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릴때 학교 수학여행으로만 등산 몇 번 가본게 다고, 그때마다 힘들었던 기억만 있습니다.

좋은 추억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맨날 쥐나고, 알 배기고...

그리고 세월이 흐르고 헬스만 꾸준히 했습니다. 헬스도 그냥 스트렝스 위주로 짧게 단타로 했습죠

불현듯, 요즘 시간이 많아서 헬스 했으니 쉽지 않을까 하고 무작정 설악산을 정해서 1박2일 여정을 

잡았습니다. 

켄싱턴 호텔: 제가 묵었던 호텔인데 설악산 바로 밑에 있어서 다음날 등반하기 매우 좋습니다. 저는 호텔이란데도 처음

가봤어요. 너무너무 서비스도 좋고 깨끗하고 황홀했습니다. 일찌기 맥주 한 잔 하고 잠들고 다음날 4시에 일어나서

5시쯤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여름이라 해가 매우 빨리 뜹니다 ㅎㅎ..더 어둑어둑 할때 걷고 싶었는데 해 다뜨고 걸었네요

임장료 3500원(현금만 가능),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입니다. 전 사람들 북적북적 거릴 줄 알았어요 사실.. 근데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앞에 계신 저분들도 등산은 안하시더라구요. 주변 사진 찍으시며 배회하시더라구요.

등산객은 제가 아마 1등이었습니다. 다른 코스는 몰라도 비룡폭포 코스는 제가 1등이었습니다.

미쳤습니다. 학창시절 힘들어서 고개 처박고 땅만 보고 걸었던 길인데 어른이 되고 고개를 들고 주변을 살펴보니

이런 절경이 없습니다. 빌딩숲만 보다가 진짜 숲을 보니 온몸에 소름이 돋고 나던 땀도 다 들더라구요. 닭살이 돋습니다.

초보라서 일부로 쉬운 코스로 설정해서 다녀왔습니다.

비룡폭포와 토왕산폭포 전망대: 비룡폭포까지는 단숨에 올라왔습니다. 안어려워요 하나도, 여기서 잠깐 쉬다가

마지막 400m 계단 900개 올라갔는데 와 여기서 엄청 힘들더라구요. 헬스 다니면서 스쿼트 좀 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허벅지보다는 숨이 많이 차더라구요. 심폐지구력좀 길러야겠습니다. 헥헥 거리느라 혼났네요 400m가는데 3번 쉬었습니다. 

비룡폭포까지 가서 "아 좀 더 어려운 코스 시도해볼 걸 그랬나" 했는데 마지막 400m 가고 "아 여기 잘왔다" 했습니다. ㅋㅋㅋ

폭포에서 발도 담그고 제가 1등 등산객이라 아~~~무도 없어서 웃통도 벗고 바람도 맞고 했습니다. 

무릉도원이 따로 없더라구요. 저 처럼 즐기시려면 평일 새벽에 혼자 가보세요.

장비고 뭐고 아무 것도 없어서 마운티아 39,000원짜리 여름 등산바지 하나 사고 운동화 신기에는 좀 힘들 거 같아 잔뜩 쫄아서

군화신고 갔다 왔어요 ㅋㅋ 12년도 받은 군화인데 내려가면서 봤는데 어떤 아주머니 반스 단화 신고 올라 오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들갑은 제일입죠 ㅋㅋ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워낙 돌산이라 훨씬 수월했습니다. 내려갈때 거의 날라 다녔습니다.

정말 좋은 추억이었고 다음엔 계룡산 남매탑 도전해보려 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