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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제프 하디에 대한 기억

ㅁㄱㄴㅌ(59.28) 2015.12.09 10:00:13
조회 1858 추천 45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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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를 보며 정말 특이한 선수다라고 생각했던 점이,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팬들에게 사랑 받으면서 알아서 치고 올라가는, 놀라울 정도로 팬 페이보릿인 레슬러 였다는 점입니다.


 

하디 보이즈 시절에도 호화찬란했던 당시 로스터에서 비중 자체는 그리 크진 않았는데, 인기는 어마어마한 선수였죠. 물론 스턴트 등 몸을 날린 것도 있지만, 그냥 가만히만 있어도 눈에 들어오는 선수였습니다. 제프 하디가 1차로 WWE를 떠나기 전에는 위치도 그냥 그랬고,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위치에서 나갔지만 제 기억으로는 국내에서 레슬링 이야기 하던 팬들 치고 제프 하디 다시 보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그 제프 하디가 TNA에서도 다시 돌아오고 나서는 또 정작 미드카터에서 태그팀 전선으로 활동했습니다. 우마가 정도와 붙다가 잠깐 랜디 오턴, 트리플 H와 엮으며 메인급에 올릴까 말까 하기만 했었는데, 반응이 또 어마어마 했습니다.



08년 무렵에는 말할 것도 없었구요. 이때도 잠시 중간에서 약물 문제 때문에 급이 잠깐 낮아져 MVP나 쉘턴 벤자민 같은 선수와 붙고 다녔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팬들 반응을 타고 알아서 챔피언 전선으로 갔고, 도무지 타이틀을 안 줄 수가 없는 방향으로 저절로 흘러갔습니다. 그 당시 반응을 보면 내년 레메 메인 먹을 기세였는데, 아무래도 제프 하디가 워낙 전력이 화려해서 아직 위험하기도 했고, 그걸 떠나서 약간 나중을 위해 아끼는 느낌도 있었구요.

 


어찌되었건 형제 대립에 엮이며 다시 또 챔피언 전선에서 잠깐 물러났는데, 09년 노웨이아웃의 일리미네이션 체임버 경기 당시, 가장 환호 많이 받은 선수는 언더테이커도 트리플 H도 아닌 제프 하디 였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장면으로 언더테이커의 손에 의해 결국 제프 하디가 탈락하자 관중들이 언더테이커에게 꽤나 크게 야유를 보냅니다. 00년대 중후반부의 언더테이커는 한번 등장할때나 라이브 이벤트에서나 가장 많이 환호 받던, 어찌보면 팬들에게 사랑받고 무조건적으로 경외받는건 간판급 선수들을 초월한 존재였는데 말이죠.  


그리고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형제 대결 이후 챔피언 전선으로 복귀하고, 지지부진한 선역을 탈피해서 악역으로 대성공을 거두던 CM 펑크와 대립합니다. 두 사람의 캐미가 환상적으로 터지며 이 대립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그리고 제프 하디는 WWE를 떠납니다.


 


이 과정을 돌이켜 보면, 정말로 신기합니다. 제프는 WWE가 한번도 더 맨으로 낙점한 적이 없는 선수였습니다. 전통적인 WWE가 선호하는 영웅상에서도 어울리지 않고, 화려한 전력으로 인해 위험인물로 찍힌 선수였으니까요.

 


그렇다고 중간에 센세이셔널한 사건이 있던것도 아닙니다. 빈스에게 사커킥을 날리던 랜디 오턴, 대니얼 브라이언의 Yes 무브와 18초 사건에 대한 반감, CM 펑크의 파이브팜 같은 '일대 전기' 를 제프 하디가 갑작스레 마련한 적도 없습니다. 그냥 미들급 선수들과 놀다가 적당히 지나가며 메인급 선수와 엮으니 도저히 푸쉬를 못 주고 못 배길 정도로 반응이 터져나왔고. 



 

적당히 선역으로 호응 받게 알아서 방목해놓고 풀어놓으니 딱히 무슨 자리를 마련해준것도 아닌데 저절로 쑥쑥 자라 슈퍼스타가 됩니다. 기가 막힌 일 아닙니까?



 

그리고 누구에게 사랑받느냐 하는 점도 그렇습니다. 

 


지금이야 한때 갈때까지 간 일때문에 짜게 식어버린 사람들도 많겠지만, 당시의 제프 하디는 애티튜드 시절과 브랜드 분리 초창기 시절부터 지켜보던 팬들에게 있어서 희망과도 같은 존재였죠. 


 

막말로 "요즘 것들은 이래서 안된다." "요즘 애들은 재미가 없다." 는 소위 "추억팔이 충" 같은 사람들에게도 제프는 인정받는 선수였습니다. 어디 그런 사람들 뿐이겠습니까? 이 경우와 완전히 반대로 전자 계층에게서"PG 충" 이라고 불리며 멸시 받는 새롭게 유입된 팬들에게서도 제프는 정말 사랑받는 존재였지요. 



 

얼굴에 털나고 목소리 굵은 남자 팬들부터 솜털도 안난 꼬맹이 팬, 얼굴보고 좋아하는 여자팬들에서 그냥 틀어놓고 보는 어르신들, 대충 TV 돌리다 레슬링 하면 "요즘도 이거 하냐? 아 예전에 오스틴 지렸는데." 하고 마는 가장 라이트한 팬들부터 매일 같이 레슬링 커뮤니티를 들락거리는 매니아 팬들까지... 


 

제프 하디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재주가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돈이 되는 선수였으니 빈스 입장에서도 말할 것이 없고. 제프 하디의 흥행력이 더 인상적인건, 우리가 알고 있는 "인기 좋고 흥행 엄청 좋던 제프 하디" 는 아직 정점을 찍지 못한 상태였다는 점입니다. 즉 그 대단했다는 흥행력도 어쩌면 빙산의 일각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이구요.  


 

 

TNA가 개판이라서 발을 빼려고 하는건지, 그래도 은퇴는 정말 WWE에서 하고 싶은게 진심이라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제프 하디 컴백설 이야기가 들리니 그런 생각들이 드네요. 워낙 자업자득이 많은 선수라 욕도 많이 했는데, 활약에 대한 대단한 기대는 없고, 막상 다시 보면 반갑긴 할 것 같네요. 



 

여담으로 제프가 출중한 테크니션도 아니고, 하이 플라이어로서도 문자 그대로 날아다니는 선수들에 비해 일류급이 아니라서 스턴트만 좋지 경기력은 그냥 그렇다는 평도 꽤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좀 저평가 같기도 합니다. TNA나 일본 가서 한 경기는 하나도 안봤고 WWE에서 본 모습만으로 보면요. 


기복이 좀 있기는 해도 좋은 경기를 펼칠때는, 그 특유의 갑자기 확 터져나오는 텐션이라고 할까요? 순식간에 템포를 미친듯이 올리면서 경기를 절정으로 끌고 가고 관중 반응을 터져나오게 하던 그런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08년 일챔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트리플 H와 대결할때나, 09 섬머슬램 경기 막바지에 CM 펑크를 몰아붙이던 장면 등등... 



분명히 그냥 평범한 템포의 경기를 보고 있었는데 갑작스레 스팀팩 맞고 뛰는 마냥, 아드레날린 업그레이드 된 저글링을 보는 마냥 급상승하는 느낌의 경기들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레슬링 막한다' 는 이미지의 동생에 비해 '기본기 있는 타입' 이라는 이미지인 형의 경기에서는 한번도 그런 특별함은 느껴보지 못했었거든요. 레슬러의 기량이라는 게,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격동시킬 수 있느냐... 

 

 

 

제프 하디라는 말을 들으면 전 아직도 SBS 스포츠로 봤던 이 장면 생각이 많이 납니다. 레슬매니아 20 엔딩과 더불어, 00년대 초반 갑자기 불어닥친 국내 WWE 인기 부흥기를 상징하는 명장면 중 하나 아닐까 싶네요.



 

레슬링 선수 같지 않게 생긴 청년이 무료하게 앉아서 형에게 "자극을 원한다." 더니 무시무시한 언더테이커를 도발하고, 깨지면서도 주둥이만 살아서 악을 쓰고, "그래, 너 잘났다." 면서 툭툭 격려하고 나가는 언더테이커.

 


저게 벌써 13년 전이라니.... 그 패기 넘치던 제프 하디도 13년을 더 늙어서 "은퇴는 WWE에서 하고 싶다" 는 말을 하고 있고, 저 장면 보고 가슴 설레던 학생은 한 것도 없이 어른이 되서 자기 앞가림 하는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으니...

 



출처: 프로레슬링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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