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순희네 빈대떡을 먹어보았다

글쎄...이 정도 하는 빈대떡집은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는것도 그렇고

손님이 붐벼서인지 재래시장답게 퉁명스런 응대로 일관하는 빈대떡집 아지매도 그렇고

이게 그리도 호평받을만한 빈대떡집인가..싶은 마음이 마구 들더라

빈대떡은 그냥 빈대떡맛이다. 바삭하고 안은 부드러움


진짜 실망은 빈대떡을 반개 해치우고 옮긴 먹자골목에 널리고 깔린 밥집에서 경험했다

마약김밥이랑 칼만두국(칼국수+만둣국) 시켜먹었다

그리 배고프지도 않고 도리어 배는 불러오기 때문에 조금씩만 시켜서 조금만 먹고 떠나려고 했는데

어차피 냉동만두 해동시켜서 재고관리도 안하고 현금받고 파는 만두를 5000원어치 아니면 팔지 않겠다는 재래시장의 황금률에 놀랐다.(단 한집도 이 율법을 깨지 않음)

위생기준을 잘 지키는 것도 아니고 세금을 잘 내는 것도 아닌데..라고 어쩔 수 없이 푸념하고 투덜대면서 내가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음식을 시키게 됐다.

현대의 대형 요식업체가 추구하는 고객만족서비스, 그러니까 '어느정도의 양을, 어느 정도의 맵기와 맛으로, 어떤 방법으로 먹을 수 있을 것인가'의 선택을 온전히 손님의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에 익숙해진 탓일 것이다.



맛에 대한 평가가 빠질 수 없지

마약김밥 = 겨자찍어먹는 김밥

칼만두국 = 찜질방 식당서 시켜먹는 수준

마약김밥이라 불리는 그것은 맛의 미니멀리즘의 실천이라 할 수 있으리라할 수 있을만큼, 재래시장서 먹을 수 있는 음식 중 가장 단순한 맛과 비주얼이다. 그냥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 느껴진다.

재료나 제조방법의 참신성(?), 의외성을 기대했다면 너무 큰 욕심이었겠지만 충무김밥은 엄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 본인이었기에 실망감은 어쩔 수 없이 커져만 갔다



만둣국에 대해선 딱히 할말이 없다

찜질방 식당에서 만드는 그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거나 혹은 심지어 더 맛없었기 때문이다



재래시장만은 재래시장만의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그게 재래시장을 살리겠다는 시와 정부의 방침을 온전히 환영받게 만들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