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전 신에게는 아직 한 장의 상품권이 있었습니다
매대에 좌청룡 우백호처럼
이모님들이 버티고 서 계셔 있어 부담스러웠으나
세 개를 담았습니다 혹시 몰라 종이백 한 장도.

뚜따한 느낌은 조니블랙에 상큼한 과일향이 솔솔.
가볍고 상큼한 여름 과일향.

어 근데 예상 밖이라고 할까요 선생님들.
음 오 어..
어제 샷잔으로 먹을땐 과일향 나는 조니블랙으로 끝났거든요?
아니글쎄 오늘은 생각보다 여운이 길지 뭡니까.

캐런에서 한입 머금으니 노징은 화사한 바닐라향과 오크향이 감돌고
살짝 물먹은 이끼에 덩이진 피트가 아주 살짝.
태우고 구운 실험실 목초액 이탄 그런게 아니라 날것 그대로 약한.
이끼 덩이를 굴렀을 차고 축축한 이탄이 덮인 땅의 느낌.
거기에 잘 익은 사과껍질의 쓰고 단 향.

팔레트 단계에서 옴옴옴 혀로 침칠하며 굴리다 보니
그제서야 선생님들의 애매하다는 표현이 생각났습니다.
그렇습니다... 유명 엔트리들의 유명한 맛이 있더군요.
이 익숙한 맛이 뭘까 생각해보니
머리통을 후려치는 바로 그 맛 맥12 더블과 트리플캐스크.
그 중간쯤 아슬아슬한 풍미.. 인데 트리플이 압도적입니다
셰리는 낮고 버번은 높인 바로 그 느낌. 뒤로 갈수록
저어는 바닐라가 더 강해집니다.
이리 굴려보고 저리 굴려봐도 딱 그놈 맛이라 당혹스럽습니다.
다시 캐런을 돌려 향을 맡습니다.
블랙에서 피트향이 빠진 느낌이지만 향은 조니쪽 맞습니다
꾸덕하지만 바닐라가 계속 치고 나옵니다

피니시로 넘깁니다.
쓰고 달고 신선한 풀향같은 과일향이 목구멍에 오래 남습니다.
저어는 이거 잘 알죠. 카듀 소개할때 나오는 그 서양 배 향.
근데 오래 전 마셨던 베이직한 카듀라기보단
글렌피딕12에 가까운 청사과향이 목구멍을 스멀스멀 타고 올라옵니다.
포장에 그린애플이라고 땅땅 박아놨습니다
거기에 15의 꿀향이요.
부드럽습니다 매운느낌 없고 부즈도 약하고.

카듀와 글렌듈란을 스깠더니
맥12에서 덜 셰리스런 녀석들과
피딕12와 15의 베이직한 맛과 향이 나오고
거기다 블랙 몇방울 떨군맛이라뇨.
글렌듈란은 어디로..

예상못한 결합에서 잘 아는 맛이 나오니 당황스럽지만
이놈은 피딕12와 맥12트리플 스깐 대용으로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피딕보단 덜 슴슴하고 맥보다 상큼합니다
허나 이놈들을 다 갖고 계시다면 이미.. 아는 맛입니다

그럼 네놈은 왜 늘 먹던 맛하고 똑같은데 굳이?
가격이 너무 선녀같아서요.
저어한테는 단점이 없지만 굳이 찾자면
42% 치고는 향이 빨리 빠질 것 같아서 1리터따리론
안 사게 될 것 같네요 선생님들. 700이 향 즐기기엔 좋겠어요.
선녀같은 가격 42990원 기준으로
조니그린은 못 넘지만 몽숄은 넘었다고 봅니다

먹을수록 느끼는 카듀의 재발견.
카듀는 한번 밖에 못 마셔서
그 느낌을 제대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원래 카듀보다 좋네요.

이 술이 불쌍한 사과충을 위해 온고잉되기를.
저어는 조니중 18아닌 플래티넘을 제일 조아하고
블랙보다 더블블랙을 더 달게 느끼는 혀입니다만

저어의 생각으로는 얘가 이러니
하이랜드에 셰리가 들어가고
로우랜드는 약간 피트한 바닐라
아일라는 무지 단 목초액이 아닐까 싶네요
아일라가 더블블랙을 넘을 수 있을지 설레는데요

이놈. 그러니까 조니 바이올렛은 피트 아주 약합니다
안 태운 피트향이라 해야 하나.
과일기조는 셰리 말고 서양배 사과류입니다
바닐라풍미 짱셉니다 달달하고 짠내 전혀 없습니다
가벼우면서도 꾸덕합니다
목 피니시는 짧은데 입에서 굴린 후의 뒷느낌은 오래갑니다
캐런 캐런 무조건 글렌캐런에 부어드세욧!!! 완전 다른술됩니다

상품권을 다시 구해야겠습니다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