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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아스달 연대기', 판타지 없는 판타지

kcv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6.10 1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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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물의 힘

‘2012’, ‘신 고지라’, ‘노팅힐, ’익스펜더블‘. 전부 각기 다른 감성과 분위기의 영화다. 이들은 모두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지구가 멸망하거나 심해에서 올라온 괴수, 최고의 여배우와의 사랑, 인간흉기들의 총기난사. 하지만 이들은 굉장히 강한 개성과 특징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게 만든다. 이들은 전부, 자신들이 갖고 있는 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들의 예시다. 장르물의 힘이다.


앞서 말한 작품들은 곱씹어보면 내용에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심해에서 레이저를쏘는 괴수가 나온다고? 지구가 망해? 톱 여배우와 사랑을? 놈의 나라에 가서 저렇게 총질을? 따질 거리가 많다. 하지만 영화를 볼 때,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지구가 끝내주게 멋지게 망하고 실베스타 스탤론이 권총을 기가 막히게 잘 쏘니까. 여배우와의 사랑이 너무 절절하니까. 장르물은 그런 힘이 있어야 한다. 내부에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사람들이 곰곰이 생각해보면 뭔가 이상한데, 그걸 다 무시하고 뚫고 지나가는 힘. 만약 그게 없다면 망하기 십상이다. 실제로 망하는 장르물의 특징은 사람들을 작품에 집중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실패한다. 무언가 이상하다 느끼게 되면, 위화감이 등장하는 순간 장르의 힘은 깨지고 만다.

‘아스달 연대기’는 굉장히 말이 많은 드라마다. 한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판타지 드라마인 동시에 장동건, 김지원, 김옥빈, 송중기 등 내노라하는 배우들이 주연을 꿰차고 있다. 사람들이 기대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 기대를 저버리듯, 드라마는 고작 4화까지 방영되었을 뿐인데 논란을 계속 일으키고 사람들의 실망을 들끓게 하고 있다. 어찌된 일일까.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다. ‘아스달 연대기’는 장르물의 힘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위화감이 넘치는 존재들이 사방에 배치되어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결국 결점만 보이게 만든다.

물론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스달 연대기‘가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없었던 판타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응원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고, 아직 시작이기에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이도 있다. 배우의 팬이라서 배우를 응원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다. 아니면 그냥 다른 이유 없이 재밌기 때문에 그런 이들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좋아할만한 구석보다는 이 작품에 대해 불평할 구석만 늘어나고 있다. 이 작품은 명백하게 장르물을 표방하면서, 장르물을 이해하지 못하는 작품이니까. 그 이유를 하나 둘, 좀 길게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족보없는 서사시

‘아스달 연대기’는 원작이 없다. 요즘 기준으로 굉장히 흔치 않은 케이스다. 다른 장르물과 달리 판타지 장르의 경우에는 원작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대다수다. 당장 가장 대표적인 판타지 드라마인 ‘왕좌의 게임’도 R. R. 마틴의 원작이 있고 영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도 톨킨이나 조앤 롤링의 원작이 있다.

그냥 원작이 없는 게 무슨 대수냐 물을 수 있지만, ‘아스달 연대기’의 경우는 좀 더 난이도가 높은 상황이다. ‘아스달 연대기’는 원작이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기반으로 삼을만한 지역적, 토착 신화 기반도 없다. ‘왕좌의 게임’이나 ‘반지의 제왕’같은 작품도 곰곰이 따지면 기본적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공유하고 있는 기존의 환상과 민담, 시대를 바탕으로 원작을 만들어놨다. 오크나 트롤, 용같은 게 그냥 작가가 만든 물건이 아니다. 작가와 출신 국가에서 이미 어느 정도 묘사나 서술에 있어 공유가 되고 있는 걸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해리 포터’같은 작품은 아예 현대를 배경으로 해서 현대 사회와 마법사 사회를 오가며 움직인다. 또한 호그와트의 설정은 영국의 학교 체계를 참조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놓았다.

족보가 없음에도 성공했던 작품이 있긴 하다. ‘스타워즈’.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가 더 정확하지만 과학보다는 판타지의 영역으로 볼 내용이 많으니 판타지라 할 수도 있다. ‘스타워즈’도 원작이 없고 그들은 완전히 깜깜이 영역인 우주를 담고 있다. 거기에 갈릴레이, 오리온 같이 친숙한 우주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후술하겠지만 ‘스타워즈’는 아예 밑천조차 없는 곳을 건드렸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하고 직관적이게 다가오는 힘이 있다. 그 작품은 아예 기반이 없던 곳에 세우는 것이니 난이도가 낮았다.

정 부담된다면 한국 드라마를 예시로 들어도 좋다. ‘별에서 온 그대’는 외계인이 나오지만 광해군 시절 기록을 하나 배경으로 삼아 동력으로 삼고 ‘도깨비’는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나오지만 고려 시대랑 이야기를 연결시키며 민속 도깨비 신앙의 것을 빌려왔다. ‘태왕사신기’는 고구려 신화로 이야기를 연결짓고 토대를 만들었다. ‘킹덤’은 조선 민담에 절대 있을 리 없는 좀비를 끌고 왔지만 해외의 것을 적절하게 잘 끌고 왔다.

‘아스달 연대기’는 가상의 세계 아스를 배경으로 하네, 판타지네 말을 하지만 결국 이쪽은 현실이라는 문제와 강하게 부딪치고 있다. 그 입장에서는 ‘아스달 연대기’는 이미 상황이 너무 나쁘다. 하지만 ‘아스달 연대기’는 그런 참고할 수 있는 원작도 없고, 그들이 그렇다고 독자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한국 신화, 민담 속 내용을 담고 있지도 않는다. 한국 민담이나 역사에 부족 연맹이나 뇌안탈, 보라색 피, 엘리베이터 같은 거가 등장하던가? 하다못해 이 동아시아 문화권에 등장하던가? 그런 거 없다. 쑥과 마늘이 등장하며 단군 신화를 의미하는 듯하지만 그게 얼마나 의미있게 등장하던가? 그냥 반찬투정이지. 이들은 원작도 없는 상태에서 아예 듣도 보도 못한 족보 없는 설정을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미친 난이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다른 곳에서 끌어오게 된다. 작품을 얘기할 때마다 나오는 '아포칼립토', '왕좌의 게임', '아바타' 같은 작품들이 그렇다. 하지만 자기들의 밑천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곳에 있는 걸 끌고 와봐야 오히려 눈에 더 들어오게 되고 표절의 느낌만 훨씬 강하게 느껴지고 만다. 자신들의 뎁스가 깊고 원천이 있다면 설사 그것들이 함께하더라도 표절 느낌이 아닌 오마주, 페스티쉬의 느낌이 있었을 거다. '아스달 연대기'는 명백히 표절의 느낌만 있다.


섞어찌개도 끓여본 놈이 잘 끓인다

'스타워즈'는 동양의 기, 2차대전의 공중전, 서양의 신화와 철학 등을 섞어서 만든 작품으로 유명하다. 동양과 서양의 것을 섞어 우주 신화로 만들어내는 것은 무지막지한 난이도를 갖고 있다. 그런데 그걸 해냈다.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비슷하게 흉내내다가 망한 작품이 한두 가지인가. '라스트 에어밴더'같은 작품만 봐도 힘들다. 무언가를 섞어서 자신만의 색을 내는 것도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그게 쉬웠다면 DC 유니버스나 몬스터버스, 다크 유니버스 같은 시네마틱 유니버스들이 그 고생 안한다. 영화에서는 잔뼈 굵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은 게임이라는 설정을 활용했고 레중문화 레퍼런스의 총집합이었음에도 짜임새 있게 만드는게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아스달 연대기'는 섞어찌개식 판타지를 만들었다. 앞서 말한 것대로 각종 판타지나 마이너한 해외 시대극들에서 레퍼런스를 따오고 잡다한 설정들을 전부 버무렸다. 그러나 그것도 제대로 버무리지 못했다. 판타지와 현실이 여기서도 충돌하고 만다. 각기 다른 시대, 다른 설정의 것들을 넣어놓으니 엉망이 되었다. 중세와 고대와 판타지가 섞여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가 이거에 있다. 섞어찌개를 너무 못 만들어서 잡탕이 되고 말았으며 그 건더기가 눈에 뻔히 보이고 만다. 녹아들만큼 '아스달 연대기'의 깊이가 깊지 않은 탓이며 그런 경험이 어디에도 없어서다. 여러 가지를 섞는 것도 해본 놈이 하는 거다.

연대기 없는 연대기

연대기는 거대한 서사를 의미한다. 단적인 예로 연대기라는 표현을 쓰는 ‘나니아 연대기’의 경우 수십 년에 걸친 사건을 각기 다른 상황과 시점에서 다루며 나니아의 역사적 흐름을 관통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또한 그 과정을 거치면서 틈틈이 설정과 세계를 다지고 구축한다. 거대하고 굵직한 사건을 통해 독자와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다.

그러나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거대한 서사라는 그림보다는 그저 시간을 휙 지나가게 만들고 대략적으로 언급만 하고 마친다. 가장 앞서 등장하는 뇌안탈 사냥이나 은섬의 잃어버린 20년이 그런 일이다. 세계를 이해하기는커녕 세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도 할 수 없고 여기에는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면 인물에 대한 설명도 빈약해진다. 그들이 왜 전쟁을 해야 하고 왜 그런 특별한 행동을 하는지를 알 수 없어진다. 서사가 없으니 생기는 문제다.

판타지와 현실의 경계

‘아스달 연대기’는 판타지를 말하면서도 다소 모호하다. 이들은 상고 시대를 다룬다는 말도 하면서 판타지를 다루고 있다는 말도 함께하고 있다. 이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낸 셈이다. 판타지라는 완전 백지수표를 들 수 있는 기회에서 상고 시대라는 말을 덧붙임으로써 사람들은 결국 이 시대와 분위기, 상황을 현실의 것과 매치시키게 된다. 이때는 ‘아스달 연대기’의 시대는 결국 아직 국가가 존재하지 않으며 청동기를 사용, 서서히 계급 사회를 만들어가는 청동기 시대라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작품에서 보면 명백히 철기에 가까운 물건이 등장하고 건축 양식이나 사회 구조는 청동기를 지나 철기 시대 초중반급이다. 엘리베이터까지 가면 답이 없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소리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아니냐 말하는게 진지하게 어울릴 정도다. 비단의 등장, 외국 상인의 등장도 사람들에게 의아하게 다가오고 만다.

이런 논란이 있을 때마다 제작진은 판타지라는 걸 계속 강조한다. 하지만 제작진이 판타지를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사람들은 더 확신에 차고 만다. 이 새끼들 대충 만들었네 라는 생각. 대충 상고 시대를 배경으로 만드는데 자료 수집 안하고 설정 제대로 짜지 않고 고증이나 핍진성 무시하고 만들었다가 욕 먹으니 판타지라는 방패 들고 있다는 생각.


고유명사의 일상 명사 대체

‘아스달 연대기’는 뇌안탈의 말을 만들어냈다. 아스달에서 쓰는 고유명사도 열심히 만들어냈다. 고유명사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의 사용은 명백히 사람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며 이들이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사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그 고유명사들을 곱씹어본다면, 전혀 이해할 수 없는데, 혹은 굳이 고유명사로 바꿀 필요가 없는데 남발하고 있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같은 작품들도 그들의 고유명사가 있다. 머글이나 트롤같은 단어, 아바다케다브라 같은 마법의 주문. 하지만 그들이 아무 상황에서나 그냥 남발하지도 않을뿐더러 거의 모든 일상적 단어는 현실의 것을 그대로 쓰고 있다. 삼촌은 삼촌이고 신은 신이다. 반지 원정대가 '카스라테 원정대' 이런 이름이 붙었으면 사람들이 보겠는가?

‘아스달 연대기’는 아무 때나 막 등장하는데 그게 상당수는 일상 언어를 고유명사로 바꿔 말하다보니 뭔 소리인지 바로 알 수가 없다. 자막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자막으로 나올 때 설명을 보면, 굳이 바꿀 이유가 없는 것들을 바꿨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삼촌’ 같은 단어가 굳이 따로 고유명사를 만들어야 할 단어라 보는가?

‘스타워즈’도 고유명사가 많이 나온다. 그쪽도 족보없는 세상을 다루다보니 고유명사가 막 튀어나온다. 하지만 그쪽의 고유명사는 너무나도 확실하게 직관적이다. Lightsaber=광선검=광선으로 된 검, X-Wing=X 형태의 날개=전투기 날개가 X 형태인 전투기, Death Star=죽음의 별=대량살상이 가능한 인공 별. 생긴 것대로 이름을 붙이고 이름 붙인 대로 생겼다. 기껏 해봐야 화폐 단위나 몇 가지 단어나 다르지 일상 언어도 여기서는 거의 건들이지 않는다. 이 또한 ‘아스달 연대기’가 실수한 부분이다.


설명충

덤블도어나 간달프, 아슬란, 오비완 케노비. 판타지적 장르물에 이런 사람들이 왜 있다 생각하는가? 이들은 세계관에서 최강자의 위치에 있지만 동시에 나이가 많고 말이 많으며 친근하다. 더 나아가면 푸근하기까지 하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세계를 설명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주인공에게 지금 너가 처한 상황은 무엇이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한다를 명확하게 알려준다. 더 나아가서 그들의 각성을 이끌어내기까지 한다. 이들은 설명충인 동시에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아스달 연대기'는 설명충이 없다. 묵직한 힘으로 상황을 설명해주고 분위기를 조성하며 주인공들에게 길을 안내해주는 이가 없다. 주인공은 길잡이가 없으니 갈팡질팡하고 상황을 모르니 그냥 지 좆대로 행동한다. 은섬이나 타곤이 행동하는데 있어 옆에서 말해주는 이들이 없으니 그들의 행동은 이해가 안되고 분위기도 못잡는 이들이 된다. 그리고는 설명충 역할을 지나가는 졸개, 조연이 하고 있다. 그런 건 옆에 있는 애들, 포로로 붙잡힌 애, 지나가는 꼬맹이가 할 말이 아니다. 나레이션이 할 말도 아니다. 작품 속 인물이 명백하게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을 따라가며 작품을 봐야 할 시청자들도 따라갈 곳이 없다.


선과 악의 대립

2차대전이 왜 좋은지 아는가? 나쁜 놈과 좋은 놈이 명백해서다. '스타워즈'랑 '반지의 제왕'이 왜 술술 읽히는가? 나쁜 놈은 무지 나쁜 놈이니까 그렇다. 최소한 처음에는 직관적이어야 한다. 스타워즈 클래식 시리즈가 선악 구도를 명백하게 잡아놓았기에 스타워즈 프리퀄 시리즈에서는 정치극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다룰 수 있는 거고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에서는 그걸 넘어 선과 악의 구도 자체를 의문시하는 전재가 나올 수도 있는 거다. 현실에서야 선과 악은 애매한 구도가 만들어지나 미디어 작품에서만큼은 선과 악의 구도가 명백한 건 필요하다. 특히 판타지는 나쁜 놈은 얼마든지 나쁜 놈으로 만들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아스달 연대기'는 누가 나쁜 놈이고 누가 착한 놈인지 종잡을 수 없다. 물론 은섬과 와한족이 피해자, 착한 놈일 거다. 송중기가 맨 마지막에 갑자기 흑화해서 입에서 보라색 흑사병이라도 내뿜는 막장이 아닌 이상 그럴 거다. 그러나 다른 인물들이 처음부터 너무 다들 정치극과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는데 환장하고 있다. 설명이 없는 상태에서 정치극은 아무나 다뤄서는 안된다. 괜히 드라마를 다룰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정치극이 아니다. 어줍잖게 할 때 선과 악의 구도도 무너지고 분위기도 덩달아 무너지게 된다. 그럼 내가 누구를 응원해야 할지는 둘째치고 쟤가 누군지, 쟤의 목적이 무엇인지까지 흐트러지고 만다. 지금이 딱 그렇다. 지금 사람들은 세계관을 어렵게 어렵게 이해하고 있는데 정치극으로 서로 권모술수를 쓰고 있으면 어떻게 알아먹겠는가? 이럴 때는 차라리 처음부터 딱 봐도 나쁜 놈이 하나 제대로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길잡이도 없고 악당도 없다.

고증의 선택

‘아스달 연대기’는 판타지로 다룰 거였으면 작정하고 판타지를 보여줬거나 상고 시대를 보여줄 거였다면 상고 시대를 보여줬어야 한다. 전자를 선택했다면, 사람들이 판타지에서 보고 싶은 것에만 집중했어야 하고 후자를 선택했다면, 고증을 철저하게 지켜서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라도 제대로 먹혔을 땐 사람들이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이 나오더라도 금방 지나가게 된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글래디에이터’와 ‘킹덤 오브 헤븐’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글래디에이터’ 속 로마는 실제 시대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 감독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판타지적인’ 로마를 묘사하고자 했고 그걸 전부 담아냈기에 사람들이 고증에 대해 신경쓰다가도 넘어가게 된다. ‘글래디에이터’ 속 로마는 누가 봐도 진짜 머리 속에서 그리던 로마의 모습이니까. ‘킹덤 오브 헤븐’은 반대로 사람들이 생각하던 십자군의 이미지와 달리 힘들고, 지저분하며, 중세 분위기를 그대로 풍기는 ‘현실적인’ 예루살렘을 묘사했다. 고증과 시대 분위기를 강하게 가져왔고 그래서 사람들이 ‘킹덤 오브 헤븐’을 보며 그 시대적 상황과 배경에 빠져들게 된다.

‘쥬라기 공원’도 사례가 될 수 있다. 쥬라기 공원에는 브라키오사우루스와 티라노사우루스가 함께 살아간다. 그런데 그 둘 사이에는 8천만 년의 차이가 있다. 오히려 티라노사우루스와 인간 사이의 차이가 6천5백만 년으로 더 짧다. 그럼에도 티라노사우루스는 인간보다 브라키오사우루스와 더 잘 어울린다. 왜 그럴까. 그 둘은 같은 공룡이니까 그렇다. 시기는 차이나도 서로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시기가 맞지 않더라도 서로 어울리는 콘텐츠로 잘 묶어놓아도 사람들은 납득시킬 수 있다.

‘아스달 연대기’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는가? 둘 다 이상하게 섞이다보니 그냥 어중간해지고 말았다. 환상을 보여준다 하기엔 너무 환상과 거리가 멀고 현실을 보여준다 하기에도 너무 현실이 아니다. 구석기부터 청동기는 물론이요 심심하면 철기와 르네상스까지 오가는데 이게 어떤 세계를 보여주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다른 시기의 콘텐츠를 서로 어울리는 콘텐츠로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너무 큰 격차가 계속 드러나고 그 격차가 각기 다른 분야에서 나오다보니 분간이 안된다. 한쪽에서는 철기를 마음껏 쓰는데 한쪽에서는 구석기 수준을 보여주면 뭐 어쩌라는 건가.

쿠키는 간식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영화 외에도 드라마, 만화책, 그래픽 노블, 쿠키 영상 등으로도 그 내용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영화를 볼 때 그런 내용 하나도 안봐도 내용 이해에 하나도 지장이 없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타노스가 배후였다는 쿠키 영상을 보지 않더라도 극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다. 현대는 미디어 믹스가 발전하고 프리퀄을 웹툰이나 영상으로 만들고, 사이트에 올려놓는 경우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거 다 때려치고 원작 흐름만 보고도 이해할 수 있게 하는게 정상이다.


'아스달 연대기'는 반대다. 감독과 작가 인터뷰, 쿠키 영상, 홈페이지 등으로 세계관에 대해 내용을 푼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다 중요한 내용들이다. 인물의 감정, 분위기, 역사적 흐름 등 중요한 내용 천지다. 1화 쿠키 영상을 기억하는가? 지도랑 부족에 대한 설명이 있다. 그건 쿠키로 설명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 드라마 시작할 때 설명해야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시작부터 그냥 싸움만 시키다가 맨 마지막에 쿠키 영상으로 인피니티 건틀렛의 능력을 설명했다 치자. 관객들 화낸다. 가장 중요한 것들을 쿠키 영상이나 인터뷰로 이해시키고 드라마 내용으로는 이해를 시키지 못한다면 그건 미달이다. 쿠키 영상이나 인터뷰는 어디까지나 부연 설명이 되어야지 절대 큰 흐름처럼 되어선 안된다. 인질이 되어서도 안되고.


의상과 분장

‘매드맥스’같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작품을 보면서 그 사람들 의상이나 분장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 없나? 더워 죽겠는데 가죽 조끼를 입질 않나 머리를 모히칸으로 빳빳하게 세워줄 크림은 어디서 났나 싶은 생각. ‘블랙 팬서’는 또 어떠한가. 보면서 저 사람들은 비브라늄을 물처럼 쓸 수 있으면서 옷이 저것 밖에 없나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의상과 분장은 분명히 직관적으로 시대와 상황을 보여주는 것이 된다. 그들의 시대가 어떤 시대고 어느 동네에 살고 있으며 무슨 분위기인지를 보여준다.

‘아스달 연대기’는 의상과 분장도 성격이 맞질 않는다. 고대라는 의미를 강하게 둘 작정이라 털로 된 옷을 입히는 거라면 틀린 선택이 아니지만, 다른 이들의 복장, 특히 비단 옷이나 여성의 복장은 극히 어색하기 짝이 없다. 와한족의 얼굴 분장은 더더욱 심각해서 저게 광대인지, 전사인지 알 수 없다. 판타지라는 허용 범위로 두더라도 의상과 분장은 시대적 분위기와 상화을 전혀 따라가질 못하고 있다. 의상과 분장에 대해 더 확실한 정리가 있어야만 한다.

소도구

사람들이 의외로 까먹는 사실이지만 소도구, 디테일이 곧 위화감을 없앤다. ‘왕좌의 게임’ 시즌 8 때 탁자 위에 있던 커피 테이크아웃 컵이 그렇게 얘기되었던 건 그게 무지하게 위화감을 줬기 때문이다. 밀덕들이 전쟁영화를 보면서 발광하는 이유는 그 시대에 어울리는 무기가 나오지 않을 때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찍을 때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 엄청난 양의 엑스트라를 위해 복장을 만들었던 것, 스탠리 큐브릭이 ‘배리 린든’을 찍을 때 일부러 전기 장치를 전부 빼고 불만으로 촬영했던 것도 소도구의 디테일과 힘이다.

하지만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그 소도구들조차 제대로 디테일을 발휘하지 못한다. 오히려 소도구들이 극의 몰입을 방해시키고 만다. 그 시대에 어울리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꼭 필요한 것도 아니요, 간지가 나는 것도 아니다. 호위병사들의 붉은색 머리꼬랑지는 볼 때마다 거슬리고 시장에서 파는 것들은 하나같이 시대착오적이다. 이미 큰 디테일도 포기했으니 작은 디테일도 포기한 거라 믿을 수밖에 없다.

연기

‘레버넌트’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곰에게 공격받는 장면을 기억하는가? 아니면 절벽에서 떨어진 뒤 말의 내장을 전부 꺼내고 그 안에서 잠을 청하던 장면을 기억하는가? CG가 좋아서도 있겠지만 보면 진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죽을 것처럼 한다. 내가 곰한테 공격받는 것만 같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톰 행크스와 그의 부대는 진짜 나치들이랑 싸우는 거 같다. 사지가 찢겨나가고 내장이 튀어나간 상태로 엄마를 찾는 단역을 보면 연기가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아스달 연대기’는 그런 극강의 난이도를 보여주는 작품이 아니다. 판타지 시대인지 상고 시대인지 하는 개족보 시대지만 최소한 상황에 집중할 수 있는, 평범한 서사와 구조를 지니고 있음에도 인물들의 연기는 비참할 지경이다. 당연히 그들은 톰 행크스나 디카프리오에 비빌 인간들이 아니다. 하지만 송중기, 장동건 같은 사람들이 연기를 못하는 인물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런 그들도 개판이다 싶을 정도의 대사 전달력과 몰입도, 분위기를 보여준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와한족 인물들이 보여주던 연기는 SNL 특집이라 해도 믿을 정도의 사태를 넘어 추태에 가깝다.

이는 기본적인 디렉팅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거다. 돈도 많고 시간도 많다. 등장하는 배우도 기본 이상은 하는 배우다. 그럼 뭐해야 하는가? 지금이 기회 아닌가? 있는 대로 부려먹고 다시 찍고 또 찍어서 최고의 장면을 뽑아내야지. 무려 사전제작으로 나오는 작품에 이 정도 퀄리티는 나오면 안된다. 결국 그 세계를 살아가는 것처럼, 진짜처럼 느끼게 해줘야 하는 건 배우의 몫인데 배우들부터가 세계를 어색하게 만들어버리니 시청자도 세계를 어색하게 바라보게 된다.

장르에 대한 사랑 결핍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프리퀄 시리즈는 짜임새에 문제가 있다. 그러나 스타워즈 팬들은 최근 조지 루카스를 재평가한다. 라이언 존슨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8: 라스트 제다이’는 평론가들에게는 준수한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팬들은 그를 매우 싫어한다. 왜 그럴까.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의 창조자라서? 아니다. 그는 자신이 다루는 장르에 대한 이해하는 눈이 있었고 장르를 사랑했으니까 그렇다. 반대로 라이언 존슨의 영화는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장르가 구축하던 세계를 파괴시키기만 했다. 결국 팬들에게 융단폭격을 쳐맞았고 그건 곧 흥행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장르물은 장르를 사랑하는 이가 아니면 절대 만들지 못한다. 괴수가 튀어나올 때, 건물이 무너질 때, 사랑에 빠질 때, 좀비가 튀어나올 때 어떤 구도로 어떤 방식으로 어떤 스타일을 써서 촬영하면 될지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은 그 힘을 100% 끌어내고 만다. 그냥 해보라 말하면 아주 자지러진다. 하다못해 여고생이 쓰는 아이돌 BL 소설도 엄청나게 체계적으로 써내려간다. 조금은 조잡할지언정 그 안에 사랑이 가득 차있다. 반대로 장르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만들면 장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기에 이상한 부분에 더 힘을 주고 장르로서의 힘은 반대로 빠져나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장르는 아무리 튼튼하다 하더라도 파괴되고 만다.

장르를 사랑하는 자만이 정보를 더욱 많이 알고 더 많이 작품에 적용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전쟁 영화, 드라마들이 무지막지한 전쟁과 인간상을 묘사할 수 있는 건 그가 밀덕이라서 그렇다. 그의 영화는 전쟁에 대한 명백한 고증 아래 명백한 군인들이 가득하다. 그 때문에 밀덕들과 전쟁영화의 팬들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에 절대적으로 충성하고 열광한다. 장르물을 만드는 이는 자신이 만든 장르에 절대로 충성할 수 있는 이들을 만들 정도의 사랑이 있어야 한다.

‘아스달 연대기’는 아무리 보더라도 이런 판타지에 대한 사랑이 많은 인물이 만들지 않았다. 감독과 각본가들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들이 다른 장르에서는, 기존 역사를 적당히 어레인지해서 만든 가벼운 사극이나 진지하게 맞붙는 현대사에는 어울릴지 몰라도 이런 판타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예상간다. 그 어디에도 장르에 대한 사랑이 담겨있지 않는다. 그러니 그들의 작품에 충성할 수 있는 이들도 없다.

결국 장르물로도 못써먹는다

앞서 말한 이야기를 전부 종합해보겠다. ‘족보도 없는 주제에 제대로 설명도 없이 현실과 판타지를 오락가락하면서 하나같이 엉성한 시대를 살아가는 엉성한 배우가 연기하는 사랑받지 못하는 판타지,’ 아무도 이런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스달 연대기’는 아직 4화까지만 방영되었다. 누군가는 후반부가 되면 나아지고 괜찮아질거라 말한다. 그러나 이렇게 말해보겠다. 모닥불에 손을 넣어도 20시간 지나면 괜찮아진다. 이미 손모가지는 까맣게 숯이 되어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못하게 될 뿐.

디테일의 힘은 매우 강하다. 디테일이 무너졌을 때 그걸 처음부터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비판의 강도를 높여갈 때, 배우나 그 분위기가 좋아서 보던 이들도 결국 드라마에서 손을 떼고 만다. 앞으로 14화 분량이 남았지만 ‘아스달 연대기’에 드리운 건 안좋은 그림자 밖에 없다. 이들은 빨리 결정해야만 한다. 디테일의 힘을 나중에라도 살릴 방법이 없는지. 디테일을 살릴 능력이 없으면 장르물이 아니니 결국 이건 판타지 드라마가 아니다. 그것만한 모욕도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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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론

선과 악 구도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려웠다는 평이 많았는데 사실 대놓고 이분법적일 이유는 없습니다. 영화 역시 장르문법에 충실할 필요 역시 없지요.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건 기본 역량이 될 때의 이야기라 보는게 맞고 이 작품은 기본 역량에서 함량 미달이니 그런 기교를 부릴 틈이 없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작품은 선역의 길잡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악역으로 작품과 상황을 확실히 끌고 가는 중심도 없습니다. 타곤이나 산웅이 악역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 둘이 작품에서 얼마나 자주 잡히거나 얼마나 거대한 무게감을 지니나요? 이 작품은 '반지의 제왕'이라 치면 간달프도 없고 사우론도 없는 겁니다. 더 나아가면 아라곤이랑 사루만도 없어요. 반지 원정대가 모르도르로 가기는커녕 소집도 안되고 있습니다.


원래 장르물은 기교보다는 무식한 방법을 써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괴수물입니다. 서사를 말도 못하는 괴수가 끌고 갈 수 없으니 그냥 닥치는대로 때려부수는 것 보여주는 거로 스토리와 흐름을 멱살잡고 끌고 가죠. '아스달 연대기'가 괴수물은 아니지만, 기본 역량이 부족한 상황인만큼 차라리 괴수처럼 멱살잡고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이나 인물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런 흐름이 없는 상황에서 그저 인물은 늘어나고 자기 스토리를 풀고 있다면 전개는 엉망이 될 뿐입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 쾌도난마가 필요합니다.


원래는 다른 이야기들도 더 하고 싶었습니다. 자연 환경의 묘사, 부족 사회 전문직 종사자, 수동적인 여주인공 등 할 얘기가 많지만 그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아스달 연대기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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