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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어제 개념글에 이어서 "꼬꼬마들과 지내온 스토리"

고기몽둥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1.20 10:00:02
조회 3335 추천 213 댓글 34

어찌된건지 아이들 인증한 글이 개념글에 가있더라구요!

감사합니다ㅎㅎ 역시 집사보다는 냥이들이 더 인기가 많죠.


스토리를 길게 적고 싶어도 글을 잘 못써서 최대한 열심히는 써보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직업군인으로 지내오면서 자연스럽게 부대 내에서 짬타이거를 많이 봐왔고, 한편으로는 고양이를 키워보고 싶었습니다.

워낙에 새끼들도 많고 하니 도로에서 차에 치이거나 비상식적으로 행동하는 몇몇 군인들 때문에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도 봐왔습니다.

그렇게 지내오던 어느 날


"2013년 10월 21일"

첫째 아들 먹꼬의 생일이자 첫 만남

저는 음력으로 생일을 치지만 일단은 민증에 있는 생일에 먹꼬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살던 숙소 근처에서 까만 고양이 한마리가 사람들이랑 어울리고 있었습니다.

중간중간 몇명 사람들은 그 아이를 발로 툭툭 차기도 했지만 이 녀석은 사람을 좋아해서인지 계속 다가가더군요.

눈에 밟히던 아이였습니다.

그러다 결국 점심시간에 몰래 차를 몰고 와서 이 까만고양이가 모래에서 뒹굴고 있을 때 슬쩍 들어서 숙소로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전혀 겁내지도 않고 침대에 올라가서 바로 자기까지 하던 녀석.

만난지 약 1주일만에 중성화까지 하고 사료에 모래까지 사서 키우던 녀석.


그 아이가 바로 첫째 먹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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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먹꼬가 중성화하기 이틀 전에 사진입니다.

왜 이리 날씬한지...

지금은 아주 뚠뚠이가 되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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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꼬와 함께 부대 내에서 숙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서도 잘 따라다니던 아이.

그렇게 약 반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서 또 다른 묘연을 만나게 됩니다.


"2014년 6월 21일"

둘째 딸래미 먹짜의 생일이자 첫 만남

먹짜는 제가 근무하는 대대(사무실) 근처에서 돌아다니던 아기 짬타이거 였습니다.

어미는 보이지도 않았고, 병사들이 아기를 발견해서 저를 불렀었습니다.

너무 신경이 쓰여서 집에 있는 사료와 물을 채워서 먹여주었습니다.

상자도 만들어서 화장실용 모래도 조금 부어두었구요.

그렇게 잘 지내나 싶었는데 여기서 문제 아닌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보일 때는 애교도 부리고, 밥도 잘 먹던 아이가 저만 안보이면 계속 우는 것이였습니다.

울기만 하면 다행이었지만 더 큰 문제는 사무실 출입문에서 제가 나올 때 까지 계속 울었습니다.

같은 사무실에 있는 계급이 높은 분들은 시끄럽다고 계속 뭐라하시고 몇몇분은 가서 돌도 던져서 못오게 하고...

그게 또 마음에 걸려서 제가 이렇게 한 것이니 책임지자 하고는 숙소로 또 데리고 왔습니다.

그렇게 어찌저찌 또 가족이 된 둘째 딸래미 먹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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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성화하기 일주일 전의 사진입니다.

이 때부터 왠지 시크한 눈빛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제 아이들 중에서는 애교가 가장 많은 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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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숙소에서 몰래몰래 키우다가 제가 전역을 하게 되면서 이동장에 넣어서 함께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크게 뭐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없어요!! 감동적인 것도 아니구요..


사실 마지막으로 소개드리는 셋째 아들은 짬타이거 출신이 아닙니다.

제가 전역하고 난 이후에 만나게 된 아이입니다.


"2016년 11월 21일"

셋째 막내아들 모찌의 생일이자 첫 만남

그 날은 엄청 추운 날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볼일을 보러 가던 중에 휴대폰으로 네이버에 있는 고다 라는 카페에서 게시글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올라온 글 중에 작성자분이 굉장히 분노하여 쓴 글이었습니다.

중고나라에 고양이를 판매한다는 글이었습니다.

자세히 읽어보니 새끼고양이를 5천원에 판다는 글.

그래도 쉽사리 판단할 수 없어서 직접 중고나라에 들어가 작성자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알고보니 아직 중학생인데 고양이 입양글을 어디에 적어야할지 몰라서 적었다고 했습니다.

결국 저는 또 마음이 흔들리고, 지금 당장 갈테니까 이동장 하나만 사서 넣어두시면 이동장 금액과 함께 입양비를 드리겠다고 약속하고

영등포까지 아이를 데리러 갔습니다.

그렇게 또 만나게 된 셋째 막내아들 모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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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고 오자마자 찍은 사진입니다.

얼마나 작은지 안경닦는 천보다 작은 크기에 범백에 곰팡이 피부염까지 달고 있던 아이입니다.

그 곰팡이가 먹꼬랑 먹짜한테도 옮아서 어쩔 수 없이 격리 시키고..

모찌나 얼마나 울던지 문도 다 긁어대고ㅠㅠ

지금은 지난 이야기라 이렇게 적는거지만 그 때는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런 아이가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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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복숭아 하나를 달고 다니는 뚠냥이가 되었습니다.


글솜씨가 없어서 막 적지는 못했지만

뭐 이런 이야기와 함께 지내온 제 가족이라 생각해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ㅎ

마지막으로 아이들의 모습과 함께 마무리 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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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그란 눈을 뜬 먹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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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듬어주면 호빵이 되어버리는 먹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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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를 켜서 찍었더니 놀란 먹짜!

뒤에 까만 아이는 심령고양이 먹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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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많이 커버린 길쭉이 모찌


참 우연의 일치인지 아이들의 생일은 저와 비슷합니다.

먹꼬는 양력으로 저와 같고, 먹짜와 모찌는 저와 같은 21일을 가지고 있죠.

아이들이 오래 같이 살면 좋겠지만 언젠가는 헤어진다라는 생각을 하기싫어도 그런 생각이 가끔씩 들 때는 정말 마음이 쓰라릴 정도로 아파옵니다.

그리고 항상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너희들은 아빠인 날 만나서 행복하냐고.

나보다 더 좋은 주인이 있었을텐데 날 만나 고생만 하는 것 같다고.

하지만 이런 생각은 순간뿐이죠.

다시 또 아이들의 모습만 봐도 너무 행복하고, 그런 후회가 없도록 더 잘해줄 것입니다.


출근할 때 아빠 갔다올게 라는 말 한마디에 현관까지 나오는 아이들

퇴근하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들어설때 현관 앞에 있는 아이들

신발 벗고 들어가자마자 바닥에 누워 배를 만져달라고 아이들

간식을 맛있게 먹는 아이들

장난감을 흔들면 이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 등등

그런 사소한 모습에도 웃음이 나고 행복하다면 우리 아이들도 저와 같이 행복할거라 생각합니다.


글솜씨가 부족하고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야옹이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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