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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181114 트유 댄석 그림일기(안구주의, 스포)앱에서 작성

ㅇㅇ(211.36) 2018.11.15 10:00:02
조회 955 추천 36 댓글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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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오늘은 우리의 친구 댄우빈씨와 석본하씨를 만나러 갔습니다.


한숨 가득하고 지쳐보였던 댄우빈씨는 석본하씨를 보자 얼굴이 밝아지고, 둘은 서로 손가락 피스를 교환하며 노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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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본하씨는 노래를 부르다말고 마이크를 쭉 올리고 가버렸고요.
댄우빈씨는 마이크를 난쟁이 만들어서 복수했는데요.
나중에 떠올려보니 마이크조차 함께가 아니면 안되는 둘을 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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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라 그런지 머리카락까지 귀여웠어요.
댄우빈씨는 어느소년이야기를 부르면서 머리카락이 솟았는데, 그 머리 하고 계속 감사하다고 그래서 힘든 몸을 이끌고 드바이에 간 게 뿌듯했고요.
석본하씨는 ‘그럼 써주는거나?’하면서 손가락으로 머리에서 귀여운 달팽이를 무한생산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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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가 얼마나 재밌었는지 댄우빈씨는 침까지 흘리면서 티비오디션을 나가자고 했습니다.
우리의 우정은 절대 찢어놓을 수 없다면서, 댄우빈씨는 조그만 의자에 함께 앉기를 권유하였습니다. 석본하씨는 넓은 본하체어를 두고 할 수 없이 의자에 앉았는데....

댄우빈씨가 상남자로 인터뷰 하는 동안 석본하씨더러 귀엽게 하라고 했어요. 석본하씨의 ‘아조씨, 사랑해요’가 아직도 귓가에 울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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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바꿔서 석본하씨가 상남자를 하는 동안, 석본하씨는 댄우빈씨가 뭘 할지 매우 불안하여 동공지진이 왔습니다. (흐즈므르 즌쯔)

댄우빈씨는 티비오디션에서 가장 중요한 조명을 잊었고, 석본하씨가 좀 어두운것 같지 않냐고 했는데도 마냥 신이 났습니다. 그러더니 뒤늦게 가져온 조명으로 오디션모음집을 선물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앞으로 함께 연습하지 못하니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모든걸 하고 간게 아닌가 하는 아련한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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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본하씨는 의자와 맥주병을 높이 치켜들며 내면의 괴물을 꺼냈다가 겨우 진정하였습니다.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괴물로 보는게 아니라 댄우빈씨가 개물을 만들고 있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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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본하씨는 매우 귀여워요.
그녀를 바라볼 때 석본하씨의 세상은 온통 투명한 빛으로 아름답게 반짝거립니다.

석본하씨는 가진게 없어요.
별 짓을 다 해도 못 가진 많은 것들.
하지만 언제나 곁에 음악이 있어서 아무리 힘들어도 노래하면 모든걸 잊을 수 있었는데요.
자기가 가진 유일한 것이자 가장 소중한 음악을, 노래를, 그녀에게 주었어요. 사실 가진 모든걸 다 준 것 같아요.

나도 이 세상에 태어나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걸 깨닫게 해 준 단 한사람에게 노래도 불러주고, 그녀가 매일 사갔던 딸기맛바나나우유도 먹고, 그녀와 함께 그림도 그리고, 함께 많은걸 하기를 꿈꿨던 아름다운 소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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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우빈씨는 오늘 잔인해보였는데요.
CCTV를 향해 빈 두 손을 내밀어 보이다가 약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카메라 저 편의 사람들에게 그 약을 되돌려주고 싶은 저항심인가 싶었는데, 그녀의 고백이 끝나고 또 두 손을 내밀었어요.

어쩌면 댄우빈씨는 마지막을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었나봐요.
석본하씨에게 약을 주고 스스로 사라져갈 마지막을.
CCTV를 보며 빈 손을 내밀던 것도 어쩌면 너희가 준 약 다 먹었다, 둘 중 하나는 사라졌다는 증명을 지켜보던 그들에게 하고싶었던게 아닌가 싶네요. 그 약으로 말미암아 정신이 복종당했고, 너희들이 걱정하는 그 인격은 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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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진술까지도 댄우빈씨는 잔인했습니다.
태눈멀때 그녀를 봤다는 석본하씨 말에 아니라고 할 때도, 여기서 나가자고 할 때도 웃음기가 없었는데, 석본하씨가 나가기를 거절할 때도 그럴줄 알았다는듯한 무서운 얼굴이었어요.

최종진술때 댄우빈씨는 석본하씨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게 몸을 흔들며 음악 속에 있었고, 뒤 돈 석본하씨를 보지 않고 눈도 가렸고, 석본하씨가 마지막 진술을 할 때까지 입가를 가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석본하씨를 지켜봤습니다. 그리고는 진술이 끝나자 고개를 끄덕였어요.

원하는게 아니면 안보고 안듣겠다는 소리같아서 무서웠는데, 그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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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우빈씨는 그녀를 향해 말하지마세요 애원하는 석본하씨를 아픈 눈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석본하씨에게 입혀주었어요. 그 옷은 그 어떤 비와 천둥과 번개도 다 막아줄 것처럼 커다랗고 따뜻해보였어요.


댄우빈씨는 두 손 가득 약을 들어 석본하씨에게 내밀며 아프게 미소지었습니다. 그리고 마주 보던 석본하씨는 약을 삼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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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우빈씨가 사라지고, 석본하씨는 트유립이 나올 때 혼자서 어둠 속에 웅크리고 앉아있었어요. 그리고 댄우빈씨가 주고 간 옷을 입으며 정신을 가다듬었고, 드바이로고를 보며 또 정신을 가다듬은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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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노래하던 석본하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를 보다가 다시 사라진 댄우빈씨 쪽을 보다가를 반복하다가 자신이 혼자임을 깨달았습니다.

석본하씨는 숨겨두었던 칼을 꺼내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였습니다.


석본하씨는 댄우빈씨가 ‘넌 알아’ 한 것처럼 다 알고 있었던것 같아요. 하지만 기억을 지우고 그 시간 속에 있지 않으면 자신을 지탱할 수 없었던게 아닐까요? 모든걸 그녀에게 다 주었으니까요.


석본하씨가 그녀에게 가진 모든 것을 준 것 처럼
댄우빈씨는 석본하씨에게 가진 모든 것을 준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거기 있었는데, 없는 기분이었습니다.
석본하씨를 도울 수 있는 많은 인격 중 마지막 인격이 댄우빈씨였고, 댄우빈씨가 도울 수 있었던 많은 기회 중 최후이자 마지막 순간을 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무섭도록 잔인했을까 싶어서 슬퍼집니다. 다음이 없다는게 그런걸까요?



석본하씨와 댄우빈씨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둘 다 약을 먹고 나왔는데, 커튼콜에서는 약 먹은 미친 또라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너, 나, 우리 모두 힘든 때인 것 같아요.
하지만 함께 노래할 때는 모두 잊고
소리내 웃고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석본하씨 말대로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댄우빈씨가 말한 즐거운 토요일에 만나요.
한 밤, 두 밤, 세 밤 자야하네요.
너무 멀지만 우리 한동안 잘 했잖아요? 기다립시다.


넋이 나가 못 보낸 기립박수를 보내며.
또 만나요, 꾸-벅.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는 혼자 남아 포카를 품에 안고 잠이 듭니다, 스르륵.
포카 나눔한 친구 고마워요.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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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극, 뮤지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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