었소? 내 센다고 셌는데."


"아무것도 모른다더니. 그림 같은거 말고는 할 줄 아는 거 없다더니.
 내 잠깐 바람 좀 쐬고 오겠소."


"똑바로 서시오!"


"이리 서면 되겠소?"





7화 어느 날엔가 저 여인이 내가 될 수도 있으니까


"이것 좀 빌려주시오."


"그러지 마시오.
 준비 없이 나가면 귀하의 목숨만 위험해질 뿐이오."


"숱한 시간이 내겐 늘 준비였소."


"저 여인 하나 구한다고 조선이 구해지는 게 아니오."


"구해야 하오.
 어느 날엔가, 저 여인이 내가 될 수도 있으니까."


"……."


"여기서 기다리시오. 걱정 말고."


"그 총엔 다섯 발 밖에 없소."


"두 발이면 되오."





8화 H는 내 이미 다 배웠소


"여기서 기다리래서. 오늘도 못 보나 했소."


"…나도. 다친 곳은 괜찮소?"


"귀하가 다친 곳은 괜찮소?
 구동매가, 다리 다친 사내를 찾고 있던데. 귀하요?"


"그 자들에게 총을 맞은 건 맞지만, 사내는 아니오.
 허니 비밀로 해주시오."


"또 내게 신세 지는 거요?"


"고맙소. 그 때 배 태워준 거, 이제 이렇게 퉁칩시다."


"그놈의 배 괜히 탔네. 심지어 노는 내가 저었는데."


"후회해도 이미 늦었소.
 러브가 쉬운 줄 알았는데, 꽤 어렵구려.
 여러모로… 미안했소."


"힘들면 그만해도 되는데…."


"그만하는 건, 언제든 할 수 있으니… 오늘은 하지 맙시다.
 오늘은, 걷던 쪽으로 한 걸음 더.
 그러니 알려주시오.
 통성명, 악수…. 그리고 뭘 해야 하는지."


"못 할 거요. 다음은 허그라."


"……H는 내 이미 다 배웠소."






9화 나의 오른팔과 왼팔이오


"이렇게 하는 게 맞소?"


"학당 공부 너무 열심히 하지 말랬는데."


"잠시만 여기서 기다리시오."


"또 어딜…."


"…그런 거 아니오. 여긴 오래 있으면 주인에게 방해가 되니,


 다른 곳으로 갑시다. 들어들 오게!"


"……."


"정식으로 소개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행랑아범과 함안댁이오.
 나의 오른팔과 왼팔이오."


"그… 괜찮은 거요? 같은 패요? 이들도?"


"만약을 위해 모르는 게 좋소. 그럼 얘기들 나누고 계시게."





9화 귀하가 나가자마자 지금까지 날 협박했소


"진짜 든든하시겠소.
 귀하가 나가자마자 지금까지 날 협박했소. 둘이 같이."


"협박이 아니라 구박이었을 거요. 이해가 가는 바이고. 갑시다."





9화 보호요 (애신ver.)


"…방금 뭐한 거요?"


"보호요."


"하!… 사내 둘을 태우고 가니 인력거꾼이 힘들만도 하겠소.
 근데 지금, 우리 어디 가는 거요?


"거기까진 생각을 안 해봤소. 그저 나란히 앉아보고 싶었소.
 걷는 건 지난번에 해봐서."


"그럼 글로리 빈관은 어떻소? 내가 맡아둔 복면 가져가시오."






9화 304호 앞에가서 기다리게


"304호 앞에가서 기다리게. 키 받아가겠네."





9화 방금도 들어왔소


"빈관의 방은 이렇게 생겼구려. 내 빈관 안은 처음이라."


"나도 누굴 손수 방에 들인 건 처음이오. 매번 뒤져지기만 해서."


"방에 뭔가 중한 게 많은가 보오?"


"방금도 들어왔소."


"…이건 무엇이오?"


"뮤직박스라는 건데, 태엽을 감으면 음악이 나오는 기계요."


"음악?"


"'푸른 옷소매'라는 서양 민요요, 들어보겠소?"


"오… 그러니까, 서양의 새타령이라는 거구려. 들어보시오."





9화 그렇게 환하게 뜨거웠다가 지려하오, 불꽃으로


"맘에 드시오?"


"흥겨울 줄 알았소. 이리 슬픈 곡일 줄은…. 사연이 있소?"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 말은 낯설고, 길은 무섭고, 배는 고프고….
 너무 추워 손은 얼고… 맞은 곳은 아팠는데….
 이 노래가 들렸소. …많이 울었던 것 같소."


"조선에 와서도, 자주 들었소?"


"한동안은 아니었는데… 최근에 다시 들었소."


"또 아팠소."


"나 말고, 누가 다쳤대서. 겁이 나서."


"내 걱정을 한 게요."


"구동매가 그 날 제물포에서 귀하를 알아본 듯 하던데."


"알고 있소. 구동매는 그 날, 날 알아보고 봤소.
 다음 날 새벽 기차역에서 내가 맞는지 확인까지 했고.
 그 자가 날 해치고자 했다면 그 때가 가장 적절했을 거요.
 근데 그러지 않았소. 아마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고."


"그 자를 믿는 거요?"


"어려서, 그 자를 한번 구해준 적이 있소.
 헌데, 그 자는 내가 선의를 내민 손을… 짐승처럼 할퀴었소.
 그 때 그렇게 할퀴었으니 그 자도 나를 한번은 구하지 않겠소."


"그 일 믿는 거요?"


"굳히 답하자면… 그런 것 같소."


"굳이 답하라고 안 했는데."


"하나 분명한 건, 내가 이리 양복 입은 사내일 때, 그 자를 다시 만난다면,
 그 땐, 내가 먼저 그 자를 쏠 것이오. 허니 걱정 마시오.
 그러려면, 이것이 필요하오. 가져가겠소."


"안 하면 될 거 아니오. 양복 입는 일을.
 조선은 점점 더 위태해져 갈거요. 귀하는 점점 더 위험해질거고."


"주목받지 마라. 당분간 움막에 오지 마라.
 학당 공부 열심히 하지 마라. 왜 늘 하지 말라고만….
 하나쯤은 하라고 해주면 안되오?"


"러브하자고 했잖소."


"풉… 깜빡했소."


"…수나 놓으며 꽃으로만 살아도 될텐데.
 내 기억 속 조선의 사대부 여인들은 다들 그리 살던데."


"나도 그렇소. 나도 꽃으로 살고 있소.
 다만 나는 불꽃이오.

 거사에 나갈 때마다 생각하오. 죽음의 무게에 대해.
 그래서 정확히 쏘고 빨리 튀지, 봐서 알텐데


 …양복을 입고 얼굴을 가리면 우린, 얼굴도, 이름도 없이… 오직 의병이오.
 그래서 우리는 서로가 꼭 필요하오.


 할아버님껜 잔인하나,
 그렇게 환하게 뜨거웠다가… 지려하오.
 불꽃으로.
 죽는 것은 두려우나, 난 그리 선택했소."


"……."


"그만 가봐야겠소."


"303호가 아직 안 들어왔소. 나가다가 마주칠지도 모르는데."


"303호가 누구요."


"귀하의 정혼자가 옆 방에 묵소."


"아직 예서 묵고 있소?"


"내가 더 자주 보는 거요? 그거 하난 마음에 드네."


"내 정혼자를 자주 보시오?"


"내가 당신을."


"…그 얘긴 다음에. 아주 긴 얘기요.
 나는 이 쪽으로 가겠소."


"여기 3층이오."


"그럼, 뒤를 부탁하오."





9화 그러니까 글을…?


"부른 기억이 없는데."


"머리를 좀 썼소. 한밤중까지 기다리기엔 하루가 너무 길어서."


"뮤직박스 돌려주러 온 거요?"


"아니오. 내 머릴 썼기 때문에 그 핑계는 아껴 놨소.
 허니, 내게 신세 진거요?"


"하하!…."


"오해 마시오, 내 허투로 온 것은 아니니.
 공부하다 모르는 게 있어서. 이게 내 이름이오."


"맞소."


"문제는 이건데… 하… 이건 영어로 어찌 쓰는가… 해서.
 내, 도통 모르겠어서…."


"하, 학당 공부 열심히 하지 말랬다고… 하 이 정도도 모르면….
 그 이런 건… 스스로 해야지.
 내가 도와주면 그게… 또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아유, 하, 이 쉬운 걸…."


"…그만 가야겠소, 실례했구려."


"사, 사발은 언제…또 필요할 것 같소?"


"그건 왜 묻소?"


"…노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초닷새, 점심나절."


 '왜 답신을 안 한거요.'
 '아직 못 읽었소.'


"…읽어보시오."


"그 스스로… 공부를…."


"혹시 글을…?"


"Hey, hey! How's it going?
 The American legation is so quiet without Kyle, isn't it?
 Okay, back to work! …내 영어는 출중한데."


"그러니까 글을…?"


"이 신문… 신문이네… 신문이나 읽어야, 여기도 다 영어….
 배웅해 주겠소 갑시다."
 
"…푸핫!!"





9화 나란히 걸을 수 있겠구려


"다친 게요, 어쩌다?"


"아… 훈련 중에. 강이 얼었소. 노꾼이 필요 없어졌소."


"대신… 나란히 걸을 수 있겠구려."





9화 조선에서 난 노비였소


"간밤에 사대문 안이 시끄러웠던 모양이오.
 저자에 사람이 많아 돌아오느라 조금 늦었소."


"들었소. 외부대신 이세훈이 역모로 밝혀졌다고.
 혹, 교류가 있던 양반이오? 조선의 관료들은 잘 몰라서."


"친일하던 자라 주시하고만 있었소. 로건이 죽을 때도 그 자가 함께였고.
 누구 하나 슬퍼하지 않는 죽음이오."


"그 위험하니 조심히 걸으시…!"


"…그러셔야겠소."


"아니 조선의 강은 유난히 미끄럽소. 미국의 허드슨 강은 안 이런데."


"미국에 아주 어릴 때 갔나 보오? 글도 떼기 전이니.
 …신기해서. 조선에서 태어나 어찌 그 먼 땅까지 갔는지."


"…듣고 싶소?"


"궁금하오. 귀하의 긴 얘기가."


"……아마 내 긴 이야기가 끝나면, 우린 따로 떠나게 될 거요."


"어째서 그렇소?"


"…조선을 떠난 건 아홉 살 때였소. 그저 달렸소, 조선 밖으로.
 조선에서 가장 먼 곳으로.
 그런 내 앞에 파란 눈의 금발머리 선교사가, 구세주처럼 나타났소.
 그의 도움으로 미국 군함에 숨어들었고. 한 열흘 쯤 가면 되겠지 했는데,
 한 달을 갔소."


"헌데, 아홉 살 아이가… 무슨 연유로."


"'죽여라. 재산이 축나는 건 아까우나,
 종놈들에게 좋은 본을 보이니 손해는 아닐 것이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조선이오."


"누가 그런 말을 했단 말이오."


"상전이었던 양반이."


"……."


"무엇에 놀란 거요? 양반의 말에? 아님, 내 신분에."


"……."


"맞소, 조선에서 난 노비였소.
 귀하가 구하려는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요.
 백정은 살 수 있소. 노비는 살 수 있소?"





10화 내 긴 얘기 끝에 그런 표정일 줄 알았으면서도


"맞소. 조선에서 난 노비였소.
 조선은 내 부모를 죽인 나라였고 내가 도망쳐 온 나라였소.
 그래서 모질게 조선을 밟고, 조선을 건너,
 내 조국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이었소.

 

 그러다 한 여인을 만났고… 자주 흔들렸소.
 내 긴 얘기 끝에 그런 표정일 줄 알았으면서도… 알고도….
 마음은 아프오."


"……."


"귀하가 구하려는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요.
 백정은 살 수 있소. 노비는 살 수 있소?"


"……."


"사발은… 내가 가져가는 걸로 합시다. 귀하는 먼저 가시오.
 더는 나란히 걸을 수 없을 듯 하니."


"…신세 졌소."




11화 우연에 기대어 보다


"길이 다 진창이오. 그칠 눈도 아닌 것 같고.
 걷기엔 나쁜 날이오."


"우연에 기대어 보다….
 부탁이 있소. 여긴 눈에 띄이니."







11화 부디 상처 받지 마시오 / 그댄 계속 나아가시오


"…들고 있으라고 준 거 아닌데."


"그날은… 미안했소.
 귀하의 그 긴 이야기 끝에… 내 표정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오.
 귀하에겐 상처가 됐을 것이오. 미안하오.


 나는… 투사로 살고자 했소.
 할아버님을 속이고, 큰어머님을 걱정시키고,
 식솔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면서도 나는….
 옳은 쪽으로 걷고 있으니 괜찮다, 스스로를 다독였소.


 헌데… 귀하의 그 긴 이야기 끝에 내 품었던 세상이 다 무너졌소.

 귀하를 만나면서 나는 단 한번도 귀하의 신분을 염두에 두지 않았소.
 돌이켜보니 막연히 난… 귀하도 양반일 거라 생각했던 거요.


 난 내가 다른 양반들과 조금은 다를 줄 알았소. 헌데 아니었소.
 내가 품었던 대의는 모순이었고.
 난 여직… 가마 안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호강에 겨운 양반 계집일 뿐이었소.

 하여… 부탁이니 부디…, 상처 받지 마시오."


"…그댄 이미 나아가고 있소. 나아가던 중에, 한번 덜컹인거요.
 그댄 계속 나아가시오. 난 한 걸음 물러나니.


 그대가 높이 있어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침묵을 선택해도 됐을텐데, 무시를 선택해도 됐을텐데,
 이리 울고 있으니 물러나는 거요.


 이 세상엔, 분명 차이는 존재하오.
 힘의 차이, 견해 차이… 신분의 차이.
 그건 그대 잘못이 아니오, 물론 나의 잘못도 아니고.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만나진 것 뿐이오.


 그대의 조선엔 행랑 어르신도, 함안댁도 살고 있소.
 추노꾼도, 도공도, 역관도, 심부름 소년도 살고 있소.
 그러니 투사로 사시오. 물론 애기씨로도 살아야 하오.
 영리하고 안전한 선택이오.



 부디 살아남으시오. 오래오래 살아남아서… 당신의 조선을 지키시오. 
 …그건 끼고 가시오. 또 넘어지지 말고."







12화 그렇게 한번 더 돌아보게 하려고 그랬나 보오

 

"거두절미하겠소. 물을 것이 있어 왔소.
 이 서신의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오."


"…잘 있었소?"


"지금 읽고, 무슨 내용인지 말해주시오."


"입술은 왜…."


"읽으시오."


"다른 곳은 다친 곳이 없소?"


"…읽으시오."


"……."


"보다시피 받는 이가 귀하요.
 물을 수 있는 이도 귀하 뿐이고."


"…이 서신을 왜 귀하가 가지고 있는 거요."


"출처는 말할 수 없소. 그리고 서신도 다시 가져갈 것이오.
 무슨 내용이오."


"내가 거짓으로 읽어주면 어쩌려고."


"…나는 방법이 없소. 믿어야지. …보낸 이가 누구요."


"내겐 아버지같은 사람이요."


"정확히 이름을 대시오."


"요셉 스탠슨."


"…뭐하는 이요."


"선교사요."


"뭐라고 써 있소."


"잘 있냐고, 날이 춥다고. 곧 한성에 온다고.
 보고싶다고."


"……."


"탁주 담는 법을 배웠다고. 신이 늘 함께하길 바란다고.
 지난번 편지에 언급한 그 여인과는…… 잘 지내냐고."


"……."


"내게도 하나쯤 대답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서신을 왜 귀하가 갖고 있는 거요."


"이제 주시오. 가봐야 하오.
 일이 해결되면 추후에 돌려주겠소.
 그때까지 귀하가… 한성에 있다면 말이오."


"……."


"…하나만 더 묻겠소. 황제의 예치증서 말이오.
 조선을 망하게 하는 길로 걷겠다더니… 그걸 왜 조선에 돌려준 거요."


"그렇게…한번 더 돌아보게 하려고 그랬나 보오."







12화 어제는 귀하가 내 삶에 없었는데 오늘은 있소


"서신을… 돌려달라 온 것이오?"


"……."


"…무엇이오."


"선물이오. 들어보지 않았던 총일 것 같아서.
 전에 말했던 러시아제 볼트액션이오."


"이걸 왜 내게 주는 거요."


"난 귀하가 이 총과 함께 계속 나아가서….
 어딘가에 가닿기를 바라오. 그곳이 어디든, 그 길 끝엔 누구와 함께든."


"귀하는… 어디로."


"일단 오늘은 여기였소.
 전에도 말했지만 제대로 드는 법부터 익혀야 할 거요. 
 혹 배워보겠다면…귀하가 배우는 동안에 조선에 더 머물까 하는데.
 …배워보겠소?"


"배움이 빠르지 않을거요."


"그럼 더 좋고."


"난 죽는 순간까지 고가 애신일거요."


"그래야 하오."


"귀하와 도모할 수 있는 그 어떤 미래도 없을 거요."


"어제는 귀하가 내 삶에 없었는데… 오늘은 있소.
 그걸로 됐소."


"…가르치시오. 그 총."


"처음엔 그렇게 무게감부터 익히시오.
 완전히 가벼워질 때까지.
 귀하처럼 총을 잘 쏘는 이를 미국에선 스나이퍼라고 하오.
 작고 빠른 도요새의 머리를 명중시키던 사냥꾼에서 유래한 말이오.
 지금에 와선, 명중률이 높은 저격수를 그리 부르오. 귀하처럼."



"스나이퍼, 마음에 드오."


"아직은 정확하게 맞추긴 어려울 거요.
 그래도 한번 쏴보시오."


"…그 날 말이오. 지붕 위에서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내가 들킨 건 불온한 낭만이었는데… 귀하가 들킨 건 뭐였소?"


"…실력?"







12화 암호를 정합시다


"미안하오. 같이 중반 한 끼 하려면 이 방법 뿐이라."


"괜찮소. 우린 백숙도 이렇게 나란히 먹소."


"해서, 내가 방법을 좀 생각해 보았소.
 매번 임편에 서신이 오가면 그이들에게도 못 할 짓이고 하니.
 암호를 정합시다. 나는 장날을 핑계 삼을 수 있소.
 약재 창고 약장 중에 어성초함을 열면 그 안에 서신이 들어있을 것이오.
 장날마다 나와서 거기 넣어놓을 테니, 확인하시오.



 그리고… 혹여 약방 처마에 붉은색 바람개비가 걸리면 그건….
 내게 중한 일이 있어 한동안 서신을 못 한다는 얘기요."


"그럼 그 날… 그 바람개비가…."


"그 한동안에 나는, 스나이퍼요."





12화 망나니가 따로 없소


"언젠가 알려주려 하였소.
 귀하가 약방에서 하염없이 기다릴까봐."


"그럴 거면서 뮤직박스는 왜 가져다 놓은거요?
 내 생각 다신 안 할 거란… 작별 인사였소?"


"그저 인사였소. 내가 다녀갔다는."


"그러다 나랑 마주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는 귀하야 말로. 왜 뮤직박스를 다시 돌려놓았소?"


"나 떠난 거 알라고."


"망나니가 따로 없소! 떠난 줄 알고, 하루하루 난…."


"울었소?"


"욕했소! 헌데 내가 그 날 하루만 간 것 같소?
 글을 못 읽으니 서신을 쓸 수도 없고 해서…."


"고. 애. 신."


"글을 배웠소!"


"외웠소. 참고로 영문, 일문, 한문 다 가능하오.
 내… 국문만 못 하는 거요."


"잘됐소. 난 또 귀하가 일자무식이라 그림을 그려야 하나… 걱정했는데.
 허면 앞으론 한자로 쓰겠소."


"…보고싶었소."


"……."


"내 그것도 쓸 줄 아오. 보겠소?"


"본 걸로 칩시다."


"보. 고… 싶…. 아, 이게 받침이 있어서 잘 외워….

 이게 꽤 어려운 건데…."


"……."


"바다는 본 적 있소?"


"있소. 제물포항."


"총 쏘느라고 잘 못 봤을 듯 한데."


"맞소. 그래도 내 글로는 다 배웠소.
 Sea, Sunrise, Sunset, Sunshine."


"바다에 해 뜨는 거 본 적 있소?"


"보고 싶소. 쉽진 않겠지만… 언젠가 보러 갑시다."



***


13화부터는 따로...!




출처: 미스터 션샤인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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